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의도 : AI가 인간 대신 답하고 생각하며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산업화 시대에 만든 문법 위에 서 있다. 교육은 다시 거대한 갈림길이다. 미래 세대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더에듀는 10회에 걸쳐 학교의 뿌리부터 AI 시대 교육의 미래까지 추적한다. 그 선택이 대한민국의 다음 100년을 결정한다. /편집자 주] [더에듀 윤철순 기자] 교사가 수학 문제 하나를 설명한다. 서른 명의 학생이 듣는다. 누군가는 이미 문제의 답을 알고 있다. 누군가는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했다. 몇몇은 앞 단원부터 막혀 있다. 수업은 계속된다. 교사는 중간중간 질문한다. 교실을 둘러보며 속도를 조절한다. 그래도 모든 아이에게 맞출 순 없다. 이는 학교가 오랫동안 안고 있던 숙제다. 그런데 이 교실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들어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 아이에겐 힌트를 준다. 다른 아이에겐 문제를 다시 설명한다. 이미 이해한 아이에겐 더 어려운 문제를 낸다. 학생이 계속 틀리면 난이도를 낮추고, 이해했다고 판단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교과서는 하나지만, 수업은 서른 개가 될 수 있다. 답하던 AI가 가르치기 시작했다 생성형 AI가 처음 학교를 흔든 건
[더에듀 강유정 기자] 인공지능(AI)은 빠르다. 몇 달 전까지 최신이던 기술이 금세 옛것이 된다. 그러나 교과서는 다르다. 교육과정에 따라 내용을 만들고 검토와 심의를 거친다. 학교에 들어간 뒤엔 일정 기간 학생들이 배울 지식의 기준이 된다. 그런데 그 교과서로 AI를 가르쳐야 한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을 상대적으로 느리게 바뀌는 교과서에 어떻게 담을까. 2028년 AI 교과 인정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학교가 풀어야 할 숙제다. 16개 AI 과목, 교사가 만든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초·중·고교 AI 관련 16개 과목의 교과서와 교육자료 개발에 들어갔다. 초등학교 6개, 중학교 2개, 고등학교 8개 과목이다. 현장 교사가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시·도교육청, 대학 등이 협력한다. 2027년 시범 적용과 인정 심의를 거쳐 2028년 3월 학교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AI 디지털교과서’와는 다르다. AI 디지털교과서가 AI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기존 교과의 학습을 돕는다면, 이번 교과서는 AI 자체를 배운다. AI의 개념과 원리, 활용 등을 교육과정에 따라 가르치는 교과서다. 교육부는 AI 중점학교도 올해 1141개교에서 2027년
[기획 의도 : AI가 인간 대신 답하고 생각하며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산업화 시대에 만든 문법 위에 서 있다. 교육은 다시 거대한 갈림길이다. 미래 세대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더에듀는 10회에 걸쳐 학교의 뿌리부터 AI 시대 교육의 미래까지 추적한다. 그 선택이 대한민국의 다음 100년을 결정한다. /편집자 주] 더에듀 윤철순 기자 | 학생에게 보고서 과제가 주어졌다.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찾는다. 여러 자료를 비교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뒤 글로 제출해야 한다. 과거에는 적어도 며칠이 걸릴 일이었다. 이제 학생은 인공지능(AI)에게 주제를 입력한다. 개요를 만들고 자료를 정리해 달라고 한다.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쓰게 한다. 몇 분 뒤 제법 그럴듯한 보고서가 완성된다. 교사는 제출된 글을 읽는다. 논리적이다. 문장도 매끄럽다. 요구한 형식까지 갖췄다. 그런데 점수를 매기려는 순간 문제가 생긴다. 이 글을 쓴 학생은 정말 그 내용을 이해하고 있을까. 자료를 비교하고 결론을 내린 건 학생일까, AI일까. 교사는 지금 누구의 능력을 평가하고 있는 것일까. 답안은 완성됐지만, 그 답안이 학생의 실력을 증명하지 못하는 시대가 시작됐
