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Q’는 이미 나온 뉴스를 다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교육현상의 이면에서 다른 매체가 놓친 본질적인 질문을 발견하고, 팩트와 제도, 현장의 맥락을 따라가며 그 답을 찾아갑니다.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해 우리 교육이 정말 묻고 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독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더에듀 여원동 기자 | 학교가 학생의 마음건강을 검사한다. 위험 신호가 발견되면 ‘관심군’으로 분류하고 상담이나 전문기관으로 연결한다. 폭력이나 자해 등 당장 위험한 행동이 발생하면 학생과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긴급 대응도 필요하다.
그런데 학생을 찾아낸 다음은 누구의 몫일까.
지난해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를 받은 학생은 모두 162만5605명이다. 이 가운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관심군’으로 분류된 학생은 6만8921명, 전체의 4.2%였다.
관심군 비율은 2021년 4.4%, 2022년 4.6%, 2023년과 2024년 각각 4.4%, 지난해 4.2%로 최근 5년 동안 매년 4%대를 유지하고 있다. 검사를 통해 매년 적지 않은 학생을 찾아내고 있다는 의미다.
7만명 찾아냈는데…상담교사 있는 학교 42.5%
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등 1만2167곳 가운데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5169곳이다. 42.5%다.
여러 학교를 돌며 상담하는 전문상담 순회교사 868명을 더해도 전체 학교 수 대비 전문상담교사 인원은 49.6% 수준이다. 지역별 차이도 크다. 부산은 전문상담교사 배치율이 58.2%, 대전 56.5%, 광주 55.6%였다. 반면 강원은 37.2%, 전남은 38.4%에 그쳤다.
학교 안 상담공간인 Wee클래스도 고교는 94.9%, 중학교는 88.5%가 설치돼 있지만 초등학교는 66.2%다. 특수학교는 45.4%에 불과하다. 학생의 위기 신호를 발견하는 제도와 발견된 학생을 학교 안에서 지속적으로 상담할 인프라 사이에 간격이 있는 셈이다.
전문기관 연계 86.1%…그럼 문제가 해결된 걸까
반대편 숫자도 봐야 한다. 지난해 관심군 학생 6만8921명 가운데 전문기관에 연계돼 조치를 받은 학생은 5만9358명이다. 연계율은 86.1%다. 2021년 74.4%였던 연계율은 2022년 75.0%, 2023년 78.8%, 2024년 84.6%를 거쳐 계속 높아졌다.
따라서 상담교사 배치율 42.5%만으로 관심군 학생 절반 이상이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학교 밖에도 Wee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병·의원 등 지원체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계’와 ‘지속적인 학교생활 관리’는 같은 말이 아니다. 학생은 상담이나 치료를 받은 뒤에도 다시 교실로 돌아온다. 친구와 관계를 맺고 수업을 듣고 교사와 생활한다. 학교 안에서 학생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필요한 지원을 다시 연결하는 역할은 남는다.
정부도 알고 있다…긴급지원팀 100개까지 확대
정부 정책 역시 이미 이 문제를 학교 밖 전문기관 연결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학생 마음건강 지원 개선 방안’에서 정신건강전문가가 학교를 직접 찾아가는 긴급지원팀을 2025년 56개에서 2030년 1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2026년 전문상담교사도 전년보다 150명 증원하기로 했다.
치료비 중심이던 ‘학생 마음바우처’에는 상담비 지원을 추가하고, 치료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는 학생의 적응을 돕는 조력인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방향은 분명하다. ‘찾아내는 것’에서 ‘지원하고 다시 학교생활로 돌아오게 하는 것’까지 국가의 책임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법도 “한 사람이 맡지 말라”고 한다
지난 3월 시행된 학생맞춤통합지원법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법은 기초학력 부족뿐 아니라 심리·정서적 어려움, 학교폭력, 경계선 지능, 아동학대 등 학생이 겪는 여러 문제를 하나의 통합지원 체계에서 다루도록 했다.
학교장과 교육장, 교육감은 지원대상 학생에게 상담 등을 제공하고 학생별 지원계획을 세워야 한다. 학생의 변화와 성장 정도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관찰·관리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제도를 설명하면서 학생이 겪는 복합적인 문제를 학교 교직원 1~2명이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학교·교육청·지역사회가 함께 지원하는 체제로 바꾼다고 밝혔다.
중요한 변화다. 그동안 위기학생 문제가 생길 때마다 담임교사나 생활지도 담당교사, 상담교사 가운데 누군가의 책임으로 넘어가던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교실에서 위험행동이 발생하면 문제는 더 어려워진다
여기에 폭력이나 자해·타해 위험 등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학생이 등장하면 질문은 더 복잡해진다. 교실의 다른 학생과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선 ‘위험행동’을 멈추고 필요하다면 공간을 분리해야 한다.
그러나 분리는 해결이 아니다. 누군가는 분리된 학생을 보호하고 상태를 판단해야 한다.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하다면 전문인력에게 연결해야 하고, 학생이 교실로 돌아온 뒤에는 다시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담임교사가 수업을 하면서 이 모든 일을 동시에 담당할 수는 없다. 전문상담교사가 없는 학교라면 문제는 더 선명해진다. 학생을 교실에서 분리한 다음 누가 그 학생 곁에 있을 것인가. ‘발견 → 분리 → 연계’ 다음이 비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위기학생을 찾지 않는 건 아니다. 정서·행동특성검사를 통해 매년 160만명이 넘는 학생을 검사하고, 지난해에는 관심군 학생의 86.1%를 전문기관으로 연계했다. 학생맞춤통합지원 체제도 가동됐고 전문상담교사와 정신건강전문가 긴급지원팀도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각각의 제도가 학교 현장에서 하나의 지원 경로로 연결될 수 있느냐다. 검사는 교육부 정책이고 상담은 전문상담교사, 위험행동은 생활지도 담당자, 치료는 병원이나 전문기관, 복귀 이후 적응은 다시 담임교사의 일이 되는 방식이라면 학생 입장에서는 하나의 위기가 여러 제도 사이를 이동하는 것에 불과하다.
특히 전문상담교사가 있는 학교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현실은 이 연결고리 가운데 ‘학교 안에서 누가 학생을 지속적으로 맡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위기학생을 빨리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학생과 교사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학생을 발견하고, 필요하면 분리하고, 외부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국가의 역할이 끝날 수는 없다.
위기학생 지원체계의 성패는 몇 명을 찾아냈느냐가 아니라, 찾아낸 그 학생을 끝까지 누가 맡을 것인가에서 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