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교육부가 고의·중과실 없는 경우 교사의 면책권을 보장하는 내용 등이 담긴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교원단체들은 일부 진전을 인정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아쉽다’는 평을 내놨다.
교육부 ‘학교안전법’ 개정 통해 교사 면책 범위 넓힌다
교육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내놨다. 안전사고의 경우 학교안전법을 개정해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면 형사상 책임을 면제한다. 안전사고는 교육청 전담팀이 사고 수습을 지원하고, 전담변호사를 지정해 법적 대응 전 과정 지원에 나선다.
학교 민원은 학교민원대응팀을 중심으로 기관 차원에서 처리하며, 학교 대응이 어려우면 교육청이 지원하거나 직접 처리한다.
보조인력 배치 기준은 학생 50명당 1명에서 학급당 1명으로 확대하고, 교육지원청이 배치를 지원한다.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과 시설, 차량 등에 대한 사전 안전점검 지원을 확대한다.
전국 모든교육지원청에 현장체험학습 전담 인력을 배치해 교사의 업무를 지원한다. 또 불필요한 행정을 줄이기 위해 매뉴얼을 간소화하며, 현장체험학습 꾸러미(패키지) 상품을 확대 지원한다.
교육부가 지원책을 확대하며 교사의 부담을 경감한 것 같지만, 교사의 부담은 여전하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완전한 면책권이 부여되지 않으면서 교사에게 이중 책임 구조가 지워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교총 “교사 책임 여전...실효성 완비된 법적 보호망 구축해야”
우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입장문을 내고 “학교안전사고관리지침 준수와 고의·중과실 입증 교사 책임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또 행정업무 해소 방안은 교육청 협조와 예산투입이 전제돼야 한다며 계약 등 행정업무는 교육청 등 외부기관 이관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악성민원 보호 방안에 대해서는 기존 대책을 나열할 수준에 불과하다고 혹평, 교육감 악성민원 맞고소제 의무화와 정서학대조항 명확화, 경찰무혐의 아동학대 사건 검찰 불송치 등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추가로 교사의 명백한 귀책이 아닌 경우 완전 면책 내용을 담은 ‘학교안전사고특례법’ 마련을 요구했다.
귀책사유로는 △사전 예방 안전교육 미실시 △음주 또는 약물 상황서 학생 지도 △학교안전사고 발생 사실을 알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필요한 구호조치를 하지 아니한 경우 등을 제시했다.
또 민사소송의 경우 학교안전공제회가 금액 제한 없이 배상할 것도 요구했으며, 제도 완비 전까지 실시 여부와 방식의 학교 자율 결정권 전면 보장을 촉구했다.
강주호 회장은 “사고 발생 시 모든 사법적 혐의와 비본질적 행정 서류 처리를 개별 교사에게 책임 지우는 현재의 구조가 해소되지 않고서는 현장체험학습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교원들이 아무런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 없이 교육 활동에 헌신하고 학생들의 성장을 일구어 나갈 수 있도록, 실효성이 완비된 법적 보호망의 조속한 구축을 정부와 국회에 총력을 다해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교사들, 여전히 형사처벌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형사처벌 위험이 그대로 남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방안만으로 현장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교사들은 여전히 수사와 기소, 형사재판의 공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평했다.
