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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육쟁점] 내신 절대평가·수능 서논술형·3시 하교…‘확정된 정책’은 어디까지?

2030 고교 내신 절대평가·수능 서논술형·초등 3시 하교까지 국가교육발전계획서 논의
구체적인 시행 연도 나오지만 현재는 ‘초안’…10월 말 시안 공개 후 의견수렴
확정되면 교육부·교육청 시행계획 수립해야 하는 법정계획…‘논의’와 ‘결정’ 구분해야

 

「‘더에듀 Q’는 이미 나온 뉴스를 다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교육현상의 이면에서 다른 매체가 놓친 본질적인 질문을 발견하고, 팩트와 제도, 현장의 맥락을 따라가며 그 답을 찾아갑니다.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해 우리 교육이 정말 묻고 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독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더에듀 전영진 기자 | “2030학년도부터 고교 내신을 절대평가로 바꾸고, 수능에는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한다. 초등학교 1·2학년은 오후 3시까지 학교에 머물게 한다.”

 

최근 잇따라 알려진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교육정책 구상이다. 시행 시점과 대상 학년까지 구체적으로 나오면서 이미 결정된 정책처럼 보인다. 실제 이 가운데 현재 국교위가 최종 확정한 정책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한다면 아직 국가교육발전계획으로 확정된 건 없다. 국교위는 현재 2028년부터 2037년까지 적용할 첫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만들고 있다. 오는 10월 말 시안을 공개하고 의견수렴을 거쳐 2027년 3월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런데 시안조차 공개되기 전에 구체적인 정책과 시행 연도가 잇따라 알려지면서 ‘논의 중인 정책’과 ‘결정된 정책’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2030년 내신 절대평가도 아직 ‘초안’

7일 한겨레가 관련 자료를 입수했다며 보도한 ‘국가교육발전계획안 초안’에는 2030학년도부터 고교 내신 석차등급제를 폐지하고 성취평가제, 즉 절대평가로 일원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적용 대상까지 구체적이다. 2027학년도 중학교 1학년,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교에 입학하는 2030학년도를 전환 시점으로 잡았다.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도 마찬가지다. 초안에는 2030년까지 시범학교를 운영한 뒤 2031년 초등학교 1학년, 2032년 초등학교 2학년으로 확대하는 일정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교위가 밝힌 현재 상태는 ‘확정’이 아니다. 국교위 관계자도 해당 보도에서 “아직은 초안 단계로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수능 개편 역시 같은 과정에 있다. 국교위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고교 내신과 수능 절대평가 전환, 중·고교 서·논술형 평가 확대와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 등을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의 검토 과제로 제시했다.

 

당시 국교위가 사용한 표현도 ‘전환’이나 ‘도입 확정’이 아니라 국민 숙의와 공론화를 거쳐 마련할 ‘검토사항’이었다. 지난 4일 열린 국교위 제9차 회의에서도 ‘대입제도 공론화 주요 발제 내용 및 주요 쟁점’이 심의됐다. 아직 공론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3시 하교’도 결정 아닌 의견수렴

초등학교 1·2학년의 이른바 ‘3시 하교’ 역시 최근 교육현장의 반발이 거세지만 아직 결정된 정책은 아니다. 국교위는 지난 3일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과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을 열었다.

 

국교위가 공식적으로 밝힌 포럼의 목적은 학생 발달 단계와 교육의 질, 학교 여건 등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었다. 하지만 논의가 알려지자 교육현장 반응은 이미 정책 발표 이후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국교위 국민의견 플랫폼에는 3시하교에 반대하는 제안이 올라왔고, 7일 현재 한 제안에는 3만7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교원단체들도 잇따라 반대 입장을 냈다. 논의 단계 정책이 현장에서는 사실상 시행을 앞둔 정책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왜 이렇게 민감할까…확정되면 ‘그냥 계획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국가교육발전계획 초안을 단순한 아이디어 모음 정도로 볼 수도 없다. 국가교육위원회법 시행령은 국가교육발전계획에 기본 목표와 추진 방향뿐 아니라 기간별·분야별 주요 추진과제와 추진방법 등을 담도록 규정한다.

 

차정인 국교위원장도 지난 7월 공식 연설에서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단순한 보고서나 계획서가 아니라 정부의 ‘규범력 있는 법정문서’라고 설명했다. 계획이 확정되면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시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래서 초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느냐 자체가 뉴스다. 문제는 뉴스 가치가 크다는 것과 정책이 확정됐다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는 데 있다.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단계만 놓고 보면 ▲수능 서·논술형과 절대평가 ▲고교 내신 절대평가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는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만드는 과정에서 검토되고 있는 주요 정책들이다.

 

그중 일부는 초안에 구체적인 시행 연도까지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지만, 아직 국교위가 국가교육발전계획으로 최종 의결한 건 아니다.

 

수능·내신·초등 수업시간…따로 보면 안 되는 이유

오히려 이번 초안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개별 정책보다 이 정책들이 어떤 방향으로 연결되고 있는지다.

 

내신 절대평가는 학교 안의 경쟁 중심 평가를 성취 중심 평가로 바꾸려는 구상이다. 수능 절대평가와 서·논술형 도입 논의도 정답 선택 중심의 평가에서 학생의 사고와 표현을 평가하는 체제로 이동하려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는 영역은 다르지만 국가가 공교육을 통해 책임지는 교육시간과 역할을 어디까지 넓힐 것인가라는 문제를 던진다. 그동안 각각 별개의 정책처럼 알려졌던 사안들이 첫 10년 국가교육발전계획이라는 하나의 설계도 안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국교위가 지난달 밝힌 계획대로라면 그 설계도의 첫 공식 결과물인 ‘시안’은 10월 말 국민에게 공개된다. 이후 공청회와 공개포럼 등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3월 최종안이 확정된다.

 

그 과정에서 정책은 바뀔 수도 있고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 교육현장에 필요한 건 ‘2030년부터 내신 절대평가가 시작된다’거나 ‘2031년부터 3시 하교가 시행된다’는 식의 단정이 아니다.

 

국교위 역시 구체적인 정책과 시행 시점을 초안에 담았다면 왜 그 방안을 검토하는지, 어떤 절차를 거쳐 결정할 것인지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합의를 위해 만들어진 국가교육위원회라면 더욱 그렇다.

 

국가교육발전계획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지금 필요한 질문은 무엇이 확정됐느냐보다, 무엇을 어떤 근거와 절차를 거쳐 확정할 것이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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