[기획 의도 : AI가 인간 대신 답하고 생각하며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산업화 시대에 만든 문법 위에 서 있다. 교육은 다시 거대한 갈림길이다. 미래 세대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더에듀는 10회에 걸쳐 학교의 뿌리부터 AI 시대 교육의 미래까지 추적한다. 그 선택이 대한민국의 다음 100년을 결정한다. /편집자 주] 더에듀 윤철순 기자 | 중학교 1학년 교실에 서른 명의 아이가 앉아 있다. 나이는 비슷하다. 교과서도 같다. 수학시간 45분 동안 같은 단원을 배운다. 교사가 설명하면 함께 듣는다. 문제가 주어지면 같은 시간에 풀고, 종이 울리면 다음 수업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아이들의 머릿속까지 같지는 않다. 누군가는 교사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답을 안다. 누군가는 방금 설명한 개념부터 이해하지 못했다. 어떤 아이는 수학은 빠르지만 글쓰기가 어렵다. 다른 아이는 책을 좋아하지만 숫자 앞에서 자꾸 멈춘다. 관심사도 다르다. 배우는 속도도 다르다. 그런데 학교에 들어오는 순간 아이들에게 하나의 공통점이 생긴다.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같은 학년이 되고, 같은 교실에 앉아, 대체로 같은 교육과정을 같은 속도로 배운다. 너무 익
[기획 의도 : AI가 인간 대신 답하고 생각하며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산업화 시대에 만든 문법 위에 서 있다. 교육은 다시 거대한 갈림길이다. 미래 세대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더에듀는 10회에 걸쳐 학교의 뿌리부터 AI 시대 교육의 미래까지 추적한다. 그 선택이 대한민국의 다음 100년을 결정한다. /편집자 주] 더에듀 윤철순 기자 | 지난 8일 방송된 MBC ‘PD수첩’에는 낯선 장면이 등장했다. 인공지능(AI)이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의 답을 순식간에 찾아낸다. 인간에게는 오랫동안 배우고 수없이 문제를 풀어야 가능했던 일이 기계에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다는 현실이다. 방송은 여기서 수능을 물었다. ‘정답을 고르는 능력을 AI가 너무 쉽게 수행하는 시대에도 지금과 같은 시험은 유효한가.’ 하지만 질문을 교실 안으로 한 걸음 옮기면 또 다른 사람이 보인다. 교사다. 학생이 모르는 걸 설명한다. 문제를 낸다. 답을 확인한다. 틀린 곳을 고쳐준다. 다음에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오랫동안 가르치는 사람의 중요한 역할이었다. 그런데 이제 AI도 한다. 학생은 모르는 개념을 AI에게 물을 수 있다. 이해하지 못하면 다시 설명해
더에듀 | 1875년, 프랑스의 시인이자 극작가 앙리 드 보르니에(Henri de Bornier)는 그의 희곡 《롤랑의 딸(La Fille de Roland)》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명대사를 남겼다. “모든 사람에게는 두 개의 국가가 있다. 자신의 나라, 그리고 프랑스.”(Tout homme a deux pays : le sien et puis la France.) 자국이 곧 세계 지성과 예술의 중심이라는 자긍심 넘치는 이 한 문장은 오랫동안 프랑스가 자랑해 온 문화적 영향력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를 반영하듯 자국 콘텐츠와 언어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 통상 협정에서도 ‘문화적 예외(Exception culturelle)’를 강조하고, 축구 경기마저 ‘아트 사커(Art Soccer)’라 부르며 예술의 칭호를 붙이는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 한마디로 예술에 살고 예술에 죽는 나라가 프랑스인 것이다. 그런 예술의 본고장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문화계에서 최근 주목받는 표현 가운데 하나가 바로 ‘Hallyuwood’이다. 이는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뜻하는 ‘한류(Hallyu)’와 세계적인 영화산업의 대명사인 ‘할리우드(Hollywood)’를 결합한 표현
「AI가 인간 대신 답하고 생각하며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산업화 시대에 만든 문법 위에 서 있다. 교육은 다시 거대한 갈림길이다. 미래 세대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더에듀>는 10회에 걸쳐 학교의 뿌리부터 AI 시대 교육의 미래까지 추적한다. 그 선택이 대한민국의 다음 100년을 결정한다. /편집자 주」 더에듀 윤철순 기자 | 튀르키예의 한 고등학교 수학 교실. 학생들에게 문제가 주어졌다. 일부 학생 곁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있었다.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답을 내놨다. 막히는 부분을 물을 수도 있었다. AI의 도움을 받은 학생들은 문제를 더 잘 풀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예상했던 결과다. 그런데 연구진이 AI를 치우고 다시 시험을 보게 했다. 결과가 뒤집혔다. 일반적인 GPT-4를 학습 보조 도구로 사용했던 학생들은 처음부터 AI 없이 공부했던 학생들보다 시험 성적이 17% 낮았다. 이상한 일이다. AI와 함께 있을 때는 더 잘 풀었는데, AI가 사라지자 오히려 못 풀었다. 그렇다면 앞서 문제를 잘 풀었던 건 누구의 실력이었을까. 학생이 배운 것일까. AI가 대신 해낸 것일까. 문제를 풀었다고 배운 건 아니었다 경제협력
