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교육부가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학생 참여 의무화 의견 수렴에 나섰다. 교원단체들은 하나같이 반대 의사를 표해, 실제 도입에 먹구름이 꼈다.
<더에듀>는 교육부가 지난달 말께 시도교육청에 보낸 ‘학운위 제도 개선 관련 의견 조회’ 제목의 공문을 확보해 살펴봤다.
검토 내용에는 ‘학운위 학생 의견 수렴 의무화’가 담겼다.
이는 지난 1월 발표한 민주시민교육 추진계획에 따른 후속조치이다. 당시 교육부는 학생자치활동의 법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학생자치조직(학생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학생의 학운위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는 학운위가 필요한 경우 학생 대표 등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뒀다.
그러나 교육부는 “실질적으로 학생이 학운위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재량 규정을 의무 규정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외부 의견이 있었음을 밝혔다.
즉, 시행령을 개정해 학운위 학생 참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
이에 교원단체들은 하나 같이 부적절한 추진임을 강조하며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대초협 "전문성 갖춘 교사가 판단할 영역...여론조사·투표로 결정되는 사안 아냐"
전교조 "학생 의견 반영해도 '소비자' 역할에 머무르게 할 가능성 높아"
대한초등교사협회(대초협)는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잘못된 방향임을 주장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대초협은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은 의견을 모아 결정하는 영역이 아닌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책임지고 판단해야 한 고유 영역”이라며 “교육과정 결정 구조에 비전문적 요소를 강제로 개입시키겠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은 여론조사도, 투표로 결정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참여 확대가 아니라 책임 회피를 위한 제도 설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민주적 참여라는 이름으로 교육 전문성을 훼손하는 정책을 더 이상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 의견 수렴 의무화 정책 즉각 폐지 ▲교육과정 및 학교 운영 최종 결정 권한이 교사에게 있음의 명확화 및 이를 침해하는 모든 제도 도입 중단 ▲비적문적 의견 개인 제도화 시도 중단 ▲교육 전문성과 책임구조 명확화 등을 요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학운위의 역할과 교육과정 운영 과정의 현실적 한계를 이유로 ‘학생의 수동화’를 우려했다.
전교조는 “학운위는 현재 학교 공동체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내고 학교의 주요 사항을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중앙집권적 통제에서 먼저 벗어나야 함을 강조했다.
국가 주도 초·중등교육법 체제 아래에서 학교는 학교교육과정을 지침에 따라 운영하고 집행하는 기구로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
그러면서 “이러한 구조 속에서는 학생 의견을 반영해도 학교의 진정한 주체로 인정하기보다 수동적으로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소비자’의 역할에 머무르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교총 "민주시민교육 확산 내세우지만 논리나 기준점에 대한 합의 없어"
교사노조 "학생 자치 활성화 아닌 체크리스트 추가하는 행정적 접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역시 학교의 자율적 영역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불필요한 행정 부담 가중 등으로 강력 반대 의견을 냈다.
교총은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등은 발달단계가 다른데 모든 학교급에 동일한 참여 의무를 부여하려 한다”며 “적합성 여부에 대한 검토도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재량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뒀음에도 의무화하는 것은 자율적 영역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이라며 “학생과 관련 없는 안건을 다룰 때도 학생 대표가 의무적으로 참여하기에 불필요한 행정이 가중하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교한 논리나 기준점에 대한 합의 없이 민주시민교육 확산이라는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부정적 의사를 표했다.
교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학생 참여 확대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는 방식은 학생 자치 활성화보다 또 하나의 체크리스트를 학교에 추가하는 행정적 접근에 가깝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학생 참여는 의무 규정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자치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먼저”라며 “이런 제도는 형식적이고 보여주기식이라 실효성이 없다. 제대로 된 민주시민교육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오는 12일까지 각 시도교육청에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