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1 (목)

  • 흐림강릉 15.8℃
  • 서울 14.7℃
  • 울릉도 15.3℃
  • 흐림수원 15.1℃
  • 청주 16.0℃
  • 대전 15.5℃
  • 안동 14.6℃
  • 포항 16.3℃
  • 흐림군산 17.4℃
  • 흐림대구 15.8℃
  • 흐림전주 18.9℃
  • 울산 15.4℃
  • 흐림창원 16.9℃
  • 흐림광주 19.0℃
  • 부산 16.6℃
  • 흐림목포 17.3℃
  • 구름많음고창 17.4℃
  • 제주 19.7℃
  • 흐림강화 15.1℃
  • 흐림보은 14.9℃
  • 구름많음천안 15.4℃
  • 흐림금산 15.5℃
  • 흐림김해시 16.3℃
  • 구름많음강진군 18.8℃
  • 흐림해남 18.2℃
  • 구름많음광양시 17.4℃
  • 흐림경주시 16.0℃
  • 흐림거제 16.8℃
기상청 제공

[손기서의 회고(回顧)] 386 컴퓨터와 CD롬, 교실 혁신의 첫 불꽃이 되다

아날로그 교실에서 시작된 작은 상상, 디지털 교육 혁신으로

더에듀 | 현재는 과거의 결과이며 미래의 과정이다. 백년지대계라 불리는 교육은 과거 없이 현재를 평가할 수 없으며, 미래를 논할 수 없다. 손기서 전 서울 강서양천교육장은 38년의 교직 생활을 하며 과거 교육의 변곡점을 현장에서 바라보고 경험했다. <더에듀>는 그의 기억에 존재하는 교육의 길을 다시 찾아보는 기행을 시작한다.

 

 

1993년, 한 교사의 작은 호기심이 교실을 바꾸는 혁신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아날로그 시대의 교실에서 시작된 도전은 디지털 교육 환경의 초석이 되었고, 오늘날 인공지능(AI) 교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교직 생활 5년 차였던 1993년, 세상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거대한 전환기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당시 학교 현장에는 386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한글과컴퓨터’를 활용한 문서 작성이 점차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필자는 서울 난우중학교에서 방송 업무를 맡으며 교육 현장의 변화를 직접 체감했습니다.

 

그 시절 아침 생활 영어 방송은 EBS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반복되는 화면과 낮은 화질에 아쉬움을 느끼던 중, 우연히 ‘CD(Compact Disk)롬’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선명한 CD 영상을 비디오테이프 대신 TV로 바로 송출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단순한 질문이 이후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3월 초, 방송부 연간 계획을 보고하기 위해 교장실을 찾았을 때 이 아이디어를 말씀드렸습니다. 당시 고(故) 정귀주 교장 선생님께서는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꼭 잡으며 크게 기뻐하셨습니다. 젊은 교사의 작은 상상을 미래의 가능성으로 바라봐 주신 것입니다.

 

몇 달 뒤인 7월, 교장 선생님께서는 “손 선생님, 됐어요!”라는 기쁜 소식을 전하셨습니다. 교육청을 설득해 당시로서는 거금인 30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오신 것이었습니다. 기술적인 한계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교장 선생님의 신뢰와 격려는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후 세운상가의 컴퓨터 전문가들과 협력해 해결책을 모색했고, 마침내 그해 11월, 컴퓨터의 디지털 신호를 TV의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시연회 당일, 교육장님과 여러 교장 선생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컴퓨터 화면이 TV로 송출되는 순간 현장에는 놀라움과 감탄이 이어졌습니다. 이 작은 성과는 이후 국가 차원의 ‘교단 선진화 사업’으로 확산되었고, 전국 학교로 퍼지며 교실 수업 혁신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 교직 5년 차에 교육부 장관상을 받는 뜻깊은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당시 CD 한 장에서 시작된 설렘은 AI 교육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술은 계속 바뀌고 발전하지만,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미래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 그것이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도전의 과정 자체가 우리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가장 값진 여정이라고 믿습니다.

 

배너
배너
좋아요 싫어요
좋아요
0명
0%
싫어요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