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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독서 국가 선포식'으로 독서 진흥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학교 독서 교육의 핵심인 사서교사의 역할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이에 <더에듀>는 사서교사들의 생생한 교육 실천 사례를 공유해 현장의 독서 교육 방향성을 정립하고, 지속 가능한 독서 문화를 확산하고자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 소속 사서교사들의 수업 이야기를 살피는 시간을 마련했다. |
‘문학 성큼성큼 콘서트’는 문학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책을 재밌고 깊이 있게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본교에서는 청소년문화연대 ‘킥킥’의 도움을 받아 올해로 5년째 이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 단순히 작가의 강연만 듣고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시시콜콜 작가소개, 낭독공연, 깜짝 문학퀴즈, 독자 참여 코너, 축하 연주, 작가 VS 독자, 작가 미니 특강까지 다채롭게 구성된 문학 축제다.
소리 내어 읽으며 문학을 만나는 ‘낭독 수업’
본 행사를 치르기 전, 1·2학년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문학 콘서트 주제도서를 함께 읽는 사전 독서 수업을 진행했다. 책은 청소년 소설이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단편소설 위주로 선정하여 아이들이 내용에 공감하고, 읽기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그동안 조우리 『껍데기는 하나도 없다』, 박상률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시집』, 손현주 『가짜 모범생』, 이경혜 『명령』을 초대 작품으로 선정했다.
이때 ‘낭독 독서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듣는 이를 염두에 두고 소리 내어 읽는 낭독은, 눈으로 읽을 때는 스쳐 지나치기 쉬운 문장도 오감을 활성화하여 생생하게 그려내도록 돕는다.
우선 정확한 발음, 좋은 발성, 텍스트 내용에 맞는 감성, 끊어읽기, 강조점, 그리고 듣는 사람을 배려하는 쉼(pause) 등 ‘낭독의 육하원칙’을 안내했다. 그리고 교사가 먼저 소리 내어 읽으며 시범을 보인 후, 학생들이 돌아가며 한 문단씩 읽어보게 했다. 이때 머릿속으로 작품 속 장면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떠올리며 읽도록 지도했다.
낭독 수업은 아이들의 읽기 습관과 글 이해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아이들의 소리를 들으며 개인별 맞춤 피드백을 제공하여, 텍스트를 정확히 이해하고 전달력 있게 읽도록 도왔다. 수업 시간에 함께 소리 내어 읽은 경험은 다가올 문학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을 자연스럽게 높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관객에서 주체로: 학생 주도형 행사 만들기
‘문학 성큼성큼 콘서트’의 진정한 주인공은 학생들이다. 교사, 배우, 연주자, 작가, 연출 등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무대를 만들지만, 특히 아이들의 주도적인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사전독자감상단, 사회자, 목소리 출연, 낭독공연 깜짝출연, 이야기 손님, 미술감독, 음악감독 등 학생들이 직접 무대에 오르고 행사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다채로운 역할을 모집했다. 자신의 진로와 연계한 활동이나 평소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큰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
학생들이 직접 맡아 준비한 주요 역할과 활동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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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독자감상단 (10명 내외): 작품을 미리 읽고 간단한 설문조사에 참여한다. 이들이 남긴 솔직하고 생생한 감상평은 콘서트 당일 ‘목소리 출연’ 학생들에 의해 실감 나게 낭독된다.
사회자 (2명): 전체 행사의 진행을 맡는다. 행사 대본을 사전에 숙지하고 연출진과 유선 및 현장에서 소통하며 전체 흐름을 매끄럽게 이끈다.
목소리 출연 (3명): 행사 중간중간 등장하는 ‘독자 성우’ 역할이다. 화면(PPT) 자막을 실감 나게 읽으며 몰입감을 높인다.
낭독공연 깜짝출연 (3명): 전문 배우들이 펼치는 낭독공연에 카메오로 함께한다. 사전 대본 연습과 당일 리허설을 거쳐 무대에 생기를 더한다.
이야기 손님 (3~4명): 사전독자감상단을 대표해 무대에 올라 작가와 작품에 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60초 백일장’에도 참여한다.
독자 참여 코너(1~2팀): 학생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어 무대를 꾸미는 하이라이트 코너다. UCC 제작, 등장인물 MBTI 분석, 작품 뒷이야기 상상하기 등 자유로운 형식으로 작품을 재해석해 선보인다.
