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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교사의 독서교육] ⑦'인생 책 인터뷰·1박 2일 독서캠프'...책 속 사람과 책 밖 사람이 만나다

더에듀 | ‘독서 국가 선포식'으로 독서 진흥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학교 독서 교육의 핵심인 사서교사의 역할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이에 <더에듀>는 사서교사들의 생생한 교육 실천 사례를 공유해 현장의 독서 교육 방향성을 정립하고, 지속 가능한 독서 문화를 확산하고자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 소속 사서교사들의 수업 이야기를 살피는 시간을 마련했다.

 

 

매년 도서부 아이들과 회의를 통해 도서관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하고 함께 결정한다. 여러 시도 끝에 살아남은, 의미 있는 프로그램은 발전시켜서 재도전해 보고 있다. 그중 2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 _ 선생님의 인생 책 인터뷰 프로그램


두 번째 학교인 전대사대부고에서 2010년부터 시작해 4개교에서 지속 중인 다독자 인터뷰 프로그램이다.

 

전대사대부고에서는 ‘독서의 고수, 선생님의 추천 책’, 광주과학고등학교에서는 ‘주제별 다독자 인터뷰’, 일신중학교에서는 ‘Human Library Interview, 선생님의 인생 책’, 일곡중학교에서는 ‘선생님의 인생 책 인터뷰’로 진행되었다.

 

고등학교에서 진행할 때는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을 고려하여 전공이나 진로와 관련된 인터뷰를 진행했고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임해주었다. 중학교에 오니 학생들은 인터뷰를 수줍어하기도 하고 마스크를 쓰거나 인터뷰 사진을 찍지 않으려는 학생들이 늘어나 선생님 인터뷰로 방향을 전환했다.

 

◆ ‘사람이 묻어 나오도록'...인터뷰의 의미

 

어떤 책이 재미있냐고 물으면 다독 학생에게 물으면 된다. 아이들은 책을 많이 읽는 선생님도 금세 찾아낸다. 그래서 그 선생님이 무슨 책을 읽는지 궁금해한다. 매력적인 독서 모델을 발굴하고 그들의 삶과 인생 책을 소개하는 것이 바로 이 인터뷰이다.

 

도서부 아이들은 평소 눈여겨본 다독자, 또는 특정 주제 책을 많이 읽는 학생을 직접 섭외한다. 학생들에게는 좋은 질문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고 어떤 구도로 편집해야 읽고 싶은지도 고민하게 한다.

 

단순하게 책 소개만 받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묻고, 인터뷰 대상자의 대답에 반응하고 후속 질문하여 인터뷰를 이어 나가는 노력을 해보도록 지도한다.

 

인터뷰에 사람이 묻어 나오도록 하는 것, 그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Human Library Interview의 목적이다.

 

 

◆ 선생님의 인생 책 인터뷰 준비와 진행, 어떻게?

 

인터뷰하고 싶은 선생님을 선정하고 약속을 잡는 것도 도서부 학생들에게는 선생님과의 특별한 대화를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인터뷰 글 작성과 더불어 일반 학생들이 읽고 문제를 풀도록 2차 행사를 준비한다. 도서부 학생들은 인터뷰도 하고 퇴고도 하고 문제도 내고 채점도 한다. 학교 시험지 양식을 받아 작성하기 때문에 출제자도 참여 학생도 모두 흥미롭게 참여한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선생님께는 ‘인터뷰 완성본, 문제지, 선물’을 함께 드리고 감사를 전한다. 인터뷰가 선생님과 학생 모두에게 만남과 대화의 의미가 있길 바란다.

 


두 번째 _ 1박 2일 독서캠프 프로그램


난생처음 접하는 혁신학교인 일곡중학교는 신기한 힘이 있다.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도 그게 무엇이든 도움을 주는 다정하고 능력 있는 동료들, 그들은 자꾸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들이 많은 경험을 하게 만든다. 힘든 일은 도와줄 테니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보라는 리더십은 든든한 지지자이자 협력자가 되어준다.

 

그리고 강연장이면서 회의장, 동시에 놀이터가 되는 호프 클래스의 현대화된 시설, 적재적소에 유연하게 투입되어 숨통을 틔워주는 예산. 이 조합이 다른 학교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을 도전하게 만든다.

