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정은수 객원기자 | 미국 교사들의 사기가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특히 과밀 학급, 과도한 업무량, 학부모 민원 등이 문제로 제기됐다.
미국의 교육 전문지 주간 교육(Education Week)은 4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교직 현황 조사(State of Teaching)’ 결과를 발표했다.
사기 소폭 하락, 재작년보다는 그래도 높아
발표에 따르면 교사 사기 지표는 지난해 +18에서 올해 +13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2024년의 -13보다는 높았다. 교사 사기 지표는 교사의 업무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을 측정하는 지표로 -100에서 +100까지를 범위로 하고 있다.
사기가 낮은 이유에 대해 매사추세츠주의 한 교사는 “유권자들이 예산 증가를 가져올 정책에 반대해 감원이 불가피했고 학급 당 학생 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미네소타주의 한 고교 사회 교사는 “최근 수업 중 정치적 토론에 개입한 것이 화근이 돼 학생들은 문제가 없는 토의 진행이라고 느꼈는데도 한 학부모에 이어 지역사회 인사들까지 문제를 제기해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기가 떨어졌다”고 했다.
그래도 미래 전망은 희망적이었다. 내년에 사기가 올해와 같거나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85%였다. 내년 사기에 대한 기대치도 중간이나 높을 것이라는 응답이 83%였다.
보상보다는 업무 부담 영향 커
지역별 사기를 살폈을 때, 보수와 사기는 큰 연관은 없었다. 사기가 가장 낮은 지역보다 사기가 높은 지역이 낮은 연봉을 받고 있었다. 평균 연봉보다 낮은 연봉을 받는 교사의 사기는 +16이었고, 높은 연봉을 받는 교사의 사기는 +8이었다.
다만, 타 직군과 비교해 좋은 보상을 받는 것은 사기에 긍정적이었다. 교사 중 보수나 복지가 가족이나 친구보다 높은 사람들은 사기가 높았다.
한 미시간주 초임 초등 교사는 “대학교를 5년 다니고 2개의 학사 학위를 취득해 주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주는 교육청에 있는데도 월세를 낼 수가 없다”며 “같은 시기에 졸업한 친구들은 두 배의 초임 연봉을 받는 것을 볼 때 좌절과 질투를 느낀다”고 했다.
또한, 연간 평균 4500달러(약 660만원)를 교직 외 수입으로 벌어들이고 있어 부수입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가장 큰 차이는 근무 일정에 관한 인식 차이에서 나타났다. 근무 일정이 주변보다 좋다고 느낀 집단과 좋지 않다고 느낀 집단의 점수 차이는 36점이었다. 보수는 10점, 복지는 15점이었다.
특히, 보수 인상 외에 사기 진작에 가장 도움이 될 조치에 대해 “수업 준비 시간 확보”가 54%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어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정책과 관리자의 태도 변화(53%), 학급 규모(51%), 주 4일 근무(42%), 정신건강 병가 허용(37%) 순이었다.
특히 주 4일 근무는 세대 간 경향이 뚜렷했다. 1997~2012년생인 Z세대는 53%, 1981~1996년생인 밀레니얼은 46%, X세대는 40%, 베이이붐 세대는 31%였다.
불필요한 회의, 연수 대신 수업 준비에 전념 원해
가장 인기 있는 사기 진작책은 일과 중 수업 준비 시간 확보였다. 특히, 단순히 공식적인 시간 확보 외에도 각종 회의나 교내 연수를 줄여달라는 내용이기 때문에 보수 인상이나 학급 규모 축소보다는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이었다.
이런 의견은 젊은 세대일수록 강했다. Z세대는 65%가 수업 준비 시간 확보를 꼽았다. 이어 밀레니얼(58%), X세대(51%), 베이버붐 세대(41%) 순이었다.
미시시피의 한 Z세대 고교 과학 교사는 교육청의 회의가 교사를 평가절하하는 불필요한 회의라고 했다. 그는 “최근에 교육청에서 80%의 수업 준비 시간을 각종 회의로 채우도록 했다”면서 “교직을 그만둔다면 이것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학급 규모, 작을수록 좋지만, 19명 적정
교직 사회가 오랫동안 바라는 사기 진작책인 학급 규모 축소에 관해 구체적으로 이상적인 규모를 물었을 때 교사들은 평균 19명이라고 응답했다. 현재 응답자들이 실제 근무하는 평균 규모인 25명보다 평균 24% 적은 학급이다.
실제로 작은 학급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사기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기도 했다. 10명 이하의 학급에서 근무하는 교사는 +30, 11~20명 학급은 +20, 21~30명 학급은 +8, 31명 이상 학급은 +5였다.
