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윤철순 기자 |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를 손질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달 중 국무회의 상정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논쟁이 ‘개편 논의’에서 실제 학교 재정의 구조를 바꾸는 문제로 넘어가고 있다.
18일 교육·노동·학부모·시민단체 등 353개 단체가 참여한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은 정부에 교부금 개편안의 국무회의 상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교부금 개편 방향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배경이다.
논쟁의 핵심은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는 현행 구조를 유지할 것인가’다.
정부 안으로는 이 연동제를 없애고 세수 증가분 일부를 ‘미래대응기금’ 등에 적립해 고등·평생교육이나 영유아교육 등 새로운 교육수요에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아직 최종안이 확정된 건 아니다. 교육부는 지난달 21일에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식 설명했다.
[맥락]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중앙정부가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내는 핵심 재원이다. 교육청 수입의 약 70%를 차지한다. 현행 제도는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자동으로 교육교부금에 배분하는 방식이어서 세수가 늘면 교육재정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이 제도는 1972년 도입됐다.
개편 논리가 등장한 가장 큰 배경은 학령인구 감소다.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세수가 늘 때마다 교육교부금도 함께 증가하는 현행 방식이 미래의 교육 수요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 재정당국의 문제의식이다.
반면 교육계는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학교에 필요한 비용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건 아니라고 반박한다. 학교 건물 유지·보수, 안전관리, 교원 인건비, 급식·돌봄, 특수교육, 학생 상담 등에는 학생 수와 관계없이 들어가는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산어촌이나 원도심의 소규모 학교는 학생 수만을 기준으로 재정을 줄이면 학교 자체가 지역의 공공 인프라 역할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이번 논쟁은 “학생이 줄었으니 교육재정도 줄여야 하는가”와 “학생이 줄어도 교육의 기본비용은 남아 있는가”의 충돌로 볼 수 있다.
[체감]
학부모 입장에서 당장 내일 학교 예산이 삭감되는 건 아니다. 아직 개편안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가 바뀐다면 중장기적으로 학교가 쓸 수 있는 돈의 규모와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학교의 노후시설 개선, 냉난방·안전시설 교체, 디지털·AI 교육환경 구축, 기초학력 지원, 학생 상담과 특수교육 등에 필요한 예산을 교육청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총액’만이 아니다. 현재처럼 법률에 따라 일정 규모의 재원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기금이나 별도 사업 방식으로 전환한다면, 교육청이 비교적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정부가 새로운 교육 수요에 별도 재정을 충분히 투입한다면 기존 초·중등교육 재정과 고등·평생교육 재정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따라서 핵심은 교부금을 줄이느냐, 늘리느냐만이 아니라 무엇을 기존 교육재정에서 부담하고 무엇을 국가가 별도로 책임질 것인가다. 이 점에서 정부와 교육계의 논쟁은 단순한 ‘교육예산 싸움’으로 보기 어렵다.
[전망]
앞으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부의 최종 개편안과 2027년도 예산안이다. 현재 교육부는 교부금 개편 논의 자체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구체적인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7월 13일엔 “교부금의 축소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따라서 향후에는 세 가지를 봐야 한다.
첫째, 20.79% 내국세 연동제가 실제로 폐지 또는 변경되는지다. 둘째, 연동제를 손질할 경우 그 재원을 대신할 미래대응기금 등 별도 재정의 규모와 법적 안정성이 어떻게 설계되는지다.
셋째, 영유아교육·유보통합, 고등·평생교육, AI 인재 양성 등 새로운 국가 교육과제를 기존 초·중등 교육재정과 분리해 국가가 별도로 부담할 것인지다.
정부가 최종안을 마련하면 국무회의와 예산 편성, 이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다시 논쟁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이 중요한가?]
이번 논쟁의 본질은 “학생이 줄었으니 교육비도 줄여야 한다”가 아니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 시대에 학교에 필요한 돈의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따져야 한다. 학교 수와 학급 수는 학생 수만큼 빠르게 줄지 않고, 안전·돌봄·특수교육·상담·기초학력·AI 교육 등 새로운 재정 수요는 오히려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봐야 할 것은 교부금의 숫자 하나가 아니라, 정부가 초·중등교육의 기본재정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장하면서 새로운 교육 수요까지 국가 책임으로 끌어안을 것인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