더에듀 여원동 기자 | 한국 학생의 ‘읽는 힘’에 경고등이 켜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8일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25에서 한국 만 15세 학생의 읽기 평균점수는 501점이었다. 2022년 515점보다 크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수학은 527점에서 522점, 과학은 528점에서 526점으로 내려갔다. 세 영역 가운데 읽기 하락이 가장 두드러졌다. 순위만 보면 여전히 높다.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읽기 1~9위, 수학 1~2위, 과학 1~3위 수준이다. 세 영역 모두 OECD 평균을 웃돈다. 하지만 순위보다 눈여겨볼 숫자가 있다. 읽기에서 기초 성취수준인 2수준에 미치지 못한 학생은 2022년 14.7%에서 2025년 17.8%로 3.1%포인트 늘었다. 반대로 높은 수준의 글을 이해하고 사실과 의견 등을 구분할 수 있는 5수준 이상 학생은 13.3%에서 10.3%로 3.0%포인트 줄었다. 남녀 격차도 크다. 여학생은 515점, 남학생은 487점이었다. 28점 차이다. 그렇다고 PISA 한 번의 결과를 놓고 ‘한국 학생의 문해력이 붕괴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읽기 하락은 한국만의 현상도 아니다. OECD 회원국의 읽기 평균은
「AI가 인간 대신 답하고 생각하며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산업화 시대에 만든 문법 위에 서 있다. 교육은 다시 거대한 갈림길이다. 미래 세대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더에듀>는 10회에 걸쳐 학교의 뿌리부터 AI 시대 교육의 미래까지 추적한다. 그 선택이 대한민국의 다음 100년을 결정한다. /편집자 주」 더에듀 윤철순 기자 | 약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누군가 손바닥만 한 진흙 덩어리를 펼쳐놓는다. 아직 마르지 않은 진흙 위에 갈대 끝을 누른다. 하나, 둘. 작은 흔적들이 남는다. 보리가 얼마나 들어왔는지, 물품을 얼마나 내주었는지 기록한다. 오늘날의 눈으로 보면 볼품없는 점토판이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에서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기억이 사람의 머리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말(言)은 입을 떠나는 순간 사라진다. 기억도 사람과 함께 사라진다. 하지만 기록은 달랐다. 사람이 떠나도 남았다. 오늘 있었던 일을 내일의 사람이 알 수 있었고, 한 사람의 기억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도 있었다. 인간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자신의 수명보다 오래 남길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겼다. 기록을 남길 수 있
「AI 시대, 교육은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지켜야 할까. 기술 활용에 앞서 교육의 본질부터 다시 물을 필요가 있다. 총 6회에 걸쳐 교육학과 교육정책의 관점에서 AI 시대 교육 담론을 성찰하고,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더에듀 | AI라는 거대한 축적 앞에서 AI는 지식을 없애지 않았다. 지식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꾸었다. 같은 AI를 사용해도 결과가 다른 이유는 인간에게 이미 축적된 지식과 전문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AI에 무엇을 맡길 것인가만 배우는 일이 아니다. 스스로 배우고 판단할 힘을 기르는 일이다. 인간다움 역시 AI가 하지 못하는 기능의 잔여물로 정의될 수 없다. 질문도 답보다 우월한 새로운 교육가치가 아니라 지식과 탐구, 검증과 함께 작동하는 인간 학습의 한 과정이다. 그렇다면 이제 마지막 질문이 남는다. AI 시대 교육은 인간에게 무엇을 축적해야 하는가. 생각해 보면 생성형 AI 자체가 거대한 축적의 결과다. 인간이 오랫동안 만들어 온 언어와 지식, 과학과 문화, 기록과 경험이 축적되어 있었기에 오늘의 AI도 가능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인류가 만든 가장 강력한 축적의 기술이 등장한 순간, 인간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