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강유정 기자 | 학교에서 특정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과 그 업무에 따른 수당을 받는 사람이 반드시 일치할까. 최근 학교 영양사에게 월 5만원의 ‘식생활지도수당’이 신설되면서 이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체결한 2025년 집단임금교섭에 따라 교육공무직 영양사에게 월 5만원의 식생활지도수당이 신설됐다.
식생활지도수당은 학교 영양사의 직무와 처우를 둘러싼 오랜 논의 끝에 마련됐다. 대한영양사협회도 2025년 단체임금교섭 체결을 계기로 학교 영양사의 식생활지도수당 5만원 지급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대한영양사협회에 따르면 식생활지도수당 지급과 관련한 국회 예산 부대의견도 여러 차례 채택됐다.
그런데 이를 계기로 다른 질문이 나온다. 학교에서 실제로 학생을 지도하고 추가 업무를 맡는 교원에게는 그 업무에 따른 보상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대한초등교사협회(대초협)는 이 지점에서 현행 교원 수당체계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초협의 요구는 특정 직종의 기존 수당을 줄이자는 것이 아니다. 학교가 교사에게 본래 업무 외의 역할을 공식적으로 맡겼다면, 그 추가 업무와 책임 역시 수당체계에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생활지도’라는 이름의 업무, 누가 하고 있나
초등학교 급식시간을 떠올려보면 식생활지도는 급식실 안에서만 이뤄지는 업무가 아니다. 담임교사는 학생들의 이동과 배식 질서를 지도하고, 식사예절과 식습관을 안내한다.
편식이나 잔반 문제를 살피고, 식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개별적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급식시간 학생 간 갈등이나 안전 문제에 대응하는 것 역시 학교 현장에서 담임교사가 맡는 업무 가운데 하나다.
대초협은 이 같은 역할을 근거로 “식생활지도수당이라는 별도의 보상체계를 만든다면 실제 식생활지도가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구분이 필요하다. 학교 영양사는 식단 작성과 식재료 검수, 위생관리 등 학교급식 운영과 관련된 전문 업무를 담당한다. 반면 담임교사의 급식시간 학생 지도는 학급 운영과 생활지도의 맥락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양쪽의 업무를 동일한 것으로 볼 것인지, 또는 서로 다른 직무 가운데 추가적인 책임이 발생하는 부분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는 별도의 정책적 논의가 필요한 문제다.
대초협이 제기하는 쟁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직종의 명칭이나 자격만으로 보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실제로 어떤 업무와 책임을 맡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통합교육·도서관·상담도 같은 문제인가
대초협은 식생활지도에 그치지 않고 보건, 통합교육, 도서관, 상담업무까지 문제를 확장한다.
보건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에서 일반 교사가 학교의 보건업무를 추가로 담당하는 경우, 통합학급 담임이 특수교육대상학생의 학교생활과 학급 적응을 지원하는 경우, 사서교사가 없는 학교에서 교사가 도서관 업무를 맡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설명이다.
학생 상담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상담교사는 전문적인 상담을 담당하지만, 초등학교 담임교사는 학생과 일상적으로 생활하면서 교우관계나 학교생활 적응, 정서·행동 문제 등을 가장 먼저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 간 갈등을 조정하거나 학부모와 상담하는 업무 역시 담임교원의 일상적인 역할과 연결돼 있다.