 

◆ 작가님 감동 드리기 프로젝트

 

일곡중 김주신 교장선생님에게 배운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작가님을 초청했을 때 그저 강연만 듣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감동을 드리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신경숙 작가님을 초청했을 때도 교장선생님은 드론을 들고 작가님의 생가가 있는 고향을 방문하여 작품에 나오는 집이며, 강과 우물을 영상으로 담아 강연회 시작 전에 보여드렸다. 작가님께 감동은 물론이거니와 오셨던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이 영상을 통해 작품 배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정지아 작가 초청 강연회를 앞두고 교장선생님은 구례로 촬영을 가셨고 나는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서 1박 2일 독서캠프를 하고 그 영상을 편집하여 강연회 전에 보여드릴 계획을 세웠다.

 

뭐가 더 없을까 고민하다가 작품 속 아버지가 궁금하여 사진을 검색했다. 작가님의 졸업사진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셨고 그때 사람들이 으레 그랬듯 무표정이었다. 작가님을 웃게 해드리고 싶어 AI를 통해 가족이 서로를 보며 웃는 동영상을 만들어 강연 전에 작가님께 보여드렸다. 감동은 드리되 과해 보이지 않도록 노력했다.

 

◆ 독서캠프, 어떻게 진행했을까

 

이불을 들고 등교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종례 후 캠프에 사용할 게임도구와 간식을 나르고 체육실에서 취침을 위해 매트를 빌려온다.

 

자율 동아리의 특성상 아이들은 공식적인 동아리 시간이 없어 점심시간에 잠깐 만나기 때문에 친해지기가 어렵다. 그래서 토론보다 더 힘을 주는 레크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캠프의 꽃, 나눔 시간이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인상 깊은 구절과 그 이유, 책을 읽고 떠오른 질문과 나의 답, 소감문’을 작성하여 미리 제출한다.

 

2025년 정지아 작가 초청 강연회를 앞둔 독서캠프에서는 ‘밤샘 독서, 우리의 여름’이라는 주제로 소감도 나누고 아이들과 연극으로 장면도 연출하고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사랑해, 고마워’ 등 단어를 듣는 게임도 하고, 아버지에게 드리는 상장을 제작하는 시간도 가졌다.

 

2026년 ‘역사의 쓸모에서 찾는 나의 사명’이라는 주제로 우리 학교 이경희 역사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 것으로 시작했다. 각자 생각한 역사 관련 토론 주제를 찬반 토론, 가치 토론 주제로 만들고 팀별로 이야기를 나누게 했다. 최종 선택된 주제에 대해 팀장이 설명하고 다른 팀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비경쟁토론 시간을 가졌다.

 

 

야식과 함께 영화 관람 시간이 오고 그 뒤로는 무한노래방의 세계에 빠져든다. 아이들은 밤새 웃고 노래하고 아침 해를 보고 와서야 잠이 든다. 물론 끝내 안 자는 녀석들도 있다.

 

◆ 함께하는 동료애_ Home coming day

 

절대 혼자는 할 수 없다. 사진과 동영상, 게임 준비, 음식 픽업, 텐트, 아침식사, 쓰레기 정리, 주제강의, 주제 동영상 제작, 토론 테이블 도우미. 이 모든 역할을 참여하는 학생 수만큼 교사들이 참여하여 돕는다.

 

작년 선배들이 간식을 들고 찾아와 격려해 주고 토론도 함께하고 고등학교 이야기도 해준다. 본인들도 오랜만에 만나 재미나게 이야기하고 의자에 꾸벅꾸벅 졸다가 아침을 먹고 학원으로 향한다.

 

 

아침에 되면 부쩍 친해진 아이들을 볼 수 있다. 하룻밤을 함께 지낸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모임 때 아니면 잘 오지 않던 녀석들이 캠프가 끝나면 유난히 도서관에 잘 온다. 책을 통해 생각이 연결되고 책 속의 사람과 책 밖의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곳, 그것이 우리들의 독서캠프다.

 

‘아, 내년에도 캠프를 해야 하나?’

 

김지영 = 21년 차 사서교사. 도서부 학생이라면 의미 있는 행사를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고 결과를 되새김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아이들이 성장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 표현하지 않던 아이가 웃고, 자신을 칭찬할 줄 모르던 아이가 수줍게 장점을 드러낼 수 있도록 만드는 일에 시간과 애정을 쏟고 있다. 도서관에는 ‘사람’이 산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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