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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THE교육] 2년 차 ‘유보통합’ 정책에 거는 기대와 바람

 

더에듀 | 한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맨 처음 만나는 사회는 가정이고, 그다음 만나는 사회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아이들의 출발선을 둘로 나누어 놓았다.

 

유치원은 교육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맡아 서로 다른 기준과 재정, 교사 자격,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다. 따라서 같은 다섯 살 아이인데도 어느 기관에 다니느냐에 따라 교육의 질과 지원 수준이 달라지는 상황은 오래된 과제였다. 바로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정책이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 통합)’이다.

 

유보통합의 핵심 목적은 단순한 행정 통합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 중심의 국가 책임 교육체계를 만드는 데 있다.

 

 

정부는 2023년 유보통합 추진 방안을 발표했으며, 2025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해 단일 관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교육과 돌봄을 따로 보지 않고, 영유아의 성장 전 과정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유보통합’ 실행은 올해로 두 해째를 맞고 있다.

 

현재 정부는 교육부 중심으로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고, 시범교육청 운영과 법 개정, 통합 기준 마련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교육부 업무 계획에서도 유보통합 기반 구축과 통합 기준 마련이 핵심 과제로 제시되었다. 또한 추진위원회를 연장하며 사회적 논의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단기간에 끝낼 수 없는 국가적 대전환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유보통합이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왜냐면 이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형식적 통합’에 머물 위험성이다. 즉, 간판만 바뀌고 현장은 달라지지 않는다면 아이와 부모는 변화를 체감할 수 없다.

 

현재 유치원 교사와 보육교사 간 자격 체계, 급여 수준, 근무 환경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 차이를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밀어붙이게 되면 현장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다. 실제로 최근 연구에서는 유치원 교사와 보육교사들이 유보통합 과정에서 정체성 혼란과 처우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재정이다. 유보통합은 단지 기관을 합치는 일이 아니라 교사 처우 개선, 시설 기준 상향, 교육과정 개편, 돌봄 확대 등을 포함하는 거대한 투자 사업이다. 과거 여러 정부에서 유보통합이 번번이 좌초된 이유도 결국 재원 확보와 이해관계 충돌 때문이었다.

 

아이들의 미래는 국가의 미래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영유아기에 충분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저출산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진정한 의미에서 결코 회복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보통합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첫째, ‘아이 중심’ 원칙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 지금의 논의와 실행은 때로 부처 간 권한 조정이나 직역 갈등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정책의 기준은 오직 아이의 행복과 성장이어야 한다.

 

핀란드나 스웨덴처럼 놀이 중심 교육과 돌봄을 통합 운영하는 국가는 아동의 정서 안정과 학습 효과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 우리 역시 경쟁 중심 조기교육이 아니라, 창의성과 사회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유보통합을 설계해야 한다.

 

둘째, 교사를 국가가 책임 있게 키워야 한다. 교사는 아이 미래의 질적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이다. 단순히 자격을 통합하는 수준이 아니라, 영유아 발달과 놀이 교육, 심리·정서 지원까지 아우르는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교사의 처우 격차를 줄이고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보장할 때 비로소 질 높은 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현장을 떠나는 구조라면 어떤 개혁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지역 격차를 줄여야 한다. 수도권과 농산어촌의 교육환경 차이는 여전히 크다. 유보통합은 국가균형발전 정책과 함께 가야 한다.

 

작은 마을에도 안전한 돌봄과 질 높은 교육이 제공될 때 젊은 부모들은 지역에서 아이를 낳고 키울 희망을 품게 된다. 도시 내에서도 마을마다 영세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차이가 크다는 사실에도 보다 주목할 수 있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보 통합을 단순한 제도 개편이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를 다시 세우는 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영유아 교육은 국가의 완전 책임이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세계 최저 수준의 초저출산율이라는 절벽 앞에 서 있다. 그러나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경제 때문만이 아니다. “이 나라에서 아이를 행복하게 키울 수 있을까”라는 불안과 두려움이 더 크다 할 수 있다.

 

유보통합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국가의 대답이어야 한다. 부모에게는 안심을, 교사에게는 존중을, 아이들에게는 차별 없는 출발선을 제공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아이 한 명, 한 명은 통계 숫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내일이라 할 것이다.

 

오늘의 유보통합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단지 교육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를 바꾸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아이들은 기억할 것이다. 어른들이 자신들의 첫 교실만큼은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다시금 작년에 이어 올해 2년 차 의무 시행에 들어간 유보통합이 교육부 단일 체제 속에서 본격적이고 치밀한 실행을 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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