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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Q] 아프면 쉬라는데…유치원 교사 빈자리, 누가 메우나

교육부, 지난 6월 유치원 교사 대체인력 지원 개선안 발표
7월 17개 시도교육청 운영 대체인력 190명…7곳은 ‘추진 중’
서울 54명·대전 5명 등 지역별 차이…전원 강사·기간제교사
어린이집은 육종센터 대체교사 2304명…단순 비교는 금물
유보통합 추진 속 교사 공백 지원체계도 정합성 살펴야

 

「‘더에듀 Q’는 이미 나온 뉴스를 다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교육 현상 이면의 본질적 질문을 발견하고, 팩트와 제도·현장의 맥락을 따라가며 그 답을 찾아갑니다.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해 우리 교육이 정말 묻고 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독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아프면 쉬면 된다. 당연해 보이는 이 말이 유치원 교사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건이 있었다.

 

지난 2월 경기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가 B형 독감 판정을 받은 뒤에도 출근을 이어가다 증상이 악화해 숨졌다. 사건 이후 교육부는 지난 6월16일 ‘유치원 교사 대체인력 지원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순회교사를 두고 거점기관에는 수업지원 강사를 배치한다. 사립유치원 교사가 병가 등을 사용할 때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도 확대하고, 전국 시도교육청에 대체인력풀을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가 내놓은 방향은 분명했다. 교사가 아프면 쉬고, 그 빈자리는 다른 교사가 메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교사가 빠진 교실에 들어갈 사람은 얼마나 확보돼 있을까.

 

17개 시도 190명…7곳은 아직 ‘추진 중’

국회 교육위원회 김준혁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유치원 대체인력 지원 현황’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운영 중인 유치원 교사 대체인력은 모두 190명이다.

 

지역별 차이는 컸다. 서울이 강사 54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남·광주는 기간제교사와 강사 40명, 인천은 강사 27명, 경북은 강사 20명을 운영하고 있었다. 충남은 기간제교사 15명, 세종은 강사 12명, 울산은 기간제교사 10명이었다.

 

부산은 7명, 대전은 5명이었다. 반면 대구와 경기, 강원, 충북, 전북, 경남, 제주는 0명으로 집계됐다. 교육부가 제출한 현황표에는 이들 7개 교육청 모두 추진 중으로 표시됐다. 190명은 모두 강사 또는 기간제교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다만 이 숫자를 정부 대책의 실패라고 곧바로 읽어서는 안 된다. 자료의 기준은 7월이다. 교육부가 대책을 발표한 6월16일로부터 약 한 달 뒤 상황이다.

 

더구나 6월 대책 가운데 순회교사 배치는 ‘유아교육법’을 개정해 교육지원청이나 유아교육진흥원 등에 순회교사를 둘 법적 근거를 만드는 절차가 먼저 필요하다.

 

법 개정과 정원 배치가 필요한 정책을 한 달 뒤의 인원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7월 자료가 보여주는 건 있다. 전국 어디서나 교사의 빈자리를 메우겠다는 정책이 출발한 당시, 지역별 대체인력 기반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정부도 알고 있었다…그래서 ‘전국 인력풀’ 내놨다

교육부가 6월 대책을 내놓은 이유도 이런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당시 교육부는 시도교육청별 대체인력 지원방식이 다르고 대체인력풀도 모든 지역에 갖춰져 있지 않은 점을 확인했다. 정부가 내놓은 방법은 하나가 아니었다.

 

교육행정기관에 순회교사를 배치할 법적 근거를 만들고, 거점기관에는 수업지원 강사를 둘 수 있도록 한다. 교육청에는 대체인력풀을 구축해 정기적으로 사람을 모집하도록 하고, 사립유치원이 직접 대체인력을 채용할 때는 인건비 지원 범위를 넓힌다.

 

결국 병가 규정만 손보는 게 아니다. 교사가 자리를 비웠을 때 그 교실에 실제 들어갈 사람을 확보하는 게 대책의 핵심 중 하나다. 7월 현황에서 7개 교육청이 아직 추진 중으로 나타난 만큼 앞으로 볼 것도 분명해졌다.

 

이들 지역에 실제 대체인력이 확보되는지, 확보된 사람이 교사의 갑작스러운 병가 때 실제 투입될 수 있는지가 다음 단계다.

