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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희의 자녀소통레시피] ⑤왜 ‘하지 마!’라고 말하지 못할까요?

더에듀 | 입장이 명확히 갈리는 자녀와의 갈등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해석해 보면 대치가 아닌 관계가 될 수 있다. <더에듀>는 20여 년간 소통전문가로 활동하며 ‘갈등은 말이 아닌 해석에서 마음이 어긋난다, 상황을 바꿀 수 없지만, 해석을 바꿀 수는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최숙희 소통문화교육협회 대표를 통해 자녀 발달단계별로 겪는 부모의 고민을 바탕으로 해결의 팁을 전하는 연재를 시작한다.

 

 

왜 우리아이는 ‘하지 마!’를 말하지 못할까요?

 

“선생님, 이제 초등 2학년인데 원형탈모가 왔어요.”

 

그 한마디에 엄마의 걱정과 자책이 모두 담겨 있었다.

 

급히 찾아온 엄마는 대학 겸임교수였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책과 강의를 통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엄마였다. 하지만 그녀에게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우리 아이는 너무 착해서 문제예요”

 

짝꿍이 장난이라며 책과 연필을 빼앗는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딸에게 거절하라고 했지만 친구가 상처받을까 봐 말을 못하는 아이였다. 엄마는 단호함을 가르치고 싶었고, 더 이상 피해 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저런 조언을 했지만 결국은 표현하지 못했다. 학교 다녀온 아이의 대답은 늘 비슷했다.

 

“아니... 그냥...”

“응... 내가 알아서 할게, 엄마...”

 

시간은 흘렀고, 그 정도는 해결했을 거란 생각으로 바쁜 엄마도 잠시 잊었던 어느 날, 딸의 원형탈모를 발견하고 너무 놀라 찾아온 것이다.

 

 

왜 아이는 거절을 못할까?

 

“선생님, ‘싫어! 하지 마!’ 이 한마디를 못해 참기만 하는 아이가 너무 답답해요!”

 

우리들이 착각하고 오류를 범하는 행동 중 하나가 ‘싫다’와 같은 한마디를 너무 가볍게 여긴다는 점이다. 간단한 한마디 같지만 누군가의 입에서는 차마 꺼내지 못하는 어려운 말이 된다. 이때 말하지 못하고, 행동하지 못한 아이는 엄마의 다그침에 더 주눅이 든다.

 

그러면서 아이는 점점 엄마에게 속상한 마음을 감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은 결국 몸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하지 못한 “하지 마! 싫어!”라는 한마디는 그렇게 원형탈모가 되어 나타나고 있었다.

 

거절은 말의 문제가 아니라 경험의 문제다

 

아이는 거절하는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거절해도 괜찮다는 경험이 부족할 수도 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용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낼 수 있는 경험을 함께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식당에 가서 김치를 더 먹고 싶을 때 “우리 김치 한 번만 더 달라고 해볼까?”, 편의점에서 “봉투 하나 달라고 해 볼까?”, 옷 가게에서 매니저의 의견에 “괜찮아요. 우리끼리 먼저 구경해 볼게요”라고 말해 보는 것이다.

 

아이에게만 혼자 해보라고 시키는 명령형이 아니라 “엄마랑 같이 해볼까? 엄마랑 함께 해 보자” 식의 권유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안내했다.

 

“아! 항상 아이에게 지시만 했었어요. 거기다 확인까지!”

 

엄마는 한마디 덧붙였다.

 

“아이가 답답하고 외로웠겠네요.”

 

작은 성공 경험이 큰 용기를 만든다

 

‘너 혼자 해봐!’, ‘할 수 있어!’, ‘남들도 다 하는데 뭐!’, ‘어렵지 않아!’

 

이 말들은 내 스스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을 때 도움이 되는 말이다. 작은 성공의 경험을 통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이지, 덜렁 외로운 벌판에 혼자 서게 하면 겁나고 두려울 수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의 원형탈모는 아무에게도 기대지 못한 채 홀로 버텨낸 시간의 흔적이었을 것이다.

 

혼자가 아니라 나와 함께 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든든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함께 연습해 보고, 뒤에서 든든하게 응원해 주고, 다음에는 좀 더 용기 내보자고 격려해 줄 때 한발씩 나아갈 수 있다. 거절을 가르치는 것보다 함께 연습하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아이의 자신감은 용기와 격려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해봤더니 생각보다 괜찮았네”라는 경험이 반복될 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 오늘의 POINT.

아이는 ”하지 마!“ 라는 말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하지 마!“라고 말해도 괜찮은 세상을 부모에게 먼저 배웁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를 요구하는 부모가 아니라, 용기를 빌려주는 부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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