[사서교사의 독서교육] ⑨진로 독서의 확장, AI 뉴스레터로 완성하다

  • 등록 2026.08.07 09: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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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독서 국가 선포식'으로 독서 진흥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학교 독서 교육의 핵심인 사서교사의 역할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이에 <더에듀>는 사서교사들의 생생한 교육 실천 사례를 공유해 현장의 독서 교육 방향성을 정립하고, 지속 가능한 독서 문화를 확산하고자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 소속 사서교사들의 수업 이야기를 살피는 시간을 마련했다.

 

 

수업 첫 날, 한 학생이 반려동물을 주제로 뉴스레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은 처음에 매주 서로 다른 견종과 묘종을 소개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독자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전체로 넓게 잡다 보니, 정작 강아지나 고양이 보호자 각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깊이 있게 전하기 어려웠다.

 

이에 누구에게 뉴스레터를 보내고 싶은지부터 다시 정해 보기로 했다. 독자를 반려견 보호자로 좁히자 담을 내용이 명확해졌다. 강아지의 질병 예방, 돌봄, 행동 이해, 강아지 용품 광고처럼 실제로 필요한 주제가 목차에 담기게 되었다.

 

이 수업은 1·2학년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다. 학교도서관에서 학생들이 진로와 관심사를 독서로 넓히고, 이를 바탕으로 기획한 콘텐츠를 뉴스레터로 다른 사람과 나누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학생들은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내용을 기획하고 직접 글을 썼다.

 

뉴스레터를 형식으로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뉴스레터를 만들려면 누가 읽는지부터 정하고, 어떤 정보를 어떤 순서로 전할지 정해야 한다. 제목과 소개 문구, 목차와 말투까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특히 책 출판처럼 긴 호흡이 필요한 프로젝트에 비해, 짧은 차시 안에서도 기획부터 완결된 결과물을 발행하고 공유하는 전 과정을 속도감 있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진로 독서를 창작과 공유로 잇기에 알맞은 방식이라고 판단했다.


관심 있는 뉴스레터 체험하기


학교도서관에서 진로와 연관된 책을 읽은 뒤, 다양한 뉴스레터를 카테고리별로 모아볼 수 있는 스티비 갤러리(gallery.stibee.com)를 활용해 실제 발행 중인 뉴스레터를 탐색하게 했다.

 

학생들은 관심 분야에서 어떤 뉴스레터가 발행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한편, 각 뉴스레터가 독자를 어떻게 설정하는지, 정보를 어떤 순서로 배치하는지, 문체는 얼마나 친절하거나 간결한지도 함께 분석했다.


패들렛에서 뉴스레터 분석하고 구상하기


본격적인 기획은 패들렛(Padlet)을 활용해 진행했다. 패들렛에 단계별 미션 보드를 열어두면 학생들이 각자의 의견과 구상을 게시글과 메모로 올리고, 서로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보완했다. 여러 기획이 한 화면에 동시 공유되다 보니, 한 학생의 수정 내용이 다른 학생의 아이디어를 자극하기도 했다.

 

 

먼저 독자와 전할 정보를 정리하게 했다. 반려견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학생은 돌봄과 건강 관리 정보를 담았다. 의학 드라마에 관심 있는 학생은 드라마 장면을 활용해 의학 용어와 응급처치를 쉽게 설명하기로 했다.

 

경제를 어려워하는 또래를 위한 뉴스레터를 구상한 학생은 소비와 투자 기초를 생활 사례와 연결했다.

 

경영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브랜드 마케팅과 기업 사례를, AI와 미디어에 관심 있는 학생은 미디어 리터러시와 가짜뉴스 식별 등을 주제로 정했다.

 

독자를 정한 뒤에는 소개 문구와 목차를 정리했다. 반려견 뉴스레터는 돌봄과 건강 관리를 중심으로 구성했고, 의학 콘텐츠는 드라마 장면과 실제 의학 정보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경제 뉴스레터는 용돈 관리와 소비, 주식 기초를 또래 눈높이에 맞췄다. 형식은 조금씩 달랐지만, 독자를 먼저 정한 뒤 소개 문구와 목차를 다듬도록 지도했다.