특히 ‘형사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와 ‘중과실 여부’ 등에 대해 “법적으로 무죄인지, 형면제인지, 감경인지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며 “판사의 재량과 수사기관 그리고 법원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교사가 사전에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특별한 사유 없이 무단이탈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의무를 다했다면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개선안에는 지원 계획은 있지만 국가가 책임을 직접 지겠다는 내용은 부족하다”며 “국가소송책임제를 도입하는 학교안전사고특례법 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사노조 “사후 대응책 머물러...교육활동 보호 위한 제도 전면 개편 필요”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현장체험학습 문제의 핵심을 아직도 짚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사후 대응책에 머물러 있어 교사들의 불안과 책임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부분 수정이 아니라 현장체험학습을 비록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제도 전면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사의 결정권 보장 ▲공소제기 제한 등 법적 사전 방어막 즉각 도입 ▲학생·학부모 공동 책무성 명확화 ▲국가책임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송수연 교사노조 위원장은 “안전 문제가 해결됐으니 현장체험학습은 정상 실시되어야 한다는 교육청과 사회적 압박으로 변질되는 상황을 강력히 우려한다”며 “더 이상 적당한 손질이 아니라 단호한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초등노조 “사전 예방 장치 마련 필요...불기소 처분 기준 명확화해야”
초등교사노동조합(초등노조)도 사전적 보호 장치를 강조했다. 정당한 교육활동은 애초에 무분별한 신고와 형사절차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
특히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 남용 문제를 이유로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교실 속 모든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받지 않기 위해서는 수사 개시 전 단계부터 사전 심사 절차 도입, 불기소 처분 기준 명확화가 필요하다”며 “수사 전부터 고발 남용 방지와 공소제기 제한을 담은 사전 예방 장치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밖에 ▲악성민원과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 차단을 위한 기관 차원의 상담·민원 분류 및 대응 체계 마련 ▲반복적·악의적 신고는 법령에 따른 후속 조치 가능 ▲형사절차와 민사소송은 교원이 아닌 국가기관 차원 대응 등을 촉구했다.
대초협 “사법 리스크의 본질 철저히 외면한 기만적 대책”
대한초등교사협회(대초협)도 논평을 내고 “문제의 핵심을 비껴간 ‘껍데기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대초협은 “확정된 보호 장치는 단 하나도 없이 ‘조만간 추진하겠다’는 변명만 나열돼 있다”며 “전담 변호사 지원 및 행정 업무 경감 약속은 사고 발생 시 교사 홀로 법정에 서야 하는 기형적 구조를 가리기 위한 눈속임”이라고 주장했다.
대초협은 대안으로 ▲아동복지법 개정 ▲국가소송책임제 수립 ▲민원 창구 단일화·의무화 등 3대 핵심 대책을 제시, 즉각 도입을 촉구했다.
대초협은 “대통령의 엄중한 지시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이야말로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좋은교사 “의미있는 변화의 시작이자 한 단계 발전한 방안”
반면, 좋은교사운동(좋은교사)은 전반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들은 논평을 통해 “면책 조항 마련은 의미 있는 변화의 시작”이라며 “사고 발생 시점부터 전담 변호사 지원은 기존 법률 지원에서 한 단계 발전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제인 안전사고관리 지침은 현장에서 작동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며 “현장과의 계속된 소통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민원창구가 일원화되지 못한 상태에서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향후 교직단체와의 정기적 협의체를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밖에 교육지원청의 역할 제고와 인력 지원 방안, 매뉴얼 간소화, 통합 플랫폼 고도화 등은 도움이 될 것이라 보며,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 정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교디연 “의미있는 정책적 진전, 그러나 한계와 쟁점 남아”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교디연)도 방향성이 의미 있게 진전됐다며 지지를 표하면서도 면책 조항의 실효성과 교육정 효과성의 실증, 재정·인력 조달 계획 마련 등은 필요다하고 봤다.
교디연은 성명을 통해 “법적 면책 제계 강화, 교육지원청 중심 지원 체계 구축, 체험학습 교육과정 연계 등을 신중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책 구조의 한계와 쟁점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우선 면책 조항에 대해 “사법부의 사안별 해석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어 향후 소송 과정에서 지속적인 법적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면책 요건 명문화와 판계 및 사례 축적, 법률 자문을 통해 기준 정교화 작업 지속 추진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현장체험학습의 교육정 효과성에 대한 실증이 필요하다고 봤다.
교디연은 “기존 현장체험학습이 실제 어떤 학습 효과를 산출하는지에 대한 실증적 분석은 제시되지 않았다”며 “체계적인 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인력 조달 계획 즉각 마련도 촉구했다.
이들은 “정책의 실행 가능성은 안정적인 재정적 뒷받침과 충분한 인력 확보 없이 담보될 수 없다”며 “교육부는 구체적인 예산 확보 계획과 단계별 이행 로드맵을 마련하고 교육공동체와 숙의한 뒤 결과를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는 실시 여부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에 갇혀 있다”며 “어떤 형태의 체험학습이 어떠한 교육적 목적과 배움의 경험에 부합할 수 있는가로 논의의 장을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