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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육쟁점] 초등학생 한끼 급식비 최대 933원 격차…연 17만원↑, 6년 100만원 넘어

학교급식비, 사는 곳 따라 달라도 되나…서울 4553원·대전 3620원
최고·최저 격차 1년 새 775원→933원…경북은 지자체 추가지원
전국 공통 영양·식재료 품질기준 있지만 동일 식품비 기준은 없어

 

더에듀 여원동 기자 | “먹는 걸로 차별당하는 것만큼 서러운 게 없다.” 우리에게 ‘밥’은 단순한 영양 섭취 그 이상이다. 특히, 성장기 한끼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같은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먹는 점심 한 끼가 지역에 따라 최대 933원까지 차이가 나면서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끼 1천 원도 안 되지만, 이를 6년 전체기간으로 계산하면 한 학생당 격차는 100만 원 넘게 벌어진다.

 

국회 교육위원회 한병도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초등학생 1인당 한 끼 식품비는 서울이 4553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대전은 3620원으로 가장 낮았다. 최고와 최저 차이는 933원이다.

 

하루만 보면 천원이 채 안 된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이 2026학년도 초등학교 학교급식 지원일수로 적용한 190일을 단순 적용하면 학생 1명당 연간 17만7270원, 6년이면 1,063,620원이다. 경기교육청의 올해 학교급식 기본방향은 지원일수를 초등학교 190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곧 전국 모든 초등학교가 정확히 190회 급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학교별 학사일정에 따라 실제 급식일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하루 933원이라는 차이가 한 학년 동안 반복될 때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가정계산이다.

 

더 중요한 건 왜 이런 차이가 생겼느냐다. 지난 3월 기준 전국 학교급식 식품비 자료를 들여다보면 단순한 지역 물가 차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가 나타난다.

 

교육청이 정하는 기본 식품비 위에 지방자치단체가 친환경·지역산 식재료 등을 위해 얼마나 추가 지원하느냐에 따라 학생 한 끼에 투입되는 식품비가 달라지고, 지역별 순위까지 뒤바뀐다.

 

무상급식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학생의 급식비 부담은 크게 줄었지만, 식재료에 투입되는 지원액까지 지역마다 같은 건 아니다.

 

같은 초등학생인데 한 끼 933원 차이

지난해 같은 3월 기준 최고·최저 격차는 775원이었다. 1년 사이 158원, 20.4% 커졌다. 이는 초등학교만의 현상도 아니다. 중학교 최고·최저 식품비 격차는 지난해 476원에서 올해 579원으로 21.6%, 고등학교는 696원에서 847원으로 21.7% 확대됐다.

 

중학교에서는 경기 5047원이 가장 높고 전북 4468원이 가장 낮았다. 고등학교도 경기 5417원이 최고, 전북 4570원이 최저였다. 초·중·고 모두에서 지역별 식품비 격차가 존재하고, 올해 최고·최저 차이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커진 것이다.

 

초등학교 상위권에는 서울에 이어 충북 4322원, 경북 4320원, 세종 4295원, 제주 4220원이 자리했다. 반대로 대전 다음으로 대구 3770원, 전북 3827원, 인천 3933원이 낮았다.

 

따라서 서울과 대전의 933원 차이는 임의로 두 지역을 골라 만들어낸 격차가 아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실제 최고와 최저를 비교한 값이다.

 

 

하루 933원, 1년이면 얼마?

933원은 학생 한 명이 한 번 먹는 급식에서 발생하는 차이다. 이를 180회 급식한다고 가정하면 16만7940원이다. 190회라면 17만7270원이다.

 

190회라는 숫자가 전혀 근거 없는 가정은 아니다. 경기교육청의 2026년 학교급식 기본방향은 급식경비 실적보고 기준 지원일수를 초등학교 190일, 중·고등학교 185일로 제시하고 있다. 인천은 2026년 무상급식 지원일수를 192일로 잡았다.

 

지역과 학교에 따라 지원일수와 실제 급식일수가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서울과 대전 학생이 실제 1년 동안 정확히 17만7270원 차이의 식재료를 먹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차이가 반복되면 학생 한 명 기준 십수만원, 6년이면 100만원 이상이 된다는 건 확인할 수 있다.

 

많이 쓰면 더 잘 먹는 것인가

여기서는 선을 그어야 한다. 서울의 식품비가 대전보다 933원 많다고 해서 서울 학생의 급식이 대전보다 그만큼 ‘좋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

 

학교급식의 질은 식품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식단 구성과 식재료 조달가격, 학교 규모, 공동구매 여부, 조리여건, 식재료 품질과 지역별 물가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한다.

 

전국 학교급식에는 돈과 별개로 지켜야 할 공통 기준도 있다. 학교급식법과 시행규칙은 학교급식 식재료의 품질관리기준과 영양관리기준, 위생·안전관리기준을 두고 있다. 학생이 어느 지역에 살든 학교급식에는 이런 공통 기준이 적용된다.

 

반면 각 지역이 식재료 구입에 실제로 얼마를 지원하는지는 다르다. 식품비가 더 많으면 학교가 선택할 수 있는 식재료 예산의 여지가 커질 수는 있다.

