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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기간제교사는 덜 중요한 선생인가

인권위 “차별”, 교육부 “법 개정 필요”…그런데도 움직이지 않는 국회
같은 교단에 서는데 반복되는 ‘결백 증명’…아이들에겐 다 같은 선생님

 

취재를 마치고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기간제교사의 ‘반복 마약검사’ 문제다. 마약류 중독자를 교단에 세워서는 안 된다는 데 이견은 없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도 백번 이해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정규교사는 임용 때 검사를 받는다. 그런데 기간제교사는 계약이 끝나 다시 임용될 때마다 결격사유 확인 절차를 반복한다. 올해부터 검사 결과 유효기간마저 4개월로 짧아지면서 부담은 더 커졌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문제를 짚었다. 같은 학교에서 계속 근무하는 계약제교원에게 계약을 연장할 때마다 마약류 검사 결과를 요구하는 건 고용형태만을 이유로 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교육부도 몰랐던 게 아니다. 반복검사 부담을 줄이려고 시행령 개정을 검토했다. 그러나 법제처 검토 과정에서 상위법인 교육공무원법에 막혔다. 교육부 설명대로라면 이제 국회가 법을 고쳐야 풀리는 문제다.

 

그래서 국회 교육위원들에게 물었다. 그러나 시원한 답은 듣지 못했다. 기간제교사들은 이미 지난해 국회 교육위원장실까지 찾아갔다. 법을 고쳐달라고 했다. 당시 위원장실에서도 교육부에 확인하고 교육위 간사실에 문제 해결 필요성을 전달했다.

 

그런데 법은 그대로다. 왜일까. ‘기간제교사’라서 그런 건 아닐까. 그들이 정규교사보다 조직력이 약하고, 정치권이 움직일 만큼 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집단이어서 그런 건 아닐까. 단정할 순 없다. 하지만 취재를 마치고도 이 질문을 떨치기 어려웠다.

 

국회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후반기 원구성 이후 처리해야 할 현안은 산더미다. 지방선거 이후 정치 일정까지 겹쳤다. 요즘 국회의원 업무가 ‘극한직업’에 가깝다는 말에도 일정 부분 공감한다.

 

그래도 국회의원은 법을 만드는 사람이다. 행정부가 “법 때문에 못 한다”고 하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이라고 했으며, 당사자들이 국회까지 찾아와 법을 고쳐달라고 했다. 이 정도면 국회가 답할 차례 아닌가.

 

기간제교사는 ‘잠깐 쓰는 사람’이 아니다.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정식으로 임용돼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담임을 맡고 수업을 하고 생활지도를 한다.

 

학생에들에겐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정규교사인지 기간제교사인지보다 ‘우리 선생님’이라는 사실이 먼저다. 그런 선생님에게 고용계약이 짧다는 이유로 몇 달마다 병원에 가서 ‘나는 마약 중독자가 아닙니다’를 다시 증명하라고 한다.

 

검사 한 번이 얼마나 힘드냐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검사 한 번의 수고가 아니다. 국가가 나를 어떤 사람으로 바라보고 있느냐의 문제다.

 

같은 교단에 서면서 누구는 최초 임용 때 한 번 증명하면 되고, 누구는 계약을 거듭할 때마다 자신의 ‘결백’을 다시 증명해야 한다면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그 마음으로 다시 교실에 들어간다.

 

아이들은 교사의 지식만 배우지 않는다. 표정과 말투, 자신감과 자존감까지 만난다. 국가와 학교로부터 충분히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선생님에게 아이들을 존중하며 미래세대를 길러달라고 요구하는 건 모순이다.

 

기간제교사의 반복 마약검사 문제는 거창한 교육개혁 의제도 아니다. 법 한 줄을 들여다보면 된다. 필요한 검사는 하되, 근무의 연속성이 인정되는 재임용까지 무조건 처음부터 다시 확인해야 하는지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면 된다.

 

그 일을 하라고 국민이 국회에 입법권을 맡겼다. 그런데 현장은 외치고, 인권위는 차별이라 하고, 교육부는 법을 고쳐야 한다는데 정작 법을 만드는 국회가 움직이지 않는다. 힘 있는 집단의 요구였다면 어땠을까.

 

다시 묻게 된다. 기간제교사는 덜 중요한 선생인가. 아니라면 이제 국회가 답해야 한다. 여의도를 향한 기간제교사들의 외침이 더는 메아리로만 돌아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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