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9 (수)

  • 흐림강릉 17.6℃
  • 흐림서울 20.1℃
  • 구름많음울릉도 19.7℃
  • 흐림수원 20.5℃
  • 맑음청주 20.6℃
  • 맑음대전 20.5℃
  • 구름많음안동 18.7℃
  • 구름많음포항 22.3℃
  • 맑음군산 21.0℃
  • 맑음대구 21.3℃
  • 맑음전주 21.5℃
  • 구름많음울산 21.1℃
  • 맑음창원 22.2℃
  • 맑음광주 20.7℃
  • 구름많음부산 21.7℃
  • 맑음목포 20.9℃
  • 흐림고창 18.7℃
  • 맑음제주 23.5℃
  • 흐림강화 18.6℃
  • 흐림보은 16.2℃
  • 구름많음천안 20.0℃
  • 구름많음금산 20.2℃
  • 구름많음김해시 21.3℃
  • 맑음강진군 20.4℃
  • 맑음해남 21.7℃
  • 맑음광양시 22.1℃
  • 구름많음경주시 20.3℃
  • 구름많음거제 21.9℃
기상청 제공

[데일리슈] 학폭 기록에 대입 불이익까지…처벌 세졌는데 왜 안 줄었나

12개 교육단체 “엄벌주의 효과 데이터로 확인해야”…공식통계로 다시 따져보니
학폭 피해응답률 2025년 2.5%…교육활동 침해도 2022년 이전보다 높은 수준
학생부 기록·대입 반영 등 제재 강화…갈등 증가와 인과관계는 확인 안 돼

 

더에듀 윤철순 기자학교폭력과 교육활동 침해를 막기 위한 법과 제재는 계속 강화됐다. 학교폭력(학폭) 가해학생 조치는 학교생활기록부에 남는다. 올해 대입부터는 대학이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반드시 반영한다. 교육활동을 침해한 학생과 보호자에 대한 조치도 강화됐다.

 

그런데 학교의 갈등은 줄었을까. 교원·학부모·회복적정의 관련 12개 단체가 구성한 ‘교육공동체 신뢰회복 국민운동’이 지난 25일 연 1차 토론회에서 이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학교 문제를 법과 처벌 중심으로 해결해 온 이른바 ‘엄벌주의’가 오히려 교육공동체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갈등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는 한발 더 나아간 문제제기도 나왔다. 송인수 교육의봄 공동대표는 엄벌주의가 학교폭력을 효과적으로 줄였다면 배격할 이유가 없고, 그렇지 않았다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데이터로 확인할 문제”라고 짚었다.

 

그렇다면 실제 데이터는 무엇을 말할까. <더에듀>가 학폭과 교육활동 침해 관련 공식자료를 다시 확인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하지 않다.

 

학폭 피해응답률은 한때 크게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상승했다. 교육활동 침해 심의 건수도 2023년 크게 증가했다가 지난해 감소했지만 2022년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것만으로 처벌 강화가 학교 갈등을 키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학폭 피해응답률, 0.9%까지 떨어졌다 2.5%로

교육부 학폭 실태조사를 보면 피해응답률은 2013년 2.2%에서 2014년 1.4%, 2015년 1.0%, 2016년과 2017년 0.9%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다시 움직였다. 2018년 1.3%, 2019년 1.6%로 상승했다.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줄었던 2020년에는 0.9%까지 낮아졌지만 2021년 1.1%, 2022년 1.7%, 2023년 1.9%, 2024년 2.1%로 높아졌다. 2025년 조사에서는 2.5%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학폭 발생 자체가 같은 폭으로 늘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피해응답률은 학생들이 설문에서 학폭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다. 학폭에 대한 인식과 신고 민감도, 조사 환경 등의 영향도 받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학폭에 대한 법과 제재가 강화되는 동안에도 피해를 경험했다는 학생 응답이 계속 줄어들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2012년 학생부 기재…올해부터 대입 의무 반영

학폭 대응은 지난 10여 년간 강화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교육당국은 2012년 학폭 가해학생 조치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했다. 처분의 실효성을 높이고 학폭을 억제하겠다는 취지였다.

 

갈등도 이어졌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학교와 교장을 상대로 제기된 학폭 가해학생 처분 관련 행정소송은 2012년 50건에서 2013년 63건, 2014년 80건, 2015년 109건으로 늘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재영 한국회복적정의협회 대표가 학생부 기록과 대입 반영이 자녀의 미래와 직접 연결되면서 학부모들이 처분을 줄이기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서고, 학교가 사법적 분쟁의 공간으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결정에 불복한 행정소송이 2012년 50건에서 2018년 661건으로 늘었다는 수치도 제시했다. 다만 더에듀가 확인한 공개자료에서는 2018년 661건이 2012년 50건과 동일한 기준으로 집계된 행정소송 통계인지 원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다.