실제로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학급담당교원이 학급을 운영하고 학급에 속한 학생에 대한 교육활동과 관련 상담 및 생활지도 등을 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곧 해당 업무마다 별도의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제도의 핵심 쟁점은 교원의 법정 직무와 별도 보상 대상이 되는 추가 업무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에 있다. 대초협은 이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성 보상’과 ‘추가 업무 보상’은 다른 문제
대초협이 강조하는 것은 기존 전문직종의 수당을 없애거나 줄이는 것이 아니다. 보건교사, 특수교사, 사서교사, 전문상담교사, 영양사 등 각 직종의 전문성과 고유 업무에 대한 보상은 그대로 인정하되, 일반 교원이 별도의 업무를 추가로 맡은 경우에도 그 업무의 책임과 부담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학희 대초협 회장은 “보건교사, 특수교사, 학교영양사, 전문상담교사 등 각 직종의 전문성과 고유한 역할에 대한 보상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며 “문제는 학교가 일반 교사에게 여러 추가 업무를 맡기면서 수당을 이야기할 때만 해당 직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무를 맡길 때는 실제 수행자를 찾으면서 보상할 때만 직종과 자격부터 확인하는 구조가 과연 합리적인지 묻고 싶다”며 “업무분장표에는 책임을 적어놓고 수당표에서는 지우는 구조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당의 기준, ‘직종’에서 ‘업무’로 바꿀 수 있을까
이번 논란은 단순히 특정 수당 하나를 더 지급할 것인지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현재 학교에는 교원뿐 아니라 영양사, 보건·상담·사서 등 다양한 직종이 존재한다.
전문자격과 직종에 따른 보상체계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업무가 직종별로 완전히 분리돼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 한 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담임교사와 전문상담교사, 보건교사 등이 함께 대응할 수 있고, 통합교육 역시 일반학급과 특수교육 담당 교원의 협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결국 쟁점은 ‘누가 더 중요한 일을 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업무를 누구에게 어떤 책임으로 맡기고 있는가’에 가깝다. 대초협은 이를 ‘실제 업무 수행자 보상’이라는 원칙으로 풀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학교 업무분장이나 학교장의 공식 지정 등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추가 업무 수행 여부를 확인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수당을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될까
학교에서 이뤄지는 모든 업무에 별도의 수당을 붙이기 시작하면 수당체계가 지나치게 복잡해질 수 있다. 또 교원의 기본 직무에 포함되는 업무와 별도의 보상이 필요한 추가 업무를 구분하는 기준도 필요하다.
특정 업무를 맡았다는 사실만으로 수당을 지급한다면 학교별 업무분장 방식에 따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새로운 수당을 신설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어떤 업무를 ‘추가 업무’로 볼 것인지, 실제 수행 여부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기존 직무수당과는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다. 대초협이 교육부와 인사혁신처에 교원 수당체계 전반을 점검하라고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초협은 ▲보건업무 담당수당 ▲통합교육 담당수당 ▲식생활지도 업무수당 지급범위 확대 ▲사서업무 담당수당 ▲상시 상담업무에 대한 보상방안 등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누가 맡았는가’에서 ‘무엇을 맡았는가’로
학교는 여러 직종의 전문성이 함께 작동하는 공간이다. 영양사는 급식과 영양관리의 전문성을 갖고 있고, 보건교사는 학생 건강과 보건교육을 담당한다. 전문상담교사와 사서교사, 특수교사 역시 각자의 전문영역에서 학생 교육을 지원한다.
동시에 담임교사는 학생의 일상적인 학교생활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 등을 수행한다. 따라서 어느 한 직종의 업무와 수당을 다른 직종의 업무와 단순 비교하는 방식만으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 오히려 이번 논의가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학교가 실제로 교사에게 추가 업무와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면, 그 업무는 현재의 보상체계 안에서 제대로 평가되고 있는가.
식생활지도수당 신설은 학교 영양사의 전문성과 업무에 대한 보상을 둘러싼 제도 변화다. 동시에 학교 안에서 업무가 어떻게 배분되고, 그 업무에 대한 보상은 어떤 기준으로 결정되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초협은 “누구의 수당을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주자는 요구가 아니다”며 “각 직종의 전문성과 고유 업무는 그에 맞게 보상하고, 일반 교사가 추가로 맡은 업무와 책임에 대해서도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남는 질문은 하나다. 학교에서 업무를 맡기는 기준과 보상하는 기준은 같아야 하는가. 교원 수당체계의 다음 과제는 이 질문에 답하는 일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