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윤철순 기자 | 초등학교 저학년의 교육시간 확대와 이른바 ‘3시 하교’ 문제가 다시 교육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다음 달 초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를 주제로 정책포럼을 열기로 한 가운데, 초등교사들은 돌봄 수요를 이유로 정규수업시간까지 늘리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다만 국교위는 더에듀에 “확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현재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국교위 관계자는 25일 더에듀와의 통화에서 “9월 3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국회미래연구원과 함께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포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의견을 폭넓게 듣는 자리”라며 “정해진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교조와 한국교총, 교사노조 등에도 현장 교사의 의견을 듣기 위해 토론자 참여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거론된 ‘3시 하교’에 대해서도 국교위는 정책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교위 측은 “논의하는 과정에서 ‘3시’라는 의견이 나온 적은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전문가들이 모인 회의체다 보니 여러 가지 의견이 계속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목요일 예정된 행사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는 차원으로 우선 접근해 달라”고 설명했다.
즉 현재까지 확인된 국교위의 논의는 ‘초등학교 3시 하교’를 확정해 추진하는 단계라기보다 초등 저학년의 교육시간 확대 필요성과 방식 등을 놓고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에 가깝다.
“수업 확대하려면 적정 수업시수·교원 확충부터 논의해야”
그러나 대한초등교사협회(회장 김학희, 이하 대초협)는 초등 저학년의 정규수업시간 확대 가능성 자체에 우려를 나타냈다.
대초협은 최근 국교위에서 초등 저학년의 정규수업시간을 확대하는 방식의 이른바 ‘3시 하교’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학생의 발달 특성과 교육적 필요보다 돌봄 수요를 앞세워 정규수업시간을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대초협은 지난해 4월에도 ‘초등학생 3시 동시 하교제’에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같은 해 5월에는 당시 인천 이재명 후보 지역사무실을 찾아 ‘초등학교 3시 동시 하교제 반대 의견서’와 대선 교육의제 30선을 전달했다.
당시에도 대초협은 “초등학교는 돌봄 기관이 아니라 배움의 공간”이라며 학생의 발달 특성과 학교별 교육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하교시간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방식에 반대했다.
이번에는 특히 ‘학교에 머무르는 시간’과 ‘정규수업시간’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학생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 발생하는 돌봄 공백과 정규 교육과정의 수업시간이 부족한지는 서로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대초협은 “학교에 오래 머문다고 좋은 교육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초등학교 1·2학년은 학교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어린 학생들인 만큼 정규수업시간을 늘리려면 학생의 발달단계와 집중 가능 시간, 신체·정서적 부담, 실제 교육적 효과부터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모가 몇 시에 퇴근하는지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몇 시간의 정규교육이 적절한지가 교육정책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규수업을 실제로 확대할 경우 늘어나는 수업을 누가 담당할 것인지도 쟁점이다.
대초협은 현재 초등교사들이 정규수업뿐 아니라 수업 준비와 평가, 생활지도, 학부모 상담, 학교폭력 및 학생 갈등 사안 처리, 각종 행정업무 등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별도의 교원 확충이나 수업시수 조정 없이 수업시간을 늘릴 경우 기존 교사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협회가 요구해 온 ‘초등교사 주당 수업시수 20시간 법제화’와 정규수업 확대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초협은 “학생의 수업시간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 논의하기 전에 교사 한 명이 담당해야 할 적정 수업시수가 얼마인지, 필요한 수업교원은 몇 명인지, 수업 준비와 연구시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부터 국가가 책임 있게 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초협 “학교 체류시간과 정규수업시간은 다른 문제”
김학희 대초협 회장은 “돌봄 공백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등학교 저학년의 정규수업시간을 늘리는 방식은 교육적으로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부모의 퇴근시간에 아이들의 교육과정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발달단계와 교육적 필요에 맞춰 교육과정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의 수업시간을 늘리겠다면 그 수업을 누가 담당할 것인지, 필요한 교원은 얼마나 증원할 것인지, 교사의 적정 수업시수는 얼마인지부터 국가가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초협은 25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초등교사를 대상으로 ‘3시 하교제’에 대한 긴급 설문을 실시하고, 결과를 국회와 교육부 등 관계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별도로 초등 저학년의 정규수업시간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더에듀는 25일 교육부 담당 부서에 수차례 연락해 관련 입장을 확인하려 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결국 현재 단계에서 ‘초등 3시 하교’가 확정된 정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국교위 역시 이를 명확히 부인하고 있다. 다만 국교위가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를 공식적인 논의 테이블에 올리고 정책포럼을 개최하는 만큼 향후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교육시간 확대가 정규 교육과정의 수업시수 확대를 의미하는지, 방과후·돌봄을 포함한 학교 체류시간 확대를 의미하는지는 정책 성격 자체를 가르는 문제다.
9월 3일 정책포럼에서 이 두 개념을 어떻게 구분하고 학생의 발달단계와 교육적 필요, 돌봄 수요, 교원 수급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가 향후 ‘3시 하교’ 논의의 첫 번째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