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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THE교육] “교사가 판을 깐 집단 커닝”… 무너진 교육 현장에 던지는 엄중한 경고

 

더에듀 |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거창한 말을 꺼내기가 너무 민망하고 학교가 이렇게까지 스스로 얼굴에 먹칠을 하고 미처 돌아가는 줄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작년 8월 서울의 한 특성화 고교 ‘인공 지능 활용 능력 민간 자격 시험’에서 발생한 집단 부정행위 사건이 그것이다. 대한민국 교육 현장이 이토록 윤리적 도덕 해이 상태로 추락한 것인지 심히 공포스럽다. 이는 지난 7월 31일, 1년이 다 되어 가는 현시점에서 뒤늦게 언론 매체인 위키트리 기사와 YTN 보도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지난해 8월, 인공지능 활용능력 민간 자격시험이 열린 한 서울의 고교 교실에서 상식적으로 1도 납득하기 힘든 비리가 저질러졌다. 시험을 감독하고 학생들을 바른길로 인도해야 할 교사가 앞장서 우수 학생의 답안을 사진으로 촬영했다. 그리고 비대면 실시간 카메라 감독을 피하기 위해, 노트북 화면에 답안을 띄워 칠판 크기로 확대해 교실 전체에 공유했다. “1번은 무엇, 2번은 무엇”이라며 교사가 직접 ‘집단 커닝’의 판을 깔아 주었다.

 

​이것이 과연 신성한 배움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이렇게까지 해서 시험을 쳐야 하나 회의감이 들었다”는 한 학생의 양심 고백은, 이 기이하고 기만적인 상황 앞에서 아이들이 느꼈을 혼란과 상처를 그대로 증명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학생 몇 명이 성적을 올리기 위해 부정행위를 했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의 주체이자 도덕적 보루여야 할 교사가 집단 부정행위의 ‘주모자’로 나섰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은 차원이 다르다. ​‘학교 실적만 올리면 그만’, ‘모두 같이 합격해서 좋은 게 좋은 것’, ‘우리 끼리만 알고 넘어가면 문제가 없다’는 식의 온정주의와 성과지상주의가 결합한 최악의 결말이다.

 

교사가 솔선수범하여 정직과 공정을 짓밟는 모습을 본 학생들이 과연 교실에서 무엇을 배우겠는가? 성과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가치관을 학교가 나서서 주입한 셈이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해이를 넘어 대한민국의 공교육 기반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교육 붕괴’의 현장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와 같은 비리에 대해 그동안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온정적이었다.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벌과 제재는 이러한 최악의 추태를 키운 방조제나 다름없다. ​가르칠 '교(敎)', 스승 '사(師)'라는 이름표 뒤에 숨어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더 이상 교사로서의 우대나 자비를 베풀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의 당사자는 제자를 올바른 길로 이끄는 교육자가 아니라, 공정한 평가 시스템을 방해하고 아이들의 양심을 짓밟은 ‘추악한 범죄자’일 뿐이다.

 

서울교육청은 ​철저한 감사를 통해 사건의 내막을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천하에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해당 교사와 학교의 관련자들에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시험 방해 등 법이 허용하는 최상위 수위의 형사 처벌과 파면 등 엄중한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 교직 사회에 “부정행위를 주도한 결과는 교단에서의 영구 퇴출과 법적 처벌뿐”이라는 강력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대한민국 학교와 교실에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일회성 질타를 넘어 근본적인 제도 개선과 구조적 수술이 시급하다.

 

​첫째, 교육청 차원의 즉각적인 전수조사와 무관용 원칙(Zero Tolerance) 확립이다. 관내 특성화고 및 민간 자격시험 운영 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유사 부정행위 여부를 전수조사해야 한다. 나아가 교직원 비위 사실이 적발될 경우, 단 한 번의 비위로도 교단에서 영구 제명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민간 자격시험 및 교내외 모든 평가 영역으로 엄격히 확대 적용해야 한다.

 

​둘째, 학교 평가 및 자격증 채택 시스템의 구조적 개편이다. 자격증 취득률이나 취업률 등 단기적인 성과 수치만으로 학교와 교사를 평가하는 구조가 이러한 기만행위를 부추긴 측면이 크다. 수치 위주의 평가 시스템을 개선하고, 비대면·민간 자격시험의 감독 주체와 관리·감독 프로세스를 외부 전문 기관에 맡겨 교사와 학교의 이해관계가 시험 평가에 개입할 여지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셋째, 교직 윤리 교육의 강화와 내부 고발자 보호 시스템 구축이다. 교사 임용 및 재교육 과정에서 교직 윤리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또한, 이번 사건처럼 내부 학생이나 양심 있는 관계자의 제보가 없었다면 묻혔을 비리를 밝혀낼 수 있도록, 신원 노출 걱정 없이 제보할 수 있는 ‘교육 비리 전담 핫라인’과 강력한 제보자 보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

 

거짓으로 얻은 합격은 아이들의 미래를 망칠 뿐이다. ​거짓과 편법으로 얻은 자격증 한 장이 아이들의 인생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어른들의 그릇된 욕심이 정직하게 노력하던 아이들의 땀방울을 짓밟았고, ‘공정’에 대한 아이들의 믿음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더 이상 교실이 부정과 비리의 난장판으로 전락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

 

당국은 이번 서울 특성화고 집단 커닝 사건을 대한민국 교육의 사형선고로 받아들이고, 관련자들에 대한 일벌백계와 철저한 개혁에 나서야 한다.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정직을 가르쳐야 할 학교가 거짓을 모의하는 이 같은 비극을 완전히 뿌리째 끊어낼 것을 강력하게 요구함과 함께 이번 언론 보도에 드러난 추악한 사건을 늦었지만 반드시 거슬러 올라가 학교 감사와 수사를 통해 납득할 만한 조치가 이루어지길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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