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윤철순 기자 기자 |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10.1% 늘어날까, 3.2% 늘어날까.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같은 교부금을 놓고 전혀 다른 숫자를 내놓으며 맞서고 있다.
교육부는 2027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올해보다 10.1%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반면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실제 증가율은 3.2%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숫자 모두 계산 자체는 맞다. 차이는 무엇을 기준으로 비교했느냐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교부금 숫자가 아니라 내년 학교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늘어나느냐다.
71.7조→78.9조면 10.1%…76.4조→78.9조면 3.2%
교육부가 편성한 2027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78조8718억원이다. 2026년 본예산은 71조6687억원이었다. 이 둘을 비교하면 7조2031억원, 10.1% 증가한다. 교육부가 제시하는 숫자다.
하지만 올해 교부금은 추가경정예산을 거치며 76조4381억원으로 늘었다. 이를 내년 정부안 78조8718억원과 비교하면 차이는 2조4337억원이다. 증가율은 약 3.2%다. 교육감협이 제시하는 숫자다.
결국 10.1%와 3.2% 차이는 산식이 아니라 ‘분모’에서 발생한다. 교육부는 올해 본예산과 내년 정부안을 비교했고, 교육감들은 추경까지 반영해 올해 실제 확보된 교부금 규모와 내년 정부안을 비교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의 계산이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두 숫자가 답하는 질문은 서로 다르다. 10.1%는 ‘정부가 올해 본예산보다 내년 예산을 얼마나 늘려 편성했는가’를 보여준다. 3.2%는 ‘올해 추경까지 확보된 교부금과 비교해 내년에 얼마가 더 들어오는가’를 보여준다.
교육감들 “추경은 일회성 돈 아냐”…사후정산 놓고도 충돌
논쟁이 복잡해지는 이유는 올해 추경으로 늘어난 교부금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서도 양측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교육감협회는 올 추경에 반영된 추가 교부금이 교육청이 우연히 확보한 일회성 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현행 내국세 연동제에서는 실제 내국세가 예상보다 더 걷히면 법정 비율에 따라 교부금에도 사후 반영된다. 교육감협회에 따르면 올해 보통교부금 추가 교부액만 약 4조5772억원이다.
따라서 올해 실제 확보한 재원을 빼고 본예산만 기준으로 내년 증가율을 계산하면 교육청이 체감하는 재정 현실과 차이가 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기존 내국세 20.79% 연동방식을 바꾸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새 산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새 방식에서는 과거처럼 당해 연도 세수 증가분이 그대로 교부금 증가로 연결되는 구조도 달라진다. 결국 이번 10.1%와 3.2% 논쟁 뒤에는 단순한 통계 문제가 아니라 교부금을 어떤 방식으로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 논쟁이 깔려 있다.
2.4조 늘지만 다른 세입 1.87조 줄어…그럼 실제 남는 돈은?
교부금만 비교해서도 교육청 살림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교육감협회는 내년에 교부금이 2조4337억원 증가하는 동시에 다른 주요 세입은 감소한다고 주장한다.
고교 무상교육 관련 국가 증액교부가 약 2741억원 줄고,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약 1조6000억원도 교육청 세입에서 빠진다는 것이다. 두 항목을 합치면 약 1조8700억원이다. 이를 교부금 증가분에서 단순히 빼면 약 5600억원이 남는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내년 교육청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5600억원만 늘어난다’고 해석해서도 안 된다. 교육청 재정에는 교부금뿐 아니라 지방교육세와 국가·지방자치단체 이전재원, 자체수입, 기금 등 여러 재원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시도교육청별 사정도 다르다. 정확한 재정 여력을 판단하려면 교부금 증가분과 다른 세입의 증감, 기금 상황까지 같은 기준으로 합산해야 한다.
보수는 3.9% 오르는데 교부금은 3.2%?…이 계산법도 다르다
인건비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진다. 교육감협회는 내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3.9%인데 추경 대비 교부금 증가율은 3.2%에 그친다고 지적한다. 교직원 인건비 등 고정경비 상승분조차 감당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교육부 판단은 다르다. 교육부는 공무원 보수가 3.9% 인상되더라도 교육청 전체 지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약 60%로 보면 전체 세출에 미치는 증가 효과는 약 2.3%라고 설명한다. 교부금 증가율 3.2%로도 인건비 상승에 대응할 수 있다는 거다.
이에 교육감협회는 다시 반박한다. 교육청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인건비뿐만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학교운영비와 급식비,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시설 유지·개선비가 함께 오른다. 유보통합 등 새로운 의무 재정수요도 발생한다.
따라서 3.2%와 3.9%를 단순 비교해 ‘재정이 부족하다’고 결론 내리는 것도, 인건비 상승 효과가 2.3%이므로 ‘충분하다’고 단정하는 것도 실제 학교 살림 전체를 설명하지 못한다.
학생이 줄면 학교 돈도 그만큼 줄어야 할까
이번 교부금 개편의 또 다른 쟁점은 ‘학령인구’다. 정부의 새 산식은 경제성장과 물가를 반영하는 경상성장률과 함께 학령인구 변화도 반영한다. 학생 수 감소를 재정 산정에 반영하되, 학교 지출이 학생 수와 같은 비율로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교육감들은 학생이 줄어도 학교를 운영하는 고정비용은 같은 비율로 줄지 않는다고 맞선다. 학생이 10% 줄었다고 교사를 10%, 학교 건물을 10%, 냉난방비를 10%씩 곧바로 줄일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학생이 몇 명 줄었는가’보다 학생 감소로 실제 줄일 수 있는 비용이 얼마인지다. 그 객관적인 비용 구조가 제시돼야 학령인구를 어느 정도 재정 산식에 반영하는 게 적절한지도 판단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아이에게 뭐가 달라지나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선 10.1%와 3.2% 중 어느 숫자가 정치적으로 유리한지가 중요하지 않다. 학교에서 받을 교육서비스가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중요하다.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기본운영비처럼 줄이기 어려운 비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교육청의 가용재원이 충분히 증가하지 않는다면 신규 사업이나 재량사업의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교육복지와 학생지원 프로그램, 방과후·돌봄 지원, 교육청 특색사업, 학교 시설개선 등의 확대 속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정부 설명대로 새 교부금 산식이 인건비와 필수경비 상승을 충분히 감당하면서 안정적인 증가를 보장한다면 당장 학생·학부모가 체감할 교육서비스 축소로 연결된다고 단정할 이유도 없다.
현재 숫자만으로 어느 쪽을 확정하기는 이르다. 진짜 확인해야 할 건 앞으로 편성될 16개 시도교육청의 2027년도 예산이다.
교부금이 얼마 들어오는지뿐 아니라 다른 세입은 얼마나 줄거나 늘었는지, 인건비와 학교운영비 등 필수지출은 얼마나 증가하는지, 그 결과 학생에게 직접 돌아가는 사업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교육부의 10.1%도 숫자다. 교육감들의 3.2%도 숫자다. 하지만 학교의 실제 살림은 어느 한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교부금이 얼마나 늘었나’보다 중요한 질문은 ‘필수적으로 써야 할 돈을 빼고 우리 아이의 교육에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남느냐’다. 교부금 숫자를 둘러싼 정부와 교육감들의 공방이 답해야 할 질문도 바로 그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