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윤철순 기자 | 학교 급식실에서 장기간 일하다 폐암에 걸려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노동자들이 이번에는 민사소송에서 근무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받았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이미 산재 승인을 받았다’는 데 있지 않다. 업무와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급식노동자의 건강과 신체를 보호할 책임을 다했는지를 별도의 민사소송으로 물었고, 법원이 지자체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단독 정선희 판사는 8일 학교급식 조리사 강모씨 등 9명이 국가와 광주·전남·경북·부산 등 4개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광주광역시가 원고 4명에게, 전라남도와 부산광역시가 각각 2명에게, 경상북도가 1명에게 각각 1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국가를 상대로 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고 9명은 학교 급식실에서 최소 12년 이상 근무했으며 2022~2024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조리업무와 폐암 사이의 업무상 인과관계를 인정받아 산재 승인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1월 국가와 지자체가 급식노동자의 건강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아 폐암
더에듀 여원동 기자 | 한국 학생의 ‘읽는 힘’에 경고등이 켜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8일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25에서 한국 만 15세 학생의 읽기 평균점수는 501점이었다. 2022년 515점보다 크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수학은 527점에서 522점, 과학은 528점에서 526점으로 내려갔다. 세 영역 가운데 읽기 하락이 가장 두드러졌다. 순위만 보면 여전히 높다.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읽기 1~9위, 수학 1~2위, 과학 1~3위 수준이다. 세 영역 모두 OECD 평균을 웃돈다. 하지만 순위보다 눈여겨볼 숫자가 있다. 읽기에서 기초 성취수준인 2수준에 미치지 못한 학생은 2022년 14.7%에서 2025년 17.8%로 3.1%포인트 늘었다. 반대로 높은 수준의 글을 이해하고 사실과 의견 등을 구분할 수 있는 5수준 이상 학생은 13.3%에서 10.3%로 3.0%포인트 줄었다. 남녀 격차도 크다. 여학생은 515점, 남학생은 487점이었다. 28점 차이다. 그렇다고 PISA 한 번의 결과를 놓고 ‘한국 학생의 문해력이 붕괴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읽기 하락은 한국만의 현상도 아니다. OECD 회원국의 읽기 평균은
더에듀 전영진 기자 | 55년간 이어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방식에 대한 교육계의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국민에게 관련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준 시간이 단 4일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사단법인 ‘좋은교사운동’이 교육부와 법제처 등에 관련 정보공개를 청구, 확보·공개한 ‘관계 기관 의견회신기간 및 입법예고기간 단축사유서·확인서’를 분석한 결과 실제 교육부는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단 4일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한 이유로 정부는 ‘긴급한 사정’을 들었다. 그런데 정부가 작성한 문서를 들여다보면 뭐가 그리 급했는지가 드러난다. 여기엔 “법률 개정안을 예산안과 함께 ‘26. 9. 3.(목)까지 국회에 제출하여야 하는 점 등을 고려”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이는 국민 의견을 충분히 듣기 어려울 만큼 갑작스러운 외부 상황이 발생했다는 설명이 아니다. 정부가 정한 국회 제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입법예고기간을 줄였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좋은교사운동은 확보한 자료를 공개하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했다. <더에듀>가 해당 정부 문서를 직접 확인한 결과도, 이번
