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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서의 회고(回顧)] 교육장 부임 첫날 마주한 신목초 사건...협업으로 이끈 '순직 인정'

더에듀 | 현재는 과거의 결과이며 미래의 과정이다. 백년지대계라 불리는 교육은 과거 없이 현재를 평가할 수 없으며, 미래를 논할 수 없다. 손기서 전 서울 강서양천교육장은 38년의 교직 생활을 하며 과거 교육의 변곡점을 현장에서 바라보고 경험했다. <더에듀>는 그의 기억에 존재하는 교육의 길을 다시 찾아보는 기행을 시작한다.

 


교육장 부임 첫날 마주한 비보(悲報), 행정의 경계를 넘어 마음을 잇다


2023년 9월 1일,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부임하던 첫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설렘을 안고 들어선 집무실에서 제가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취임식 준비가 아닌, 신목초등학교 한 선생님의 안타까운 사안 보고였습니다.

 

교권 회복을 향한 사회적 외침이 높았던 엄중한 시기, 교육장으로서의 첫 발걸음은 그렇게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교육계는 서이초 사건 이후 9월 4일(월) ‘공교육 멈춤의 날’을 앞두고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상태였습니다.

 

깊은 슬픔과 분노로 마음을 닫은 유족들을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진심은 통하는 법입니다.

 

유족과 소통하면서 조희연 전 교육감님을 모시고 새벽 발인예배에 참석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터져 나온 억울함과 순직 인정에 대한 절규를 가슴에 새겼습니다.


서울교육청과 경기교육청의 협업,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다


행정가로서 제가 가장 먼저 집중한 것은 남겨진 아이들이었습니다. 고인의 근무지는 서울이었으나 자택은 경기도였기에 행정적 지원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에 지역의 경계는 걸림돌이 될 수 없었습니다.

 

경기교육청과의 긴급한 협력 체계 가동으로 아이들의 심리치료비 지원이 즉각 이루어졌습니다. 서울교육청과 경기교육청이 한마음으로 협력한 뜻깊은 사례가 되었으며, 세심한 배려에 유족들도 비로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조희연 전 교육감님의 진심 어린 위로와 약속, 그리고 정근식 교육감님의 결정적인 의견서 지원까지, 교육공동체 모두가 한마음으로 고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2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온 ‘순직 인정’의 결실


필자는 정년퇴임을 했지만, 제 마음 한편에는 늘 신목초 선생님과 유족들의 모습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지난해 9월, 유족으로부터 간절히 기다리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순직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초기 증거 확보가 어려워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재심을 거쳐 마침내 얻어낸 결실이기에 감동은 더욱 컸습니다.

 

이 소식은 고인에게는 명예를, 유족에게는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교육의 본질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것


지난 2년의 여정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아픔을 위로로 승화시키기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저는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교육의 본질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잇는 일’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누군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품으며, 슬픔의 자리에 사랑과 희망을 심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 교육이 가야 할 참된 길이며, 교육자에게 맡겨진 숭고한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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