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위원도 없고 회의도 없다…공공기관 109곳 줄이는데 교육부 위원회는?

  • 등록 2026.09.04 13: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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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소속 34개 중 지난해 10개는 대면·서면회의 모두 ‘0’…6개는 위원조차 미구성
정부는 중복·비효율 따져 공공기관 20% 감축…법정위원회도 ‘존치 이유’ 다시 물어야

 

더에듀 여원동 기자 | 정부가 공공기관 109곳을 줄이겠다고 나섰다. 기능이 겹치거나 조직을 따로 둘 필요가 적은 곳을 합쳐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부 안을 들여다보면 다른 풍경이 보인다. 법에 따라 만들어 놓고 위원조차 구성하지 않거나 1년 내내 회의 한 번 열지 않은 위원회가 적지 않다.

 

4일 더에듀가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교육부의 ‘교육부 소속 위원회 운영현황’을 분석한 결과, 교육부 소속 위원회는 모두 34개다.

 

인적자원개발기본법부터 유아교육법, 고등교육법 시행령,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등에 근거를 둔 법정기구들이다.

 

문제는 실제 운영이다. 지난해 34개 위원회 가운데 16개인 47.1%는 본회의와 분과회의를 합쳐 대면회의를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이 가운데 국가인적자원위원회, 유아교육보육위원회, 고등교육재정지원위원회, 교육시설정책위원회, 학교안전사고예방위원회 등 10개는 서면회의조차 없었다. 6개 위원회는 위원도 구성돼 있지 않았다.

 

한 해만의 문제도 아니다. 2023년부터 올 8월까지 대면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은 위원회는 9개다.

 

국가인적자원위원회와 유아교육보육위원회는 각각 2007년과 2005년부터 위원 미구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평생교육진흥위원회도 2024년 12월 위원 임기가 끝난 뒤 후속 위원을 구성하지 못했다.

 

더 눈에 띄는 건 정부가 지금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정책을 다루는 위원회다. 2022년 설치된 고등교육재정지원위원회는 지난해 위원 20명을 두고도 대면·서면회의 모두 0회였다. 올 들어서도 8월까지 서면회의 한 차례가 전부다.

 

정부가 대학 재정지원과 고등교육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심의하는 법정위원회의 작동 모습은 정책의 무게와 거리가 있다.

 

 

학교안전사고예방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위원 21명이 구성돼 있었지만 회의는 대면·서면 모두 0회였다. 올해 8월까지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 학교안전사고는 2023년 19만3177건에서 2024년 21만1650건, 지난해 22만136건으로 증가했다.

 

이 위원회는 학교안전사고 예방 기본계획과 시행 평가, 예방사업 등을 심의하도록 만들어진 기구다. 사고는 늘었는데 이를 다룰 위원회는 움직이지 않은 셈이다.

 

물론 회의 횟수가 적다고 곧바로 ‘불필요한 위원회’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안이 발생할 때만 가동할 필요가 있는 위원회도 있고, 대면 대신 서면으로 심의 기능을 수행할 수도 있다.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지원위원회는 최근 4년간 대면회의는 없었지만 서면회의를 운영했다. 관련 법 조항도 올 2월 삭제돼 이미 정비 대상에 올라 있다.

 

그러나 수년 동안 위원조차 구성하지 않은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회의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인지, 다른 기구가 기능을 대신한 것인지, 정책환경이 변해 설치 목적 자체가 사라진 것인지 따져야 한다. 어느 쪽이든 그대로 두는 게 답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정부는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내놨다. 전체 공공기관 524개 가운데 109개를 줄여 415개로 재편한다. 전략적 구조개혁 15개, 유사·중복기능 일원화 11개, 자회사·소규모기관 통합 83개다.

 

정부는 조직·인력 팽창과 부채 누적에 따른 국민 부담과 재정 위험을 지적하며 기능 재검토와 효율성·책임성 강화를 개혁 이유로 들었다.

 

공공기관과 행정위원회는 법적 성격도, 조직 형태도 다르다. 공공기관 109곳을 줄이니 교육부 위원회도 숫자를 줄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정부가 공공기관에는 “지금도 이 조직이 필요한가, 제 기능을 하고 있는가”를 묻는다면 교육부의 법정위원회에도 같은 질문이 필요하다.

 

위원도 없고 회의도 없다면 간판을 계속 달아놓아야 할 이유부터 설명해야 한다. 법률에 이름이 있다는 사실이 존치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백승아 의원은 “이름만 남은 기구로 존치되어서는 안 된다”며 장기간 회의가 열리지 않거나 위원 구성조차 이뤄지지 않은 위원회는 법 개정 등을 통해 과감히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에 기능과 실적을 묻기 시작했다. 교육부도 34개 위원회에 물을 차례다. 왜 만들었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왜 남겨둬야 하는가.

여원동 기자 wd@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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