더에듀 여원동 기자 | 정부가 공공기관 109곳을 줄이겠다고 나섰다. 기능이 겹치거나 조직을 따로 둘 필요가 적은 곳을 합쳐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부 안을 들여다보면 다른 풍경이 보인다. 법에 따라 만들어 놓고 위원조차 구성하지 않거나 1년 내내 회의 한 번 열지 않은 위원회가 적지 않다. 4일 더에듀가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교육부의 ‘교육부 소속 위원회 운영현황’을 분석한 결과, 교육부 소속 위원회는 모두 34개다. 인적자원개발기본법부터 유아교육법, 고등교육법 시행령,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등에 근거를 둔 법정기구들이다. 문제는 실제 운영이다. 지난해 34개 위원회 가운데 16개인 47.1%는 본회의와 분과회의를 합쳐 대면회의를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이 가운데 국가인적자원위원회, 유아교육보육위원회, 고등교육재정지원위원회, 교육시설정책위원회, 학교안전사고예방위원회 등 10개는 서면회의조차 없었다. 6개 위원회는 위원도 구성돼 있지 않았다. 한 해만의 문제도 아니다. 2023년부터 올 8월까지 대면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은 위원회는 9개다. 국가인적자원위원회와 유아교육보육위원회는 각각
더에듀 전영진 기자 | 2027학년도 의대 지원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다. 정부가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490명을 처음 뽑는다.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이 대상이다. 진료권 단위 359명, 광역권 단위 131명이다. 차의과학대 의전원은 지난달 접수를 마쳤고 나머지 31개 의대는 오는 7일부터 수시모집에 들어간다.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해당 지역의 중·고교를 입학부터 졸업까지 다니고 재학기간 동안 해당 진료권 또는 광역권에 거주하는 등 대학별 모집요강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부모 거주지는 지원요건이 아니다. 검정고시 출신은 지원할 수 없다. 특히, 대학과 모집유형에 따라 지원 가능한 지역이 달라 반드시 모집요강을 확인해야 한다. 합격하면 국가와 지방정부가 정규 교육과정의 등록금과 교재비·실습비, 기숙사비 등을 지원한다. 일반 의대생과 교육과정과 학위는 같지만 졸업 후가 다르다.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10년 의무복무를 조건으로 한 의사면허를 받는다. 10년은 면허 취득일부터 자동 계산되는 게 아니라 의무복무지역에서 실제 근무를 시작한 때부터 계산한다. 특정 병원 한 곳에서 10년을 근무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복지부가 공표하는
더에듀 윤철순 기자 | 학교폭력(학폭) 사안이 생기면 신고와 조사,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심의와 처분으로 이어지는 게 익숙한 경로다. 그런데 서울 북부지역에서는 올해 약 70건의 학폭 사안이 학생 간 대화와 관계조정을 거쳐 학교장 자체해결이나 학폭심의위 심의 취소로 마무리됐다. 단순 신청 건수가 아니다. 서울시북부교육지원청(북부교육청) 관계조정 지원단이 실제 개입해 보호자와 학생들을 만나고 조정을 진행한 뒤 종결된 사안이다. 그렇다고 관계조정이 모든 학교폭력에서 작동한 건 아니다. <더에듀>가 3일 북부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3~7월 관계조정 지원단이 실제 개입했지만 결국 학폭심의위까지 간 사례도 약 8건 있었다. 지원단이 처음 보호자에게 참여 의사를 물었을 때 관계조정 자체를 거부한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70건과 8건을 놓고 단순히 ‘관계조정 성공률’을 계산할 수는 없다. 전체 제안 건수와 참여 동의 건수, 실제 착수 건수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해·가해 측 모두 동의해야 시작 관계조정은 강제로 진행되지 않는다. 학폭 사안이 발생하면 관계조정 지원단이 피해·가해 관련 학생 측 보호자에게 먼저 참여 의사를 묻는다. 어느 한쪽이라도 원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정부가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첫 주자로 부산대·전남대·충남대를 선택했다. 돈도 적지 않다. 올해 세 대학에는 성장엔진 브랜드 단과대학, 인공지능(AI) 거점대학, 공유대학 사업을 묶어 학교당 약 700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내년부터는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 사업까지 더해 연간 약 800억원으로 늘어난다. 2030년까지 다른 거점국립대보다 대학당 약 4000억원을 더 받는 셈이다. 정부가 큰돈을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역에서도 서울대에 버금가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지역의 우수학생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생과 학부모에게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부산대·전남대·충남대가 선정됐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 대학에 진학하면 실제 뭐가 달라지느냐다. 부산·전남·충남대에 5년 집중투자…세 대학은 뭘 바꾸나 교육부는 지난 1일 부산대·전남대·충남대를 ‘거점국립대 성장엔진·AI 패키지 지원대학’으로 선정했다. 단순히 대학 운영비를 더 주는 사업은 아니다. 지역 전략산업과 연결된 브랜드 단과대학과 융합연구원을 만들고 AI 교육을 확대한다. 지역의 다른 대학들과 교육·연구 시설도 공유한다. 세 대학의 방향