 

병가가 있어도 대신할 사람이 없다면

교사에게 병가와 연가가 있다는 것과 실제 사용할 수 있다는 건 같은 문제가 아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2023년 ‘어린이집·유치원 교사의 고용 추이 및 처우개선 방안’ 조사에서는 유치원 교사가 연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대체교사 구인의 어려움이 29.9%로 가장 높았다.

 

기관 방침이 28.9%였고 원장 눈치와 동료 교사의 업무부담을 고려한다는 응답도 각각 11.3%였다. 대체인력 문제가 단순히 교육청이 몇 명을 확보했느냐에 그치지 않는 이유다.

 

교사 한 명이 쉬면 누군가는 그 반을 맡아야 한다. 그 사람이 없다면 기관은 다른 방식으로 공백을 메워야 한다. 대체교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구조가 교사의 실제 휴가 사용과 연결되는 이유다.

 

어린이집에는 이미 별도의 대체교사 체계

같은 유아를 돌보는 어린이집은 다른 방식으로 대체교사를 지원하고 있다. 김준혁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말 전국 육아종합지원센터에 소속된 어린이집 대체교사는 2304명이다.

 

이 가운데 정규직은 10명, 기간제 계약직은 1847명, 무기계약직은 447명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629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418명, 부산 197명, 인천 144명 등이었다.

 

그러나 이를 유치원 대체인력 190명과 비교해 어린이집이 12배 많다고 말할 수는 없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전체 기관과 교사 수가 다르고, 대체인력을 확보하는 사업구조와 고용주체도 다르다.

 

여기서 볼 것은 숫자의 크기보다 사람을 확보하는 방식의 차이다. 어린이집에서는 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이 대체교사를 고용해 연가나 보수교육, 질병·사고 등으로 교사가 자리를 비울 때 어린이집에 지원하는 제도가 이미 운영되고 있다.

 

유치원은 교육청별 인력풀과 기간제교사·강사, 앞으로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순회교사 등을 결합해 대체인력 체계를 확대하려는 단계다. 어느 제도가 더 낫다고 이 숫자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어린이집 역시 대체교사 고용의 안정성이라는 문제가 있다.

 

교육부 제출자료에서 어린이집 대체교사 2304명 가운데 정규직은 10명, 0.4%에 그쳤다. 기간제 계약직이 80.2%를 차지했다. 의원실 자료는 2021년 이후 기간제 대체교사 인원이 연초 줄었다가 연말 늘어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린이집 체계를 유치원의 완성된 해답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유보통합한다는데 ‘교사 빈자리’는 어떻게 합칠까

그래서 두 체계의 차이는 유보통합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관리체계를 통합하고 교육·보육 서비스 격차를 줄이는 유보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유보통합 실행계획에도 교사의 휴가와 질병 등으로 생기는 공백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체교사 지원 확대가 포함돼 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정책자료에는 교육청이 지역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 대체교사 지원사업을 유치원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 사례도 확인된다.

 

그렇다면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경계를 허무는 과정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더 할 수 있다. 같은 유아를 가르치고 돌보는 교사가 아플 때 그 빈자리를 메우는 체계는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답이 어린이집 방식을 유치원에 그대로 옮기는 것일 필요는 없다. 교사 자격과 고용관계, 국공립·사립의 인사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운영 중인 대체교사 지원체계에서 무엇을 가져오고 무엇을 다르게 설계할지는 유보통합 과정에서 함께 검토할 수 있다.

 

‘쉴 권리’와 교실 사이의 빈자리

교육부의 유치원 대체인력 대책은 아직 진행 중이다. 7월의 190명만으로 성공과 실패를 판단할 수 없다. 오히려 당시 7개 교육청이 추진 중이었다는 사실은 앞으로 확인할 기준을 만들어준다.

 

순회교사는 실제 배치되는가. 교육청의 대체인력풀에는 충분한 사람이 들어오는가. 사립유치원이 교사의 갑작스러운 병가에도 대체인력을 구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느 지역에서 근무하든 필요한 날 실제 교사를 지원받을 수 있는가.

 

병가는 규정으로 보장할 수 있다. 하지만 교사가 자리를 비운 순간 교실에 들어갈 사람이 없다면 규정과 현실 사이에는 빈자리가 남는다.

 

정부는 지난 6월 그 빈자리를 메우겠다며 대체인력 지원 개선안을 내놨다. 이제 확인해야 할 것은 대책이 있다는 사실이 아니다. 유치원 교사가 실제로 아픈 날, 그 교실에 들어갈 사람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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