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윤철순 기자 | 정부가 공무원의 초과근무수당 제도를 바꾼다. 하루 4시간까지만 인정하던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상한을 다음 달 1일부터 없앤다. 하루 4시간을 넘어 초과근무하더라도 월 한도 안에서 기존보다 더 많은 시간에 대해 수당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세운 원칙은 간단하다. ‘일한 만큼 보상한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이 원칙이 그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교원의 초과근무는 실제 일한 시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원칙적으로 학교장의 사전명령, 실무적으로는 교사가 올린 초과근무 신청에 대한 승인을 먼저 받아야 한다.
대한초등교사협회(대초협)는 17일 이 승인 단계에서부터 학교별 차이가 발생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가 지급상한을 없애더라도 정당한 초과근무 신청 자체가 제한되거나 반려되는 관행이 남아 있다면 ‘일한 만큼 보상’이라는 원칙은 학교에서 다른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日 4시간 벽 없앤 정부…月 57시간은 그대로
인사혁신처는 지난 15일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핵심은 시간외근무수당의 하루 지급상한 폐지다.
현재는 하루 5시간이나 6시간을 초과근무하더라도 수당으로 인정되는 시간은 최대 4시간이다. 10월 1일부터 이 하루 상한이 사라진다. 다만 월 57시간 한도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다. 정부는 공무원의 휴식권과 근무시간 총량 관리를 위해 월 한도는 유지하기로 했다.
평일 시간외근무시간 산정 때 실제 근무시간에서 1시간을 공제하는 등 기존 산정기준도 유지된다. 따라서 이번 개편을 ‘초과근무수당 한도 폐지’라고 표현하면 정확하지 않다. 없어지는 건 1일 4시간 지급상한이다.
공립학교 교원도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교육부의 교원 초과근무 관련 FAQ와 교육청 인사실무 역시 공무원 보수·수당 관련 규정에 따라 교원의 시간외근무를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에선 ‘일하기 전 승인’ 필요
하루 상한이 사라진다고 교사가 근무시간 이후 학교에 남아 일한 시간이 모두 ‘자동 수당 인정’이 되는 건 아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기관장은 공무 수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소속 공무원에게 근무시간 밖의 근무를 명할 수 있다.
학교에선 학교장이 원칙적인 시간외근무 명령권자다. 시간외근무수당도 개인별·근무일별 사전 초과근무명령에 따라 근무한 경우 지급하는 게 원칙이다. 나이스(NEIS) 등을 통해 교사가 초과근무를 신청하고 승인권자가 이를 승인하면 초과근무명령을 받은 것으로 처리한다.
예측하지 못한 업무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면 사후승인도 가능하다. 결국 정부가 이번에 없앤 것은 승인받은 초과근무에 대해 하루 4시간까지만 수당을 지급하던 제한이다. 교원이 초과근무를 하기 위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 자체를 없앤 건 아니다.
교육부도 2년 전 ‘제한·반려’ 사례 인정
이 지점에서 대초협의 문제 제기를 단순한 교원단체 주장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교육부가 이미 2024년 같은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그해 7월 교육정책 소통 플랫폼 ‘함께학교’ 정책답변에서 일부 학교에서 교육공무원이 수업준비 등 타당한 사유로 신청한 시간외근무를 제한하거나 반려해 교육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현장의 불만과 어려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같은 해 5월에도 실제 긴급업무 등 타당한 이유로 시간외근무를 하고도 근무실적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에 대해 개선 필요성을 인정했다.
교육부가 이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24년 12월 교원정책과 명의의 ‘교원 초과근무 관련 FAQ’를 마련했다. FAQ는 교원이 할 수 있는 초과근무의 ‘공무’ 범위에 수업뿐 아니라 평가·상담·생활지도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결재가 원칙이지만 예측하지 못한 부득이한 사유라면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사후승인을 받아 초과근무시간을 인정받을 수도 있다고 안내했다. 2026년 교육공무원 인사실무 자료에도 이 내용이 반영돼 있다.
그렇다면 질문은 한 단계 달라진다. 교육부가 문제를 인정하고 업무기준까지 안내했는데 왜 2년 뒤 다시 같은 문제가 제기되는가.
