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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혼자가 아냐"...황소라 유초등수석교사회장 "흔들릴 때, 수석교사 언덕에 기대요"

오는 27일 '수석교사의 날 미래교육 콘퍼런스' 교원대서 열려

놀이 기반 문해력 수업부터 AI·디지털 활용 사례까지...전국 교사들, 수업 나눔 참여

어린 아이들의 배움, AI·디지털 수업·학교급을 넘나들 이음의 단서까지

수석교사, 교사가 기댈 언덕..."수업 고민, 오픈하면 풀립니다"

정원과 역할 등 수석교사제 완성 필요..."스스로도 이름값 증명 노력에 나서야"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선생님의 선생님, 수석교사들이 ‘미래교육 콘퍼런스’를 연다. 이번 콘퍼런스는 ‘AI 시대, 수업의 본질을 다시 묻다’를 주제로 교사의 주도성을 살피고, 미래교육의 방향을 현장 교사들과 함께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실행된 수업나눔이 열린다. AI와 디지털 도구를 왈용한 수업, 깊이 있는 학습과 개념 기반 탐구, 사회정서교육, 질문 중심 수업 등 다양한 현장 실천 사례가 폭넓게 공유될 예정이라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수석교사제는 2008년 시범 운영 이후, 20년 500명을 선발하며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자체 노력이 본격화하는 듯 했으나, 정원 문제 등의 이유로 확대되지는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이에 <더에듀>는 황소라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번 행사의 의미를 알아보는 동시에 대한민국에 수석교사제가 활성화되어야 하는 이유를 살펴봤다.

 

 

▲ 간단히 소개한다면.

 

2026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구에서 초등 수석교사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황소라입니다.

 

교직 내내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잘 배울까’를 고민하며 13년 넘게 손으로 직접 교구를 만들어 왔고 요즘은 아날로그 경험 위에 AI·디지털 도구를 얹어, 놀이와 탐구가 살아 있는 수업을 설계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유아교육을 공부하며 박사과정도 밟고 있는데, 누리과정의 놀이 정신을 초등 교실까지 잇는 것이 제 오랜 관심사입니다.

 

▲ 6월 27일, 한국교원대에서 ‘미래교육 콘퍼런스’를 연다. 올해 콘퍼런스, 어떤 내용이 중심인가.

 

주제는 ‘AI 시대, 수업의 본질을 다시 묻다’입니다. 오전 기념식에 이어 오후에는 두 차례에 걸쳐 전국 수석교사들의 수업 나눔이 펼쳐집니다. 유·초등은 교양학관에서, 중등은 교육연구관에서 동시에 진행됩니다.

 

놀이 기반 문해력 수업부터 개념기반 탐구, 사회정서교육, 질문 중심 수업, AI·디지털 활용 사례까지 교실에서 실제로 검증된 실천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화려한 도구의 자랑이 아니라‘아이들의 배움’을 중심에 둔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수업의 본질’이 핵심인 것 같다. 이 같은 주제를 선정한 이유는.

 

에듀테크가 쏟아지면서 교실 풍경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구가 늘어날수록 정작 ‘아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있는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자꾸 뒤로 밀리더라고요. AI는 분명 강력한 도구지만, 도구가 목적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한발 물러서서 ‘그래서 수업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고 싶었습니다. 기술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 즉 아이가 수업의 진짜 주인공이 되는 자리를 함께 확인하자는 뜻을 주제에 담았습니다.

 

 

▲ 참여하는 전국의 교사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까.

 

“선생님,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말을 가장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도구를 다 따라가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도구의 숫자가 아니라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니까요.

 

선생님이 교실에서 쌓아 온 경험과 감각은 그 어떤 최신 기술보다 값집니다. 수석교사는 그 곁에서 함께 고민하고 길을 찾는 ‘이음의 동반자’로 늘 함께하겠습니다.

 

▲ 이번 콘퍼런스, 특히 추천할 섹션이 있다면.

 

모든 세션이 귀한 실천이라 하나만 고르기 어렵기에, 결을 나눠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어린 아이들의 배움이 궁금하시다면 ‘이름글자 놀이로 문해력을 키우는 수업’이나 ‘그림책 놀이’ 세션을, 깊이 있는 수업 설계가 고민이라면 ‘개념기반 탐구’와 ‘질문 중심 수업’ 세션을 추천합니다.

 

AI·디지털이 막막하셨던 분들께는 제가 진행하는 ‘노트북LM으로 찰떡같은 수업 자료 만들기’ 세션이 부담 없는 출발점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유·초등과 중등이 한 행사에서 만나는 만큼, 학교급을 넘나들며 ‘이음’의 단서를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 수석교사는 ‘선생님의 선생님’이라 불린다. 왜 필요한가.

 

교사도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정작 교사의 성장을 곁에서 돕고, 이론과 실천 사이를 메워 줄 사람은 학교 안에 충분치 않습니다.