 

패들렛을 활용하면 학생 전원의 작업 과정을 한눈에 확인하고 공유할 프롬프트도 쉽게 제공할 수 있다. 덕분에 학생들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1:1 피드백을 바로 건넬 수 있었다.


AI 활용과 출처 확인 원칙 세우기


이 수업은 기획 단계부터 본문 글쓰기 전까지의 과정에 생성형 AI를 활용했다. 학생들이 평소 쓰던 생성형 AI 가운데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도구를 그대로 쓰게 했고, 활용 방향을 지도했다.

 

학생들은 여러 선택지를 비교하며 기획을 다듬었다. 그러나 뉴스레터 글은 직접 작성했다. 생성형 AI의 답변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필요한 부분에서 참고 자료로만 쓰도록 했다.

 

 

기획 단계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이름 후보를 찾고 소개 문구와 목차 표현을 다듬었다. 이어 학생들은 색채 심리학을 참고하여 각자의 주제와 독자에 어울리는 브랜드 컬러를 정하고, 뉴스레터의 제목을 붙인 뒤 로고를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저작권과 이미지 생성 AI의 윤리적 책임 문제도 함께 다루었다.

 

독자가 누구냐에 따라 브랜드 컬러부터 로고 디자인, 문체의 분위기까지 뉴스레터의 전체적인 완성 방식이 달라졌다.

 

이후 진행된 본문 작성 단계에서는 정보의 윤리적 활용과 출처 작성법을 집중적으로 지도했다. 학생들에게 챗GPT나 나무위키, 개인 블로그 글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기사와 학술지처럼 검증 가능한 자료를 직접 찾도록 안내했다. 생성형 AI로 정보를 조사할 때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 출처와 원문이 함께 확인되는 정보만 활용하고, 원문이 없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내용은 본문에 담지 않도록 지도하며 정보 검증 능력을 키우게 했다.


스티비로 첫 호 발행하기


기획을 마친 뒤에는 스티비(Stibee)로 첫 호를 제작했다. 학생들은 템플릿을 고르고, 패들렛에서 정리한 기획안을 참고하여 직접 본문을 작성했다. 완성작은 별도 게시판에 올려 서로의 결과를 함께 봤다.

 

 

자신만의 뉴스레터 첫 호를 발행해 낸 학생들은 학급 게시판에도 뉴스레터를 올려 친구들과 나누고 싶어 했다. 나아가 진로 수업과 연계한 정기 연재나 도서관 소식지로 제작해 보고 싶다는 아이디어로 이어지기도 했다.

 

뉴스레터 제작은 단순한 글쓰기를 넘어 관심사를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해 보는 과정이었다. 생성형 AI라는 기술을 활용하되, 정보를 검증하고 책임 있게 표현하는 주체는 언제나 학생 자신이 되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학생들이 정보를 올바르게 탐색하고 윤리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 길잡이 역할은 사서교사가 가장 잘해낼 수 있는 영역이다.

 

그 바탕이 되는 ‘글을 쓰고 구성하는 힘’은 결국 독서에서 나온다. 수업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윤리적으로 다뤄야 할지 고민하는 선생님들에게 학교도서관이 든든한 융합 수업의 파트너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유진 = 서울 홍익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 사서교사. 학교도서관에서 독서와 AI,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를 결합한 융합 수업을 시도하고 있다. 2024년 디지털윤리 창작콘텐츠 공모전 교수학습지도안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한국도서관협회 『도서관과 정보생활 교육과정』 집필위원으로 참여했다. 중앙교육연수원, 국립중앙도서관, 교육청 등에서 AI 및 미디어 관련 연수를 진행했으며, 학교도서관저널에 「사서쌤을 위한 챗GPT 핸드북」을 연재 중이다.

 

이유진 홍대사범대학부속여고 사서교사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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