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여원동 기자 | 대입 수시 원서접수 시스템이 멈춘 뒤 구제를 요청한 원서는 1588건이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전산기록 등을 확인해 구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건 414건. 이 가운데 실제 추가 원서접수까지 마친 건 354건이었다.
민간 원서접수 시스템에서 발생한 장애가 대규모 수험생 구제와 대입 공정성 문제로 이어지자 교육부가 원서접수 체계 자체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특별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적 원서접수 체계로의 개편’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와 대교협은 17일 ‘유웨이어플라이 수시 원서접수시스템 장애 관련 조치 결과’를 발표했다. 유웨이어플라이 특별조사를 통해 장애 원인과 대응 과정, 시스템 운영·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5일 더에듀는 <[더에듀 Q] ‘원서접수’, 국가가 직접 관리하면 ‘먹통’ 막을 수 있나>에서 대입 원서접수처럼 공공성이 강한 업무를 민간 대행업체가 운영하는 현재 구조와 국가 또는 공적 영역이 직접 관리할 경우 달라질 수 있는 점을 짚었다.
당시 최 장관이 국회에서 교육부 또는 대교협의 직접관리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였다. 이후 정부가 원서접수 체계 자체의 개편 가능성을 정책 검토 대상으로 올렸다.
다만 중요한 질문 하나가 남는다. 교육부가 말하는 ‘공적 원서접수 체계’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1588건 신청 → 414건 인정 → 354건 최종 접수
지난 11일 오후 유웨이어플라이 시스템에서 발생한 장애로 원서접수를 마치지 못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구제 절차가 진행됐다. 구제신청은 모두 1588건이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장애 당시 시스템 오류기록과 해당 대학의 원서 작성·저장·제출·결제 시도 등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산기록을 토대로 신청을 심사했다. 그 결과 414건을 구제 가능 대상으로 인정했다.
실제 추가 원서접수를 완료한 것은 354건이다. 추가 접수는 40개 대학, 306개 모집단위에 걸쳐 이뤄졌다. 이에 따라 해당 40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9.634대 1에서 9.635대 1로 0.001포인트 상승했다.
숫자만 보면 전체 평균 경쟁률에 미친 영향은 작다. 그러나 평균 경쟁률의 변화폭과 개별 수험생의 지원기회는 다른 문제다.
이번 구제 절차는 시스템 장애가 없었다면 접수를 마쳤을 것으로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지원자에게 사라진 지원기회를 되돌려주는 과정이었다.
구제했더니 또 다른 문제…17개 대학은 경쟁률 공개
문제는 장애 뒤 접수시간을 연장하면서 또 생겼다. 장애 당시 원서접수 마감을 오후 7시까지 연장한 대학은 100곳이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17개 대학이 당초 마감시각을 넘긴 오후 6시부터 7시 사이 경쟁률을 공개했다.
접수는 계속되는데 지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도 공개된 것이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이들 대학에서 경쟁률 공개 이후 접수된 39건을 다시 분석했다. 그 결과 경쟁률을 실제 조회한 뒤 해당 대학에 원서를 접수한 사례 3건을 확인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이들 3건에 대해 다른 수험생과의 형평성과 대입 공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해당 대학에 접수 취소를 권고했다. 취소가 확정된 건 아니다.
이번 과정은 전산장애 하나가 단순한 시스템 복구로 끝나지 않는 이유를 보여준다. 장애가 발생하자 수험생을 구제하기 위해 마감을 연장해야 했다. 마감을 연장하자 이미 공개된 경쟁률을 본 뒤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공정성 문제가 발생했다.
시스템 장애가 ‘지원기회 보전’과 ‘다른 수험생과의 형평성’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대입 문제로 번진 셈이다.
더에듀 Q가 물었던 ‘공적 관리’
현재 대입 원서접수는 대학과 민간 원서접수 대행업체 사이의 계약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부가 입시제도를 총괄하고 대교협이 대학입학전형을 지원하지만 실제 온라인 원서접수 시스템은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 등 민간사업자가 담당한다. 지난 15일 더에듀 Q에서 주목한 것도 이 지점이었다.