 

수석교사는 직접 수업을 열어 보이고, 동료의 고민을 함께 풀며, 후배 교사가 흔들릴 때 기댈 언덕이 되어 주는 존재입니다.

 

AI가 교실에 들어올수록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함께 분별해 줄, 교사 곁의 전문가가 더 절실해집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 회장님이 생각하는 수석교사의 정석은 어떤 모습인가.

 

권위로 가르치려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배우고 먼저 여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교실 문을 활짝 열어 수업을 보여 줄 수 있고, 동료의 수업 앞에서는 기꺼이 배우는 자세를 갖춘 사람이지요.

 

현장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아이들 곁에 머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마디로, 가르치는 사람이기 이전에 가장 열심히 배우는 사람이 수석교사의 정석이라 믿습니다.

 

▲ 연수를 했거나, 코칭을 했던 교사 중에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대구교육청의 ‘수석교사 수업친구(수수친)’ 사업에서 만난 한 선생님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제가 오래 해 온 교구 제작 방법을 함께 나누는 자리였는데, 샘플 교구 하나를 함께 만들어 보셨어요. 그런데 그 선생님은 집으로 돌아가 한 반 아이들 전체가 쓸 분량의 교구를 밤을 새워 모두 만드시고는, 바로 그 다음 주에 아이들과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그 놀라운 실행력에 저도 모르게 감탄이 나왔습니다. 배우고자 하는 뜨거운 열기, 마다하지 않는 수고 그리고 아이들과 새로운 것을 함께 시도해 보려는 열정 말입니다.

 

사실 코칭을 하다 보면 제가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 선생님들께 오히려 배우고 자극받는 순간이 훨씬 많습니다. 그날도 그랬습니다.

 

▲ 교실에는 다양한 교수철학과 교수법이 존재한다. 교실 안에서 자존감을 높이며 수업에 임할 수 있는 방법은.

 

모든 교수법을 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내려놓으시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좋은 방법을 다 담으려다 보면 정작 내 색깔을 잃기 쉽거든요. 내가 가장 자신 있는 한 가지에서 출발해, 작은 성공을 차곡차곡 쌓아 가는 편이 훨씬 단단합니다.

 

무엇보다 혼자 끙끙대기보다 동료와 수업을 나누세요. 내 수업을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순간, 막막했던 고민이 길이 되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됩니다.

 

▲ 학부모 민원 상담에 애를 먹는 교사들이 있다.

 

민원의 첫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판단’ 보다 ‘경청’입니다. 학부모도 결국 아이가 잘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기억하면, 대립이 아니라 같은 편이라는 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감정에 혼자 휩쓸리지 않도록 상담 내용은 기록으로 남기고, 필요한 경우 관리자와 동료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시길 권합니다.

 

모든 걸 혼자 감당하지 마세요. 교사를 지키는 일은 개인의 몫이 아니라 학교와 제도가 함께 져야 할 책임입니다.

 

 

▲ 수석교사제는 다양한 긍정적 요소가 있음에도,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가장 큰 벽은 제도가 절반만 만들어졌다는 데 있습니다. 수석교사라는 자격은 도입됐지만, 그에 걸맞은 법정 정원도, 직무에 상응하는 보수 체계도 마련되지 못했습니다. 2008년 시범 운영 이후 가까이 흘렀는데 선발 인원이 좀처럼 확대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여기에 ‘수석교사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학교 안의 이해도 부족하다 보니, 역할이 모호해지고 동력도 약해졌습니다.

 

좋은 취지가 제도적 뒷받침을 만나지 못해 멈춰 선 셈입니다.

 

▲ 수석교사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제언 또는 요청 사항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도입된 수석교사 자격에 걸맞은 법체계를 완성하는 입법이 필요합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첫째, 일반교사와 분리된 법정 정원을 신설하고, 둘째, 현재 연구활동비를 법정 직무수당으로 전환하여 독립된 보수체계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수석교사의 배치기준과 직무를 법령에 명확히 규정해 지역별 편차와 행정적 자의성을 해소해야 합니다.

 

수석교사를 사업이 아닌 법률에 근거한 전문교원 제도로 정상화하는 것이 제도 활성화의 출발점입니다.

 

▲ 내부 반성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제도 탓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석교사라는 이름값은 자격증이 아니라 매일의 실천으로 증명되는 것이니까요.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배우고, 교실을 떠나지 않으며, 동료에게 먼저 손 내미는 모습으로 우리 스스로 존재 이유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묵묵히 쌓아 가는 신뢰가 결국 제도를 바꾸는 가장 큰 힘이 될 거라 믿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I 시대일수록 ‘사람을 길러 내는 일’의 무게는 더 무거워집니다. 그 본질을 지키는 자리에 전국의 수석교사들이 있습니다.

 

6월27일 한국교원대에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함께 분별하는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선생님들과 교육 가족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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