미술감독(2명) 및 음악감독(1명): 미술감독은 대본 흐름에 맞는 PPT 제작 및 현장 오퍼레이팅을, 음악감독은 낭독공연의 분위기를 살리는 음향 오퍼레이팅을 맡아 행사의 완성도를 높인다. |
문학이 살아 숨 쉬는 콘서트 현장 스케치
재즈 피아니스트의 연주와 사회자의 활기찬 오프닝으로 ‘문학 성큼성큼 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곧이어 ‘목소리 출연’ 학생들의 음성을 통해 사전독자감상단의 다채로운 리뷰가 소개되었다. ‘난 이렇게 읽었다’, ‘독자만족도 조사 결과’, ‘명대사 명장면 열전’, ‘귀에 쏙 눈에 쏙 홍보카피 추천’ 등 아이들의 진솔한 감상평이 공유되며 작품에 대한 흥미가 고조되었다. 이어진 작가 소개 시간 역시 비하인드 프로필이 더해져 작가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깊이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이어서 펼쳐진 실감 나는 낭독공연은 현장의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주인공들의 대사가 전문 연극배우들의 섬세한 목소리와 표정 연기를 통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자, 객석의 아이들도 숨을 죽이고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특히 공연 중간중간 우리 학교 학생과 교사가 깜짝 출연하여 배우들과 환상의 호흡을 맞추자 객석에서는 한층 열렬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책을 다 읽지 못하고 참여한 학생들에게는 줄거리의 이해를 돕고, 이미 읽은 학생들에게는 서사를 깊이 재조명하는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낭독공연의 뜨거운 열기는 작가와 함께하는 다채로운 참여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사전독자감상단 대표 학생들은 무대에 올라 작가님과 눈을 맞추며 작품에 대한 깊은 인상과 질문을 나누었다. 이어 열린 결말 너머 스스로 작성한 주인공의 뒷이야기를 낭독하고, 작가님에게 따뜻한 칭찬과 격려를 받으며 가슴 깊이 남을 뜻깊은 순간을 경험했다.
학생들은 문학 콘서트를 통해 작품을 넘어 삶과 문학을 바라보는 관점을 함께 확장했다. 현실의 문제를 고발하고 해결하려는 문학의 힘을 느끼고, 작가의 경험과 가치관이 작품 속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깊이 체감했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문학
120분의 다채로운 여정은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교사와 작가, 배우 등이 함께 호흡했기에 더욱 빛났다. 평소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고 발표를 두려워했던 학생들은 격려와 도전을 통해 성장의 기쁨을 맛보았다. 평소 책을 멀리했던 아이들조차 “아, 나도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책 속에 머물던 문학이 생생한 울림으로 다가와 학생들의 마음속에 성큼 자리 잡은 것이다.
문학 성큼성큼 콘서트는 ‘어떻게 책을 만나게 할 것인가’라는 과정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함께 소리 내어 읽고, 무대 위에서 표현하며, 하나 되어 호흡한 경험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문학은 참 즐겁고 매력적인 것’이라는 선명한 기억을 남긴다.
입시 위주의 고등학교 현실에서 많은 에너지와 손길이 필요한 이 행사를 계속 이어갈지 매번 고민하곤 한다. 그럼에도 5년째 멈추지 않고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은 바로 무대 위와 객석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의 눈빛 덕분이다. 행사가 끝나고 나면 아이들과 마음이 깊게 연결되는 게 느껴진다. 문학을 즐겁게 경험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찾아오고, 책은 어느새 아이들의 삶 속으로 성큼 다가간다. 이 소중한 변화를 알기에, 올해도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문학 성큼성큼 콘서트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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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혜 = 서울 대신고등학교 사서교사. 학교도서관에서 15년째 아이들을 만나며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평생 독자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문화예술의 힘을 믿으며 책과 사람을 잇는 다채로운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실천해 왔다. 공저 『함께 소리 내어 읽습니다』를 썼고, 오디오북 『30분 키다리 아저씨』, 『나의 첫 생성형 AI 마케팅 수업』, 『오늘도 치매 어르신을 돌보며 인생을 만납니다』 외 다수의 작품을 녹음했다. 교육청과 교사 연구회 등에서 낭독 연수를 진행했으며, 2026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 포스터 세션에 참여해 K-낭독의 매력을 알렸다. 청소년들의 문해력을 키우고, 마음을 잇는 낭독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