“초과근무 많으면 감사받는다”…공식 규칙은 확인 안 돼
학교 현장에서 초과근무 신청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게 감사다. 대초협은 학교 관리자가 감사 등을 우려해 교사의 초과근무 신청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개된 교육청 자료를 확인한 결과 ‘초과근무가 많다는 이유로 감사를 받는다’는 규칙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를 교육청의 공식 방침처럼 설명해서는 안 된다. 다만 초과근무수당이 감사와 점검 대상인 건 사실이다.
경기도교육청 자치감사 실무자료에는 각종 수당과 초과근무가 학교 감사업무에 포함돼 있다. 다른 교육청의 자율감사 점검표에서도 초과근무수당의 적정 지급 여부를 확인한다.
실제 감사에서 문제가 되는 것도 초과근무 그 자체라기보다 허위 신청이나 중복 지급, 인정시간 초과 등 수당 지급의 적정성이다.
교육부의 교원 초과근무 FAQ 역시 학교 관리자에게 불필요한 초과근무나 부당 수령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책임을 두고 있다. 초과근무가 과도하게 발생하는 부서나 개인에 대해서는 실태점검이나 사무분장 조정 등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안내한다.
따라서 ‘초과근무가 많으면 감사에 걸린다’는 말은 현재 확인된 제도라기보다 초과근무가 관리·감사 대상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 현장 인식인지 추가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필요한 건 ‘지급액’보다 신청·승인 데이터
대초협은 경기교육청 정보공개자료 등을 토대로 교원과 지방공무원, 교육전문직원의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액에도 차이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직종별 지급액 차이만으로 교원이 같은 시간을 일하고도 수당을 덜 받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직종별 실제 초과근무시간이 다를 수 있고 직급과 호봉 등에 따라 시간당 수당 단가도 달라진다. 초과근무를 하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한 전체 인원을 기준으로 단순 평균을 낸다면 실제 초과근무자의 지급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와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지급액 차이가 업무량 때문인지, 실제 초과근무시간 때문인지, 승인 관행 때문인지 지급액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실제 신청시간과 승인시간, 반려건수다.
현재 공개자료만으로는 학교에서 교원이 신청한 초과근무 가운데 얼마나 승인되고 얼마나 반려됐는지 전국적인 통계를 확인하기 어렵다.
정부가 하루 지급상한을 없앤 뒤 실제 학교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판단하려면 앞으로 이런 데이터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상한은 없어졌는데 승인 관행이 그대로라면
이번 제도 개편은 분명 변화다. 기존에는 하루 지급상한 때문에 4시간까지만 수당을 받을 수 있었지만, 10월부터는 1일 상한이 사라진다. 월 57시간 한도와 시간외근무시간 산정기준은 유지된다. 교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학교에서 제기돼 온 문제는 지급단계에만 있지 않았다. 초과근무를 신청하고 승인받는 단계에서도 학교와 관리자에 따라 다른 관행이 있다는 문제였다. 교육부도 이를 2024년에 인정했고 같은 해 말 교원 초과근무 FAQ까지 만들었다.
그럼에도 2년 뒤 현장에서 같은 문제가 다시 제기된다면 이제 확인해야 할 것은 제도가 ‘있느냐’가 아니라 그 제도가 실제 학교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느냐다.
정부 역시 이번 개편에서 지급상한을 없애는 동시에 초과근무 부정수령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부당한 초과근무와 허위 수당 청구를 막기 위한 관리·감독은 필요하다. 동시에 수업을 준비하고 평가하고 학생을 상담하는 등 정당한 업무 때문에 실제로 더 일했다면 그 시간을 정해진 기준에 따라 인정하는 것 역시 정부가 이번 개편에서 내건 ‘일한 만큼 보상’ 원칙과 연결된다.
10월 1일부터 공무원 초과근무수당의 하루 4시간 벽은 사라진다. 학교에 남는 질문은 그 다음이다. ‘일한 만큼 보상’하려면, 정당하게 일했다는 것을 신청하는 단계부터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