 

학생부 기재가 소송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인과관계 역시 공식통계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정부가 학교 안에서 교육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2019년에는 일정 요건을 갖춘 경미한 학폭 사안을 학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학교장 자체해결제’를 도입했다. 2020년에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학교가 아닌 교육지원청으로 옮겼다. 그러나 2023년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이후 제재는 다시 강화됐다.

 

학폭 조치사항의 학생부 보존기간을 늘렸다. 2026학년도 대입부터는 모든 대학이 학폭 조치사항을 입학전형에 의무적으로 반영하도록 했다. 학교폭력 처분이 학교 안에서 끝나지 않고 대학 진학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된 것이다.

 

교육활동 침해 1197건→5050건…지난해는 감소

교사를 둘러싼 갈등 지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육부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교권보호위원회 심의 건수는 2020년 1197건이었다. 2021년 2269건, 2022년 3035건으로 늘었고 2023년에는 5050건까지 증가했다. 2024년에는 4234건으로 감소했다.

 

한 해 전보다는 줄었지만 2022년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김성천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도 2020년 1197건에서 2023년 5050건으로 증가한 수치를 제시하며 교육공동체 갈등과 사법화 문제를 제기했다.

 

다만 숫자만으로 갈등이 네 배 이상 심해졌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확대됐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에는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학교 현장의 민감도가 높아졌다. 관련 제도와 심의 방식도 변했다.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법과 제도가 강화됐음에도 갈등 문제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까지가 통계에서 확인되는 영역이다.

 

 

아동학대 신고 95.2% 불기소·불입건…‘무고’와는 달라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도 토론회가 제기한 교육공동체 신뢰 문제의 한 축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감 의견제출 제도가 시행된 2023년 9월25일부터 2025년 2월까지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는 1065건이었다.

 

이 가운데 교육청이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을 제출한 것은 738건이다. 수사가 완료된 438건 가운데 417건, 95.2%는 불기소 또는 불입건으로 종결됐다. 토론회에서도 이 수치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문제를 보여주는 근거로 제시됐다.

 

그러나 95.2%가 허위신고나 무고였다는 의미는 아니다.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과 신고 자체가 허위였다는 건 다른 문제다.

 

교사들이 느끼는 불안은 별도로 확인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올해 5월 전국 유·초·중등·특수학교 교사 1902명을 온라인으로 조사한 결과 97.2%가 정당한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이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이 수치를 제시하며 신고에 대한 불안이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공식통계가 아닌 교원단체 자체 설문이라는 한계는 있다. 그럼에도 학교 현장에서 법적 분쟁에 대한 불안이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다.

 

“엄벌주의 반대는 온정주의 아니다”…그렇다면 대안은

토론회에서 반복해서 나온 말 가운데 하나는 “엄벌주의의 반대는 온정주의가 아니다”였다. 학폭을 덮거나 가해행위에 책임을 묻지 말자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재영 대표 등은 가해자 처벌 자체보다 피해 회복과 책임에 무게를 두는 회복적 정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생활기록부 기재의 점진적 폐지, 배상·회복을 조건으로 한 학교장 종결제, 조정 전문가가 참여하는 학교분쟁해결센터 설치 등도 제안했다.

 

종합토론에서는 교원의 아동학대 적용 자체를 배제하기보다는 신고 이후 처리 절차를 교육 영역으로 가져오는 방안, 학교운영위원회 등 학부모와 학교의 공식 소통기구를 되살리는 방안도 논의됐다. 하지만 이 역시 현재로서는 토론회에서 나온 제안이다.

 

회복적 방식이 실제 학교폭력을 줄이는지, 피해학생을 충분히 보호하면서 적용할 수 있는지, 학교의 부담을 오히려 늘리지는 않는지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데이터가 말하는 것, 말하지 않는 것

공식 통계는 ‘엄벌주의가 학교 갈등을 키웠다’는 토론회의 결론까지 입증하지 않는다. 학생부 기재와 대입 반영 때문에 학교폭력이 증가했다거나, 법적 대응 강화 때문에 교사와 학부모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인과관계는 확인할 수 없다.

 

반대로 통계에서 확인되는 사실도 있다. 학교폭력과 교육활동 침해에 대응하는 법과 제재는 지난 10여 년간 강화됐다. 그 기간 학교폭력 피해응답률과 교육활동 침해 등 일부 갈등 지표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지도 않았다.

 

토론회에서 나온 “효과가 있었다면 배격할 이유가 없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는 문제제기를 다시 들여다볼 이유다.

 

결국 논점을 ‘더 세게 처벌할 것인가, 덜 처벌할 것인가’에만 가둘 필요는 없다. 학폭은 막아야 한다. 피해학생은 보호해야 한다. 교원의 교육활동도 지켜야 한다. 그 전제 위에서 이제 하나를 더 물어야 한다.

 

지금의 처벌 방식은 실제로 학교의 갈등을 줄이고 있는가.

배너
배너
좋아요 싫어요
좋아요
3명
100%
싫어요
0명
0%

총 3명 참여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