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여원동 기자 | 학교폭력(학폭) 사안 접수는 줄었는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는 오히려 늘고 있다. 왜일까.
2023학년도부터 2025학년도까지 전국 학교폭력 접수 건수는 6만1445건에서 5만6880건으로 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학폭위 심의 건수는 2만3579건에서 2만9405건으로 24.7% 증가했다.
가해학생 수도 3만7789명에서 4만7447명으로 25.6% 늘었다. 접수가 줄었다고 학폭 상황이 나아졌다고 판단하기도, 심의가 늘었다고 학폭이 그만큼 중대해졌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숫자다.
접수 줄었는데 심의는 늘어
학교폭력 접수는 2023학년도 6만1445건에서 2024학년도 5만8502건, 2025학년도 5만6880건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반면 학폭위 심의는 같은 기간 2만3579건→2만7835건→2만9405건으로 계속 증가했다.
2025학년도에는 전체 접수 사안의 51.7%가 학폭위 심의로 이어졌다. 학교장 자체해결은 2만7475건으로 48.3%였다. 2021학년도 64.8%였던 자체해결 비율이 5년 연속 하락해 처음 절반 아래로 내려갔다.
그렇다면, 학폭위로 가는 사건이 늘어난 건 학폭이 더 심각해졌기 때문일까. 심의 결과를 보면 그렇게만 설명하기도 어렵다.
학폭위 심의 결과 ‘학교폭력 아님’으로 판단된 비율은 2021학년도 10.6%에서 2023학년도 16.0%, 2024학년도 18.8%, 2025학년도 22.1%로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6497건이다.
경미해도 피해 측 원하면 학폭위로
‘학교폭력예방법’은 모든 접수 사안을 학폭위에서 심의하도록 하지는 않는다.
학교장이 자체해결하려면 ▲2주 이상의 신체·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고 ▲재산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 또는 복구 약속이 있으며 ▲폭력이 지속적이지 않고 ▲신고·진술 등에 대한 보복행위가 아닌 경우라는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학폭위 개최를 원하지 않아야 한다.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도 피해 측이 심의를 요구하면 학폭위 개최를 요청해야 한다.
따라서 심의 증가는 폭력의 중대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피해 측의 심의 요구, 학교장 자체해결 요건 충족 여부 등 신고 이후 처리 과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공개자료만으로는 각각의 요인이 심의 증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분리하기 어렵다.
2024년 달라진 제도도 변수
시기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2023년 발표한 학폭 근절 종합대책에 따라 2024학년도부터 학폭 사안조사는 교사 대신 학폭 전담조사관 중심으로 바뀌었다. 가해학생 조치의 학교생활기록부 보존과 대입 반영도 강화됐다.
공교롭게도 접수 감소와 심의 증가가 크게 엇갈리기 시작한 시기와 겹친다. 그러나 시기가 겹친다는 이유만으로 제도 변화가 심의를 증가시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의원도 접수 감소에도 심의와 가해학생이 증가한 현상을 두고 기존 대책이 처벌과 응보에 치우친 결과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이는 정책적 문제 제기로, 현재 공개된 숫자만으로 인과관계가 확인된 건 아니다.
분명한 건 2023학년도 이후 학교폭력 접수와 학폭위 심의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접수 사안의 절반 이상이 학폭위로 갔고, 그 심의 결과 5건 중 1건 이상은 ‘학교폭력 아님’으로 판단됐다.
접수되는 학폭은 줄어드는데 왜 공식 심의로 가는 사건은 늘고 있는가. 그 답을 확인하려면 접수·심의 건수를 넘어 학교장 자체해결에서 제외된 이유와 피해 측의 심의 요청이 얼마나 늘었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