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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육쟁점] 정규교사 돌아오면 계약 끝…6년 전 폐지 권고된 기간제교사 ‘자동해지’ 왜 남았나

권익위, 2020년 교육부·17개 교육청에 폐지 권고…강제성 없어 현장엔 여전히 조기복직 따른 계약종료 조항
경기지노위, 최근 기간제교사 계약종료 부당해고 인정…노조 “사전 인사위 없었고 실제 과원 발생도 아니었다”
판정서는 아직…‘자동해지 조항 자체가 부당하다는 판단’으로 확대해석해선 안 돼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정규교사가 예상보다 일찍 복직하면 그 자리를 대신하던 기간제교사는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도 학교를 떠나야 할까.

 

이 문제에 국가기관이 이미 답을 내놓은 적이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0년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정규교원의 조기복직 등에 따른 기간제교원의 ‘자동계약해지 조항’을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다. 그러나 경기지역 학교의 기간제교원 채용공고에서는 지금도 정규교원이 조기복직·복귀해 과원이 발생할 경우 계약기간 중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는 내용이 확인된다.

 

최근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정규교사 복직을 이유로 계약이 종료된 경기지역 한 기간제교사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정하면서, 6년 전부터 이어진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권익위는 6년전 “자동계약해지 없애라”

권익위는 2020년 4월 ‘기간제교원 중도해고 관련 불공정 관행 개선’을 의결했다. 당시 전국 교육청의 계약제교원 운영지침과 채용계약서를 조사한 결과, 17개 시·도교육청 모두에서 휴직·파견 중이던 정규교원이 복직할 경우 기간제교사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 확인됐다.

 

권익위가 내놓은 개선방안은 분명했다. 교원 조기복직 등에 따른 기간제교원의 자동계약해지 조항을 폐지하라는 것이었다. 불가피하게 중도해고할 경우에는 해당 기간제교사의 재채용 우대방안을 마련하고, 해고예고와 퇴직금 지급 절차도 운영지침에 체계적으로 담도록 했다.

 

권고 대상은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이었다. 그런데 2026년에도 비슷한 구조는 남아 있다. 경기도교육청 구인·구직 홈페이지에 게시된 기간제교원 공고들을 보면 정규교원의 복직이나 복귀로 과원이 발생할 경우 계약기간 중 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는 조건이 여전히 확인된다.

 

기간제교원이 계약기간을 정해 채용되지만, 정규교원의 복직이라는 외부 변수에 따라 계약이 중간에 끝날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왜일까. 이번 사안의 당사자 노조인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박혜성 위원장은 <더에듀>와의 통화에서 “권고는 강제성이 없어 교육청이 수용해야 실제 지침 변화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권익위도 제도개선 권고는 법적 특성상 대상기관에 이행을 강제할 수 없고,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이행을 유도하는 제도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부당해고, 단순 ‘30일 전 통보’ 문제가 아니었다

이번 경기지노위 판정이 이 문제를 다시 끌어올렸다. 전교조와 전국기간제교사노조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지노위는 지난 3일 경기지역 한 초등학교 기간제교사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정했다. 해당 기간제교사는 정규교사의 복직을 이유로 계약기간 중 계약이 종료됐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지노위가 자동계약해지 조항 자체를 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판정서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에듀>가 이날 추가로 확인한 내용은 오히려 이번 사건의 구체적 사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박혜성 기간제교사노조위원장에 따르면 학교는 기간제교사의 계약을 먼저 종료한 뒤 약 한 달 후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박 위원장은 기간제교사를 재계약할 때도 인사위에서 평가와 필요성을 검토하는 만큼, 계약을 중도 종료하려면 먼저 인사위원회를 열어 실제 해고 필요성과 다른 배치 가능성 등을 따졌어야 한다는 게 노조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쟁점은 ‘과원’이다. 박 위원장 설명에 따르면 학교는 정규교사가 복직해 과원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해당 기간제교사의 계약을 종료했다. 하지만 당시 학교에서는 다른 기간제교사를 새로 채용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다.

