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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통합 재정 또 논란…교육세는 어디에 쓰이고 있나

교육부 ‘영유아특별회계법’ 개정안 입법예고
교육세 일부 영유아특별회계로…유치원·어린이집 함께 지원
유치원교사노조 “교육세는 유아교육에”…재정 분리 요구

 

더에듀 윤철순 기자 |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유보통합’을 둘러싼 논쟁이 이번에는 ‘돈’으로 옮겨붙었다. 쟁점은 교육을 위해 걷는 교육세를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느냐다.

 

교육부가 영유아특별회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은 교육세를 유아교육과 보육을 함께 지원하는 통합회계 재원으로 사용하는 현행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유아교육과 보육의 관리체계를 통합한 데 이어 재정까지 하나로 묶고 있는 가운데, 유보통합의 비용을 누가 어떤 재원으로 부담할 것인지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슈] 교육부가 손보겠다는 ‘영유아특별회계’는 무엇인가

교육부는 지난 24일 ‘영유아특별회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직접적인 목적은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른 지방교육재정 체계 개편에 맞춰 영유아특별회계로 들어가는 일반회계 전입금 규정을 정비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 체계가 개편되고 일반회계에서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로 들어가는 전입금도 조정됨에 따라 영유아특별회계 전입금 관련 규정을 함께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입법예고 기간은 오는 28일까지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개정되는 조항만이 아니다. 그 돈이 들어가는 ‘영유아특별회계’가 어떤 구조인가가 이번 논쟁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영유아특별회계는 올 1월 출범했다. 기존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를 폐지하고 유아교육과 보육에 필요한 재정을 하나의 특별회계에서 지원하도록 만든 것이다.

 

현행법상 이 특별회계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취학 직전 3년 유아에 대한 무상교육·무상보육 비용뿐 아니라 어린이집 운영, 보육서비스 제공·지원 등에 필요한 경비도 지출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특별회계로 들어오는 주요 재원 가운데 하나가 교육세다.

 

[맥락] 교육세가 왜 어린이집 운영비에도 쓰이나

현행 영유아특별회계법은 교육세 세입 가운데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로 배분되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의 60%를 영유아특별회계로 전입하도록 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정부가 걷은 교육세 가운데 일부가 영유아특별회계라는 하나의 ‘통장’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문제는 이 통장에서 나가는 돈의 범위다. 영유아특별회계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무상교육·무상보육뿐 아니라 어린이집 운영과 보육서비스 제공·지원에 필요한 경비도 특별회계에서 지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이 문제를 제기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유치원교사노조는 25일 성명을 내고 “교육세는 교육에, 유아교육 재정은 유아교육에 쓰여야 한다”며 정부에 영유아특별회계를 통한 재정통합 재검토를 요구했다.

 

노조는 유아교육과 보육이 영유아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법적 근거와 제도적 성격, 전문성의 기반은 다르다고 주장한다.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에 따른 교육기관이고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에 따른 보육기관인 만큼 재정 역시 각각의 목적과 책임에 맞춰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교육세 재원이 하나의 특별회계에 들어간 뒤 어린이집 운영경비와 보육서비스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교육세의 목적과 유아교육 재정의 안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체감] ‘회계 하나’의 문제가 아닌 이유

언뜻 보면 정부 회계의 돈을 어느 계정에 넣느냐는 기술적인 문제처럼 보인다. 하지만 유치원교사노조는 재정 통합이 결국 정책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아교육과 보육의 재정을 하나로 묶으면 향후 예산을 편성하고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두 영역을 하나의 정책 틀 안에서 다루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가 영유아특별회계를 만든 이유 역시 있다.

 

유보통합으로 과거 보건복지부가 담당했던 영유아 보육 업무가 교육부로 넘어온 만큼,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흩어져 있던 재원을 통합해 안정적으로 지원할 재정 기반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올해 신설된 영유아특별회계에는 기존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에서 담당했던 유아교육비·보육료 지원뿐 아니라 과거 일반회계에서 지원하던 영유아보육료, 시간제보육, 보육교직원 인건비와 어린이집 운영지원 등도 포함됐다.

 

따라서 이번 논쟁은 단순히 ‘유치원 대 어린이집’의 예산 다툼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

 

유보통합을 추진하면서 교육과 보육의 재정까지 하나로 묶는 것이 적절한가, 그리고 그 통합재원으로 교육세를 어디까지 사용할 것인가라는 재정 원칙의 문제에 가깝다.

 

[전망] 유보통합의 다음 쟁점은 결국 ‘누가 돈을 낼 것인가’

유보통합은 그동안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관리체계를 교육부로 일원화하는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관리체계를 하나로 만드는 것과 필요한 돈을 마련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육·보육 여건을 함께 높이려면 추가 재원이 필요하고, 그 비용을 국가 일반재정과 교육재정 가운데 어디에서 얼마나 부담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유치원교사노조는 보육의 국가책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보육에 필요한 재원은 별도로 국가가 안정적으로 마련하고, 교육세는 교육재정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에 유아교육에 투입되는 교육세 재원을 유아교육 재정으로 명확하게 귀속하고, 유아교육과 보육 각각의 목적과 전문성에 맞는 재정체계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28일까지 받는다. 결국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영유아특별회계의 전입 비율이라는 숫자만이 아니다.

 

유보통합에 필요한 재정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교육세를 유아교육과 보육을 아우르는 통합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유아교육과 보육의 재정적 경계를 어디에 그을 것인지가 핵심이다.

 

관리체계 통합에 이어 재정통합까지 진행되고 있는 유보통합이 다시 한번 ‘돈의 원칙’을 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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