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여원동 기자 | 2027학년도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대학 선택의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정부와 여당이 내년부터 지방국립대 신입생의 등록금을 국가가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이라는 말만 보고 내년부터 지방국립대 모든 학생의 등록금이 일괄적으로 0원이 된다고 이해하면 아직은 정확하지 않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방안은 2027학년도 비수도권 국립대 신입생 약 6만~6만4000명을 우선 대상으로 국가장학금을 확대해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것이다.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지원하는 방향이지만 재학생 확대 시기와 성적 기준, 기존 국가장학금과의 구체적인 지급 방식 등은 최종 예산안과 교육부의 세부 시행계획을 더 확인해야 한다.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중요한 건 ‘등록금 0원’이라는 큰 제목보다 내가 지원하려는 대학이 대상인지, 실제 얼마를 더 지원받게 되는지다.
당정, 내년 예산에 ‘지방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5일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당정협의를 열고 지방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을 내년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갑자기 등장한 정책은 아니다. 교육부는 지난 5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에서 지역 청년의 정착과 지역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역균형 장학금’ 도입 계획을 공개했다.
핵심은 지역 국립대 학생에 대한 국가장학금을 크게 늘리는 것이다. 교육부가 당시 제시한 우선 대상은 2027학년도 비수도권 국립대 신입생 약 6만4000명이다.
교육부는 이들의 등록금 전액을 국가장학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기획예산처와 협의해 왔다. 25일 당정협의에서 지방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을 2027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는 방향이 다시 확인되면서 정책 시행 가능성이 한 단계 높아졌다.
다만 정부 예산안은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내년부터 확정 시행’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정부·여당이 2027년도 예산안에 반영해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지방국립대생 모두’가 아니라 일단 신입생부터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지원 대상이다. 정부가 우선 추진하는 대상은 2027학년도 신입생이다. 따라서 현재 지방국립대에 다니고 있는 1~4학년 학생 전원의 등록금이 2027년부터 곧바로 없어지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신입생을 시작으로 지원 대상을 전체 학년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상 대학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 국립대 30곳을 기준으로 논의되고 있다.
여기에는 경북대·부산대·전남대·전북대·충남대·충북대·강원대·경상국립대·제주대 등 거점국립대뿐 아니라 비수도권의 다른 국립대들도 포함되는 방향이다.
반면 수도권 소재 국립대는 현재 추진되는 ‘지역균형 장학금’의 취지상 대상이 아니다. 인천대·한경국립대·경인교대 등 수도권 국립대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30개 대학의 최종 대상 명단은 교육부의 세부 시행계획에서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험생이 대학 지원 여부를 결정할 때는 ‘국립대’라는 이유만으로 장학금 지급 대상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소득 때문에 국가장학금 못 받던 학생도 ‘전액’ 지원 방향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소득 기준이다. 현재 국가장학금은 가구의 소득·재산을 토대로 산정한 학자금 지원구간 등에 따라 지원 대상과 금액이 달라진다.
반면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국립대 전액 장학금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신입생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방향이다.
그렇다면 기존 국가장학금을 받던 학생에게 등록금만큼의 돈을 추가로 더 주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현재 정부 구상은 기존 국가장학금과 대학 자체 장학금 등으로 이미 지원되는 금액을 감안하고 학생이 실제 부담해야 하는 나머지 등록금을 추가 지원해 결과적으로 등록금 부담을 없애는 방식에 가깝다.
예를 들어 등록금이 연간 400만원이고 기존 국가장학금 등으로 이미 300만원을 지원받는 학생이라면 새 제도의 실질적인 추가 혜택은 나머지 100만원이 되는 구조다.
반대로 소득 기준 때문에 지금까지 국가장학금 지원을 받지 못했거나 지원액이 적었던 학생은 상대적으로 체감 혜택이 더 커질 수 있다.
교육부가 지방국립대 신입생 약 6만4000명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할 경우 필요한 재원을 약 2000억원으로 추산하면서도 기존 국가장학금과 대학 장학금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모든 학생에게 등록금 액수만큼 새 장학금을 하나 더 준다’는 의미의 정책은 아니다.
2027 수험생에게는 대학 선택의 새로운 변수
정책이 예정대로 시행된다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사람은 올해 대학에 원서를 넣는 2027학년도 수험생이다. 특히 지역 국립대와 수도권 대학, 지역 국립대와 지역 사립대를 함께 놓고 고민하는 학생에게 등록금 차이는 실제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 역시 단순한 학비 지원보다 여기에 정책 목적을 두고 있다. 등록금 부담을 낮춰 지역 국립대의 학생 유치 경쟁력을 높이고,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청년을 지역으로 유인하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논란도 있다.
지역 사립대들은 같은 지역에서 학생을 교육하면서 국립대 학생에게만 사실상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면 학생 모집에서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기존 지역인재장학금을 확대·개편해 지역 사립대 우수 학생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정책의 효과는 지방국립대 신입생의 등록금이 얼마 줄어드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2027학년도 대입에서 학생의 대학 선택 자체를 움직일 수 있느냐가 더 큰 관전 포인트다.
‘등록금 0원’보다 앞으로 확인할 네 가지
정부와 여당이 2027년도 예산안에 지방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을 반영하기로 하면서 정책의 윤곽은 이전보다 분명해졌다.
그러나 수험생과 학부모가 자신의 대학 선택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아직 확인해야 할 세부 사항이 남아 있다.
첫째는 최종 지원 대학 명단이다. 비수도권 국립대 30곳이라는 기본 범위는 제시됐지만 실제 사업 대상 대학은 최종 시행계획에서 확인해야 한다.
둘째는 성적 등 계속지원 기준이다. 소득과 관계없이 지원한다는 방향과 별개로 입학 이후 장학금을 계속 받기 위해 어떤 성적 기준을 적용할지는 최종안 확인이 필요하다.
셋째는 재학생 확대 시기다. 현재 정책의 출발점은 2027학년도 신입생이며 기존 재학생까지 언제, 어떤 방식으로 확대할지는 아직 확정됐다고 보기 어렵다.
넷째는 국회의 예산 심의다. 정부 예산안에 사업비가 담기더라도 국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최종 예산이 확정된다.
따라서 올해 수시모집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라면 지금 당장 ‘지방국립대에 합격하면 4년간 등록금이 모두 무료’라고 전제해 지원 전략을 세우는 것은 이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정부가 지역대학 지원의 무게중심을 대학에 사업비를 주는 방식에서 학생의 등록금 부담을 직접 낮춰 지역대학으로 유인하는 방식까지 확대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7학년도 대입을 앞둔 수험생에게 ‘어느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느냐’와 함께 ‘어느 대학을 선택하면 실제 학비가 얼마나 달라지느냐’가 새로운 선택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