 

박 위원장은 복직 정규교사를 그 자리에 배치하고 기존 기간제교사를 계속 근무시키는 방안도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즉 노조 설명대로라면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달 전 해고예고를 했느냐’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전 인사절차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실제로 기간제교사를 내보낼 정도의 과원이 발생했는지까지 다툼이 있었던 사건이다. 다만 경기지노위가 이 사정들을 각각 어떻게 판단했는지는 판정서가 공개되기 전에는 확정할 수 없다.

 

 

계약기간은 정했는데 종료 시점은 다른 교사의 선택에 달렸다

자동계약해지 문제는 특히 휴직 교사를 대신하는 대체 기간제교사에게 직접 닿는다. 학교는 정규교사가 휴직한 기간을 예상해 기간제교사를 채용한다. 기간제교사는 계약서에 적힌 기간을 보고 일자리와 생활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정규교사가 예정보다 일찍 돌아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학교는 정원과 인건비를 이유로 두 사람을 동시에 둘 수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박 위원장은 교육부가 그동안 같은 자리에 정규교사와 기간제교사를 함께 둘 경우 과원이 되고, 급여가 이중으로 발생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기간제교사 입장에서 복직 시점은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자신의 계약종료로 돌아온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아침에 해지당하는 게 말이 되느냐.” 박 위원장이 문제 삼는 지점이다.

 

권익위 역시 2020년 이런 충돌을 확인했다. 학교 입장에서는 정규교원이 조기복직하면 정원 초과와 추가 인건비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그 때문에 기간제교원의 계약을 중도 종료하는 관행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보고 자동계약해지 조항 폐지를 권고했다.

 

정규교사 복직하면 반드시 기간제교사가 나가야 하나

이제 쟁점은 더 분명해진다. 정규교사의 복직권을 막자는 얘기가 아니다. 기간제교사를 무조건 계약기간 끝까지 근무하게 해야 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학교는 정원과 예산을 운영해야 한다. 대체 기간제교사는 본래 결원을 메우기 위해 채용되는 인력이라는 특성도 있다.

 

문제는 정규교사가 조기복직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기간이 남은 기간제교사가 자동적으로 고용종료의 대상이 되는 구조가 합리적인가 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사건처럼 실제 과원 발생 여부 자체에 다툼이 있고, 다른 배치 가능성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면 질문은 더 커진다.

 

정말 두 교사가 동시에 근무할 수 없는 상황인지 먼저 따져봤는가. 다른 결원이나 배치 가능성은 없었는가. 계약종료 외에 다른 선택지는 검토했는가. 그 판단은 누가, 어떤 절차로 했는가.

 

권익위가 6년 전 자동계약해지 조항을 폐지하고 불가피한 중도해고에는 별도 보호장치를 마련하라고 권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판정서 나오면 ‘왜 부당해고였나’부터 다시 봐야

첫 번째 확인 지점은 경기지노위 판정서다. 박 위원장은 지난 3일 판정이 내려진 만큼 한 달 안팎 뒤에는 판정서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가 되면 이번 사건에서 인사위원회 절차, 과원 발생 여부, 다른 교원 배치 가능성, 계약서상 조기종료 조항 등이 실제 판단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여부다. 두 노동조합은 11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지노위 판정을 수용해 중노위 재심을 청구하지 말 것과 자동계약해지 조항을 폐지할 것을 요구한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 뒤 경기교육청 교원정책과 관계자와 면담도 예정돼 있다.

 

세 번째가 더 중요하다. 경기교육청이 자동계약해지 조항 자체를 손볼 것인가다. 박 위원장은 “안민석 교육감이 후보 시절 노조 정책질의에 자동계약해지 조항 폐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다만 <더에듀>는 해당 답변 원문을 아직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번 경기지노위 판정은 한 기간제교사의 계약종료 사건에 대한 판단이다. 그러나 그 뒤에는 6년 전 국가기관이 이미 개선을 요구했던 제도가 있다. 학교 운영을 위해 대체교사의 계약종료 가능성이 필요하다면, 그 불확실성의 비용을 기간제교사 개인이 전부 부담하는 게 맞는가.

 

이번 사건은 다시 그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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