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AI 디지털교육자료, 생성형 AI, 에듀테크 플랫폼. 교육과 일터에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는 지금, 우리는 자주 ‘어떤 도구를 쓸 것인가’를 묻는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더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다른 데에 있을지도 모른다.
AI 시대에 인간에게 가장 본질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역량을 어떻게 길러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최근 필자는 이 질문을 품은 채, 오래된 세 권의 교양서를 다시 펼쳐 들었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의 「생각의 탄생」,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 앤드루 로빈슨의 「천재의 탄생」이다.
AI 이전 시대에 쓰인 책이지만, 오히려 지금 읽을 때 그 의미가 더 또렷해진다. 이 세 권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사고와 도약’이 무엇인지, 그리고 교육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천천히 되묻는다.
「생각의 탄생」: 창의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생각의 탄생」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피카소 등 분야를 넘나든 창조적 인물들이 공통으로 사용한 13가지 생각 도구를 소개한다.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 인식·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놀이 등 인간의 생각과 감각을 확장하는 방법들을 풍부한 사례와 함께 풀어낸다.
AI 시대에 이 책을 다시 보면, 중요한 메시지가 하나 떠오른다.
생성형 AI가 정보를 재조합해 줄 수는 있지만, 무엇을 ‘볼 것인지’, 어떤 패턴을 ‘의미 있는 것으로 해석할지’, 어떤 비유와 상상을 통해 문제를 새로 정의할지는 여전히 인간의 일이라는 점이다.
최근 DX교육데이터협회가 진행한 「AI 바이브 코딩 기반 업무시스템 실전 워크숍」에서 많은 참가자는 ‘프롬프트를 잘 쓰는 법’보다 먼저 ‘내 업무에서 진짜 문제는 무엇인지,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생각의 탄생」은 그 고민을 구체적인 사고 도구 언어로 풀어내 준다.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에 창의성은 ‘번쩍 떠오르는 영감’이 아니라, 이런 관찰·유추·패턴 인식·놀이 같은 사고 도구를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힘에서 나온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생각에 관한 생각」: 인간의 뇌는 어떻게 판단을 그르치는가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은 인간의 사고를 ‘빠른 직관(시스템 1)’과 ‘느린 이성(시스템 2)’이라는 두 체계로 나누고, 우리가 어떻게 직관에 이끌려 편향과 오류에 빠지는지를 보여준다.
300년 동안 경제학이 가정해 온 ‘합리적 인간’을 해체하고, 실제 인간은 제한된 정보·시간 속에서 얼마나 자주 비합리적 선택을 하는지 풍부한 사례와 실험으로 설명한다.
AI 시대에 이 책이 다시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생성형 AI를 포함한 여러 알고리즘이 우리의 선택을 돕거나 대신하는 시대에, 인간의 뇌가 어떤 방식으로 ‘생각을 덜 하고 싶어하는지’, ‘쉽게 납득되는 이야기’를 어떻게 과신하는지를 모른다면, AI의 답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기 어렵다.
AI를 사용할 때 우리는 종종 이렇게 행동한다.
· 첫 번째로 받은 답을 “그럴듯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
· 복잡한 문제일수록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AI에게 더 많은 판단을 넘기려는 유혹
이는 최근 와튼스쿨 연구에서 제기된 ‘인지적 항복(cognitive surrender)’이라는 개념과도 연결된다. 사람들의 상당수가 AI의 답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직관과 숙고 과정을 사실상 중단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시스템 1의 직관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중요한 결정일수록, 시스템 2를 통해 한 번 더 구조화·검증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AI 시대의 인간 역량은, 결국 ‘언제 직관을 신뢰하고, 언제 속도를 늦춰 다시 생각해야 하는지’를 아는 힘에서 나온다.
「천재의 탄생」: AI 시대, 천재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앤드루 로빈슨의 「천재의 탄생」은 세상을 놀라게 한 창조적 도약을 이룬 인물들을 따라가며, 천재성의 조건을 탐구한다.
이 책에서 천재는 단순히 IQ가 높은 사람이나, 계산 능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경이감, 깊은 호기심, 오랜 시간의 몰입, 끊임없는 시도와 실패, 적절한 사회적·문화적 환경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지는 존재로 설명된다.