민간업체에서 장애가 발생했다고 해서 민간이라서 사고가 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국가가 운영한다고 시스템 장애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공공 전산시스템에서도 대규모 장애가 발생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원서접수처럼 한 번의 장애가 수험생의 대학 지원기회 자체를 없앨 수 있는 업무에서는 최소한 누가 시스템 안정성을 책임지고, 누가 점검하며, 장애가 발생했을 때 누가 수험생의 기회를 보전할 것인지가 분명해야 한다는 게 당시 질문이었다.
교육부도 ‘공적 원서접수 체계’ 검토
교육부의 대응도 사고 수습을 넘어 운영체계를 들여다보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현재 유웨이어플라이를 대상으로 특별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장애의 정확한 원인뿐 아니라 장애 발생 이후 대응과정, 시스템 운영과 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한다.
정부는 당장 2027학년도 정시모집부터 유사한 장애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응하고, 특별조사 결과를 토대로 원서접수 시스템의 안정성과 관리·감독 체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운영구조 자체도 검토대상으로 올라왔다.
최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교육위에서 특별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적 원서접수 체계로의 개편’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공적의 의미가 어디까지인지는 알 수 없다.
교육부가 국가 시스템을 직접 구축해 운영하는 것인지, 대교협 등 공적기관이 운영주체가 되는 것인지, 현재 민간업체를 활용하면서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인지 구체적인 모델은 확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국가 원서접수 시스템 도입이나 민간 원서접수 폐지라고 표현하는 것은 앞서간다.
‘공적’으로 바뀌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나
앞선 더에듀 Q에서 짚었듯 운영주체를 공공으로 바꾸는 것 자체가 시스템의 무중단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번에 교육부가 밝힌 개편 검토의 의미는 그래서 시스템 소유권보다 책임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서 찾아야 한다.
현재보다 국가가 시스템 안정성에 직접 책임지는 구조가 되는가. 민간사업자를 계속 활용한다면 국가가 어떤 기준으로 시스템을 검사하고 관리·감독하는가. 장애가 발생했을 때 대학마다 따로 판단하지 않고 적용할 마감연장 기준을 만드는가.
아울러 마감이 연장되면 경쟁률 공개는 자동으로 중단되는가. 시스템이 멈춰도 지원자의 원서 작성과 제출 의사를 입증할 기록을 별도로 보존하는가. 그리고 한 시스템이 멈추면 다른 경로로 원서를 계속 받을 수 있는가.
이번 구제 결과도 마지막 질문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구제신청 1588건 가운데 객관적인 전산기록 등을 통해 구제 가능하다고 인정된 것은 414건이었다.
장애가 없었다면 원서를 제출했을 것이라는 의사만으로는 구제할 수 없었다. 결국 시스템이 멈췄을 때 수험생의 지원 의사를 어떻게 남겨둘 것인가 역시 새로운 원서접수 체계가 풀어야 할 문제다.
354건 구제로 끝날까, 원서접수 구조까지 바뀔까
유웨이어플라이에 대한 교육부 특별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장애의 최종 원인과 책임도 확정되지 않았다. ‘공적 원서접수 체계’ 역시 검토 단계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민간 원서접수 시스템의 관리·감독 강화로 끝날지, 대교협 등 공적기관 중심으로 운영주체가 바뀔지,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새로운 구조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해진 건 정부가 이번 사고를 수험생 354건을 추가 접수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하지 않고 원서접수 운영체계 자체를 검토대상에 올렸다는 점이다.
지난 15일 더에듀는 물었다. ‘원서접수’, 국가가 직접 관리하면 ‘먹통’을 막을 수 있나. 이어 정부는 공적 원서접수 체계 개편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사실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당시 제기했던 질문과 이제 정부가 풀어야 할 정책과제는 맞닿았다. 이제 확인할 것은 ‘공적’이라는 이름이 아니다.
“누가 운영하든 시스템이 멈췄을 때 수험생의 지원기회와 대입의 공정성을 함께 지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