문제행동 심화에는 학부모 개입도 한몫
사기 진작 방법에서 두 번째에 오른 것은 생활지도였다. 학생 생활지도는 지속해서 상위권에 오르는 문제이다. 이는 단순히 사기 진작책만이 아니었다. 교사 중 64%가 지난해보다 문제행동이 심해졌다고 응답했고, 많이 심해졌다는 응답만도 35%였다. 특히, 초등에서는 무려 76%가 그렇다고 했다. 중학교(61%), 고교(54%)로 올라갈수록 행동 문제는 덜했다.
어떻게 하면 학생 생활지도가 더 잘 되겠냐는 질문에는 다시 학급 규모 축소가 1위(63%)로 나왔다.
이어 학부모 문제가 언급됐다. 교사들은 학부모가 자녀들에게 학교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가르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58%)’ 또는 ‘학생이 잘못했을 때 조치를 경감시키려고 학부모가 개입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54%)’를 2위와 3위로 뽑았다.
교사들은 학교에서 문제행동에 대해 조치하려고 하면 학부모들이 막으려고 한다고 했다. 학부모 민원으로 병가를 낸 시카고의 한 교사는 “우리는 문제행동을 교정하기 위한 지원을 원할 뿐인데 마치 자기 자녀를 비난하는 듯 반응한다”고 했다.
학부모 문제에 이어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이용 감소(53%), 퇴학·정학 등 더 강한 처벌(50%), 관리자의 적극적 지원(47%), 문제 학생 별도 학교나 교실에서 관리(44%), 신체 활동 기회 증가(44%), 학생의 정신건강 전문가 접근권 확대(39%), 공정한 규칙의 공정한 적용(33%), 사회정서 학습(31%) 등이 뒤를 이었다.
36%는 퇴직, 49%는 타 직종 고려
미국 교사들은 향후 10년 이내에 취할 직업 선택의 변화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36%가 ‘퇴직’을 꼽아 교직 이탈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2%는 다른 학교나 교육청으로의 이직을 꼽았고, 고등교육 또는 성인 교육으로 전직이 17%였다. 퇴직 전 교직 외 직종으로 전직 의사를 보인 교사는 평균 49%나 됐다.
교사에 대한 미국 사회 전체의 시선은 0~10점 척도(0점 매우 부정적, 10점 매우 긍정적)에서 평균 3.8점으로 평가했다. 반면, 지역 사회의 시선에 대한 평가는 이보다 후한 5.7점이었다.
베이비붐 세대 퇴장, Z세대 대거 유입
이번 조사에서는 특별히 세대별 반응을 조사하면서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퇴직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는 Z세대 교사들의 특성을 살폈다. 주간 교육지는 이들이 교육, 인종, 언어 배경이 더 다양하고 기기 사용, 정신건강, 학생 참여에서 다른 접근을 보인다고 했다.
메간 부스 테네시주 녹스 카운티 교육구 인사과장은 “우리 세대와 앞선 세대는 주어진 기대치에 맞췄는데 요즘 세대는 주어진 조건에 덜 얽매인다”고 했다. 특히 “자신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것에 목소리를 높일 줄 알고, 요구하는 것이 제공되지 않으면 충성심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조직이 아닌 자신을 지원하는 지도자에게 충성심을 보인다”고 했다.
그는 또 젊은 교사들이 학생과 교직원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교실 내 에듀테크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점은 지난해에서는 기존 교사들보다 낮은 사기를 보였던 Z세대 교사들이 이번 조사에서는 나이 많은 세대보다 더 높은 사기를 보인다는 점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 대안 교원양성 기업인 ‘내일의 교사’의 히스 모리슨 대표는 “경제에 불확정성이 만연할 때 사람들은 교사가 되는 것을 고려한다”면서 “AI가 다양한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지만, 교직은 AI에 교체될 염려가 적은 안정적인 직장으로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결과를 보면 Z세대는 주 4일 근무와 일과 내 수업 준비 등 더 유연한 근무 구조를 선호해 이들의 고용 유지를 위해서는 유연성, 경력 개발, 안전과 의미 등을 우선하는 직업 선택의 경향을 보이는 세대의 특성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드러났다.
Z세대는 환경적 요인으로 안정성을 위해 교직 진입을 쉽게 생각한 만큼 불안정한 직업 환경 때문에 교직 이탈도 쉽게 생각했다. Z세대 교사 60%는 저경력에도 불구하고 다른 직종 전환을 고려하고 있었다.
이들은 또 정신건강에 관한 인식이 높아서인지 개인적인 삶과 직장 생활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일과 중 충분히 수업 준비를 할 시간이 있어야 집에 가서 일을 하지 않고 번아웃이 안 올 수 있다는 인식이다.
이런 인식을 반영해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 만한 대책에서 Z세대 교사들은 65%가 더 많은 일과 중 수업 준비 시간과 60%가 정신건강을 위한 병가를 선택했다.
한편, 이번 ‘2026년도 교직 현황 조사’는 미국 전역의 교사 580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11월 온라인으로 시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