더에듀 윤철순 기자 |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는 학부모의 반복적인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에 시달리는 초등교사가 등장한다. 교사를 지켜줄 현실적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학교 모습도 그려진다. 드라마 속 얘기만은 아니다. 지난해 정년을 기다리지 않고 학교를 떠난 국·공립 초등학교 교사는 2834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교직 경력 10년 이내 교사는 406명, 5년 이내는 249명이었다. 1년 이내 학교를 떠난 교사도 16명이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아 1일 더에듀에 제공한 ‘최근 5년간 시도별 초등학교 중도퇴직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최근 5년간 학교를 떠난 초등교사는 모두 1만 6362명이다. 2021년 2743명에서 2022년 3006명, 2023년 3753명, 2024년 4026명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834명으로 전년보다 29.6% 감소했다. 중도퇴직률도 2024년 2.23%에서 지난해 1.58%로 낮아졌다. 전체 퇴직자가 줄었다는 점에서 단순히 ‘초등교사들이 갈수록 더 많이 학교를 떠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저연차 교사의 이탈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해 중도퇴직한 초등교사 가
더에듀 윤철순 기자 | 학교폭력과 교육활동 침해를 막기 위한 법과 제재는 계속 강화됐다. 학교폭력(학폭) 가해학생 조치는 학교생활기록부에 남는다. 올해 대입부터는 대학이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반드시 반영한다. 교육활동을 침해한 학생과 보호자에 대한 조치도 강화됐다. 그런데 학교의 갈등은 줄었을까. 교원·학부모·회복적정의 관련 12개 단체가 구성한 ‘교육공동체 신뢰회복 국민운동’이 지난 25일 연 1차 토론회에서 이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학교 문제를 법과 처벌 중심으로 해결해 온 이른바 ‘엄벌주의’가 오히려 교육공동체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갈등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는 한발 더 나아간 문제제기도 나왔다. 송인수 교육의봄 공동대표는 엄벌주의가 학교폭력을 효과적으로 줄였다면 배격할 이유가 없고, 그렇지 않았다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데이터로 확인할 문제”라고 짚었다. 그렇다면 실제 데이터는 무엇을 말할까. <더에듀>가 학폭과 교육활동 침해 관련 공식자료를 다시 확인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하지 않다. 학폭 피해응답률은 한때 크게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상승했다. 교육활동 침해 심의 건수도 2023년 크게 증가했다가 지난해 감소했지만 2
더에듀 여원동 기자 | ‘수능 절대평가’, ‘서·논술형 평가’, ‘내신 평가방식 변화’….최근 대학입시를 둘러싸고 큰 변화 가능성이 잇따라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 학생과 학부모가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하나다. “아직 확정된 대입제도 개편안은 없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지난 14일부터 진행한 ‘국민과 함께 그리는 미래 대입제도’ 대국민 온라인 집중 의견수렴이 28일 2주간의 집중운영 기간을 마친다. 그러나 대입개편 논의가 끝나는 것도, 새로운 제도가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국교위는 28일 이후에도 국민의견플랫폼을 통한 의견 제안은 계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제 대입개편 논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2주 집중 의견수렴 마감…그러나 ‘의견수렴 종료’는 아니다 국교위는 8월 들어 미래 대입제도에 대한 의견수렴을 본격화했다. 11일 인천을 시작으로 20일 전남광주, 26일 대구에서 학생·학부모·교원 등이 참여하는 현장토론회를 열었다. 온라인에서는 지난 14일부터 28일까지 ‘국민과 함께 그리는 미래 대입제도’를 주제로 집중 의견수렴을 진행했다. 국교위가 국민에게 던진 핵심 질문은 두 가지였다. 10년 후에도 현재의 대입제도를 유지해도 되는지,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