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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Q] 마음검사, 위험학생 찾았나

162만명 검사, 관심군 6.9만명
자살위험군 1.6만명, 88% 연계
학생 자살 6년 새 64.9% 증가
‘발견→결과’ 연결통계 안 보여

 

「‘더에듀 Q’는 이미 나온 뉴스를 다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교육현상의 이면에서 다른 매체가 놓친 본질적인 질문을 발견하고, 팩트와 제도, 현장의 맥락을 따라가며 그 답을 찾아갑니다.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해 우리 교육이 정말 묻고 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독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지난해 전국 학교에서 학생 162만5605명이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관심군은 6만8921명, 자살위험군은 1만6080명이었다.

 

이처럼 국가는 매년 대규모로 학생의 마음건강을 선별하고 발견된 학생이 전문기관으로 얼마나 연계됐는지도 집계한다.

 

그렇다면 이 검사는 실제 가장 위험했던 학생을 얼마나 사전에 찾아냈을까.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답을 확인하기 어렵다.

 

자살위험군 줄고 자살 늘었다?

최근 공개된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학생 자살은 2020년 148명에서 2025년 244명으로 6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의 자살위험군은 1만9093명에서 1만6080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두 숫자를 곧바로 연결해 ‘검사가 위험학생을 놓쳤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흐름부터 단순하지 않다. 자살위험군은 2020년부터 1만9093명 → 1만8098명 → 1만9292명 → 2만237명 → 1만7667명 → 1만6080명으로 움직였다. 2023년까지 증가했다가 최근 2년 감소했다.

 

학생 자살은 같은 기간 148명 → 197명 → 194명 → 214명 → 221명 → 244명이었다. 양 끝점은 반대 방향이지만 6년 내내 서로 반대로 움직인 건 아니다.

 

더 중요한 차이는 모집단이다.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는 전체 학생을 매년 검사하지 않는다. 정기검사 대상은 초1·초4·중1·고1이다. 초등과 중·고교는 사용하는 검사도구와 평가방식에 차이가 있다. 중·고교에서는 학생 자기보고 방식의 검사도구를 사용하고 자살위험 학생을 별도로 선별한다.

 

반면 244명은 초·중·고 전체 학년의 자살 사망 학생이다. 지난해에는 초등학생 6명, 중학생 92명, 고등학생 146명이었다. 서로 다른 모집단과 측정방식의 숫자를 ‘검사 결과와 실제 결과’처럼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자살위험군’, 미래 자살 예측값 아냐

검사의 성격도 구분해야 한다.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는 진단검사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조기에 찾아 추가 확인과 지원으로 연결하기 위한 선별검사(screening test·선별검사)다.

 

‘자살위험군’ 역시 앞으로 자살할 학생을 예측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검사와 면담 등을 통해 위험이 확인된 학생을 추가적인 관리와 전문기관 지원으로 연결하기 위한 분류다.

 

2025년 운영 매뉴얼은 관심군을 우선관리군과 일반관리군으로 구분해 전문기관에 연계하고 학교 안에서도 지속 관리하도록 한다. 특히 자살위험 학생 등 긴급한 학생은 검사절차와 관계없이 확인 즉시 전문기관이나 병·의원에 의뢰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 검사의 성과를 단순히 ‘자살위험군 숫자가 늘었나 줄었나’만으로 판단하기도 어렵다.

 

 

88% 연계됐다…그 다음은?

지난해 자살위험군 1만6080명 가운데 1만4152명, 88.0%는 전문기관에 연계됐다. 관심군 전체로 넓히면 6만8921명 가운데 5만9358명, 86.1%가 전문기관에 연계돼 조치를 받았다.

 

높은 연계율은 발견 이후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조치가 상당 부분 이뤄졌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연계’가 곧 치료 완료나 지속관리, 회복을 뜻하지는 않는다. 운영 매뉴얼에서도 이미 전문기관에서 치료 중이거나 개별적으로 관리 중인 학생은 연계 실적으로 분류한다.

 

그래서 선별체계의 성과를 확인하려면 한 단계가 더 필요하다. 발견 → 연계 → 지속관리 → 결과가 어떻게 이어졌는가다. 특히 실제 자살 사망 학생 가운데 정서·행동특성검사 대상자는 몇 명이었는지, 검사에 참여했다면 일반군·관심군·자살위험군 가운데 어디에 속했는지, 전문기관에 연계됐는지를 연결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도 ‘한 번 검사’ 넘어선다

정부도 기존 체계를 보완하고 있다. 교육부는 현행 3년 주기로 실시하는 선별검사를 확대해 위기학생을 더 촘촘하게 발견하고, 학교를 거치지 않고 학생이 직접 신청하는 ‘마음EASY 셀프(self·자가) 검사’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전국 단위 실태조사와 학생 심리부검을 통해 마음건강 악화와 자살 원인을 파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청소년 심리부검은 이미 관계부처 협력 단계에 들어갔다.

 

교육부·보건복지부·성평등가족부·경찰청은 지난 3월 자살 사망자의 유족·지인 면담과 상담기록 등을 분석해 원인을 추정·검증하는 청소년 심리부검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 발표한 범정부 자살예방 대책에서도 정부는 위기학생 조기 발견뿐 아니라 상담·치료와 위기학생 지원, 자살 원인 분석 등으로 정책 범위를 넓혔다.

 

이는 기존 정기 선별검사만으로 학생의 위기를 모두 포착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하는 동시에, 발견 이후의 개입과 원인 분석까지 관리하려는 변화로 볼 수 있다.

 

162만명 검사, 성과 판단 기준은?

두 통계가 직접 비교되지 않는다고 해서 질문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국가는 지난해에만 162만명이 넘는 학생을 검사하고 관심군과 자살위험군, 전문기관 연계율까지 집계했다.

 

그렇다면 대규모 국가 선별체계를 계속 운영하는 이상 몇 명을 검사했고 몇 명을 위험군으로 분류했는지를 넘어 실제 보호가 가장 필요했던 학생을 얼마나 사전에 발견하고 지원했는지 평가할 지표도 필요하다.

 

현재 공개자료만으로는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가 실제 자살위험 학생을 얼마나 사전에 발견하고 보호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검사가 실패했다고 말할 근거도, 충분히 작동했다고 판단할 근거도 공개자료에서는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162만명을 검사했다. 이제 남는 질문은 ‘몇 명을 검사했나’가 아니라 ‘누구를 찾아냈고, 그 학생은 어떻게 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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