AI가 많은 계산·암기·패턴 인식을 대신해 주는 시대에, 우리는 종종 ‘천재 = 기계보다 더 빠르게 계산하는 사람’이라는 오래된 정의가 이미 시대착오적이라는 사실을 잊는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면, 천재성의 핵심이 사실 ‘문제를 새로 보는 능력, 기존 틀을 깨고 다른 질문을 던지는 능력’에 있다는 점이 또렷해진다.
AI가 도와주는 시대에 오히려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다.
· 남들이 지나치는 곳에서 경이감과 문제의 씨앗을 발견하는 감수성
· 한 분야를 오랫동안 깊이 파고들면서도, 다른 분야와 연결하려는 융합적 시선
· 실패와 비웃음을 견디며 자신만의 질문을 밀어붙이는 용기
이 요소들은 AI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역량이다.
교육 입장에서는, ‘천재’를 특별한 몇 명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도약을 만드는 사람으로 다시 정의하고, 그런 잠재력이 드러날 수 있는 환경과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을 수 있다.
AI 시대 인간의 본질적 역량은 무엇인가
이 세 권을 AI 시대라는 렌즈로 함께 읽어 보면, 인간의 본질적 역량이 어떤 모습인지 윤곽이 드러난다.
· 「생각의 탄생」이 말하는 것은 다양한 사고 도구와 관점의 힘
· 「생각에 관한 생각」이 보여주는 것은 자기 사고의 메커니즘과 한계를 이해하는 힘
· 「천재의 탄생」이 탐구하는 것은 경이감과 몰입, 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태도와 환경
AI 시대에 인간에게 가장 본질적인 역량은, 이 세 가지를 합친 하나의 질문으로 표현할 수 있다.
“무엇을 문제로 삼고, 어떤 관점과 도구로 생각하며, 스스로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긴 시간 동안 도약을 준비할 줄 아는가.”
여기에는 단순한 기술 목록을 넘어서는 요소들이 들어 있다.
· 문제 정의·질문하는 능력 –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누구에게 왜 중요한지 찾아내고 언어화하는 힘.
· 비판적 사고·메타인지 – 자신의 직관과 판단이 어떻게 틀릴 수 있는지 아는 능력.
· 창의성·융합적 사고 –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연결해 새로운 관점을 만드는 능력.
· 경이감·몰입·회복탄력성 – 하나의 주제·현상에 깊이 빠져들고, 실패를 견디며 다시 시도하는 태도.
AI가 고도화될수록, 이런 역량은 ‘장식적 교양’이 아니라 현장을 바꾸는 핵심 역량이 되어야 한다.
인간의 역량을 중심에 두는 AI 시대
앞에서 본 내용을 한 문장으로 모으면 이렇다.
AI 시대에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문제를 정의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깊이 몰입해 도약을 준비하는 힘이다.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대신할수록, 우리는 스스로에게 자주 물어야 한다.
“지금 내가 풀고 있는 것은 진짜 문제인가?”
“이 문제를 이렇게 보는 것 말고 다른 관점은 없을까?”
“내 직관과 판단은 어디에서 틀릴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곧 문제 정의·질문하는 능력, 비판적 사고·메타인지, 창의적·융합적 사고, 경이감과 몰입을 바탕으로 한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길이다.
AI와 관련된 교육과 연수는 이제 ‘어떤 AI를 쓰게 할 것인가’보다 먼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생각을 하게 할 것인가’를 설계해야 한다. 생활과 업무에서 느끼는 문제의 징후를 발견·언어화하고, 서로 다른 관점으로 다시 구조화해 보며, 자신의 판단을 한 번 더 점검해 보는 경험이 핵심이다.
AI는 이 과정에서 유능한 도구이지만, 방향과 의미를 정하는 주체는 여전히 인간이다.
결국 AI 시대의 교육은 기술 사용법을 넘어 ‘무엇을 문제로 삼고, 어떻게 생각하며, 어떤 인간이 되고자 할 것인가’를 함께 묻는 작업이어야 한다.
교육과 일터가 이 질문을 함께 품을 때, 우리는 도구를 넘어 인간의 본질적 역량을 키우는 AI 시대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올여름은 유난히도 덥다고 하는데, 세 권 중 어느 한 권이라도 함께 읽어 보길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