 

그러나 이번 자료만으로 육류·수산물·과일 제공 횟수나 친환경 식재료 비율 등 실제 식단의 질이 지역별로 얼마나 달라지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933원의 식품비 차이를 곧바로 933원의 ‘급식 질 차이’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밥값은 누가 정하나

지역격차가 생기는 이유는 학교급식의 재원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학교급식법은 ‘급식에 관한 경비’를 식품비와 급식운영비, 급식시설·설비비로 구분한다. 법상 식품비는 보호자 부담을 원칙으로 하지만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은 우수 농수산물 사용 등 급식의 질 향상을 위해 식품비 등을 지원할 수 있다. 현재 무상급식은 이런 법적 틀 위에서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문제는 이 분담방식과 추가지원 규모가 지역마다 같지 않다는 점이다. 인천의 경우 2026년 식품비와 운영비를 교육청 50%, 인천시 30%, 군·구 20%로 분담한다. 경기도 역시 교육청과 도청, 시·군이 급식경비를 분담하고 학교 규모에 따라 식품비 단가를 달리 적용한다.

 

경기도의 2026년 지원표를 보면 같은 초등학교라도 학생 수에 따라 식품비 단가가 달라진다. 소규모 학교일수록 1인당 필요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단가에 반영한 것이다.

 

즉 지역별 식품비 차이를 단순히 ‘어느 지역은 더 쓰고 어느 지역은 덜 쓴다’고만 해석해서도 안 된다. 학교 규모와 조달조건, 지자체 지원방식이 함께 작용한다.

 

 

왜 사는 곳에 따라 달라지나

올해 자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경북과 대전이다. 경북의 초등학교 기본 식품비는 2820원이다. 전국에서 가장 낮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가 1500원을 추가 지원한다. 결과적으로 학생에게 지원되는 식품비는 4320원이 된다. 전국 3위다.

 

반대로 대전의 교육청 기본 식품비는 3240원이다. 경북보다 420원 높다. 하지만 지자체 추가지원은 380원이다. 이를 합친 3620원이 최종 식품비가 되면서 전국에서 가장 낮아졌다.

 

광주도 비슷한 사례다. 기본 식품비는 2950원으로 낮은 편이지만 지자체가 1000원을 추가 지원해 총 3950원이 됐다. 세종은 기본 3900원에 추가지원 395원을 더해 4295원, 충남은 기본 3620원에 400원을 더해 4020원이다.

 

이 숫자가 보여주는 건 분명하다. 학교급식 식품비의 지역격차에는 교육청이 정한 기본단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얼마를 추가로 부담하느냐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 교육청 기본 식품비만 비교하면 초등학교 최고 서울 4498원과 최저 경북 2820원의 차이는 1678원이다. 지자체 추가지원이 들어가면서 최종 최고·최저 차이가 933원으로 줄어든다.

 

지자체 지원이 지역격차를 만들기만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지역에선 오히려 격차를 줄이는 역할도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번 자료만으로 지역격차를 모두 지방재정력 차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각 지방정부의 재정여건뿐 아니라 급식정책의 우선순위, 친환경·지역산 식재료 지원정책, 교육청과 지자체의 분담방식 등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자료가 가리키는 쪽은 ‘차별’이라는 단일 설명보다 비용구조와 지역의 재정·정책 선택이 함께 작용하는 혼합형에 가깝다.

 

무상급식인데 ‘어디까지 같아야’ 하나

무상급식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학생의 급식비 부담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무상급식에 투입되는 식품비까지 전국에서 같은 건 아니다.

 

국가는 학교급식의 영양관리기준과 식재료 품질관리기준, 위생·안전관리기준을 정한다. 반면 전국의 모든 초등학생에게 ‘식품비를 최소 몇 원 이상 지원해야 한다’는 식의 단일한 국가 식품비 단가는 학교급식법에서 정하고 있지 않다.

 

그 결과 지역은 각자의 물가와 학교 규모, 조달조건, 재정여건과 정책에 따라 급식비를 설계할 수 있다.

 

지역자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이유가 있다. 서울과 농어촌의 식재료 조달조건이 같지 않고, 학생 1000명이 먹는 학교와 수십명이 먹는 작은 학교의 1인당 비용도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국의 모든 학교에 똑같은 액수를 적용하는 것이 반드시 가장 공정한 방식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필요한 건 ‘같은 금액’인가, ‘최소한의 한 끼’인가

그렇다면 질문은 ‘왜 전국 급식비가 똑같지 않느냐’에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공교육을 받는 학생에게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어느 정도까지 다른 식품비를 허용할 것인가.

 

이와 함께 지역별 물가와 학교 규모, 조달비용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학생이 어느 지역에 살든 일정 수준 이상의 식재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가 최소한의 기준이나 격차 보정장치를 둘 필요는 없는가.

 

올해 숫자는 이 질문을 던질 이유를 보여준다. 초등학교 최고·최저 격차는 한 끼 933원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격차가 존재한다. 더구나 초·중·고 모두 최고와 최저의 차이가 지난해보다 20% 이상 커졌다.

 

그렇다고 933원을 곧바로 학생이 받는 교육복지의 차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식품비와 실제 식단의 질 사이를 연결하는 전국 단위 자료가 이번 통계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건 전국을 무조건 같은 금액으로 맞추는 것보다 먼저 지역별 식품비가 왜 다른지, 그 차이가 실제 학생의 식단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정부가 보여주는 일일 수 있다.

 

무상급식에서 학생의 직접적인 급식비 부담을 없애는 방향은 이미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이제 남는 질문은 그 다음이다.

 

학생이 어디에 살든 학교에서 먹는 한 끼에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공교육이 공통으로 보장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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