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 강삼영 전 강원교육청 기획조정관이 지난 25일 강원일보에 게재한 ‘학력 정책,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라는 기고문을 읽고 학부모로서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동안 이전 민병희 강원교육감 체제에서 대변인, 교원정책과장, 기획조정관 등 주요 보직을 지내며 강원교육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인사가, 현 교육 당국의 학력 정책을 비판하며 ‘방향’을 말하는 모습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강원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전국 최하위권이라는 현실은 하루아침에 생긴 일이 아니다. 기초학력을 쌓고 끌어올리는 일은 장기간의 계획과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
민 전 교육감 아래에서 강 씨를 포함한 일부 교육청 핵심 인사들은 학력 신장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 마련보다는 보여주기식 정책에 집중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상황을 초래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숨요일’ 등 파격적인 정책과, 2012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중간·기말고사 폐지 정책 등 반(反)학력적 흐름이 이어져 온 결과이다.
많은 학부모는 그들이 ‘개별 맞춤형 교육’이란 명분 아래 시행한 정책들은 실제로 학력 향상에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했음을 체감했다. 민 전 교육감은 전교조의 요구로 초등학교 중간·기말고사를 폐지했으나 이를 대체할 만한 체계적인 평가 시스템은 오래도록 마련하지 않았다.

신경호 현 교육감이 임기 시작과 동시에 추진한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는 이러한 공백기를 딛고 기초학력을 다시 세우기 위한 첫 시도이다. 2025년 4월 기준으로 초·중학교 참여율은 96.65%에 이르며, 학부모의 81%, 교사의 74%가 학생 진단을 위한 평가 도구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 씨는 이 평가가 백분위 위치 산출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서열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진단과 평가를 기반으로 한 학습 지원 시도 자체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견해이다.
특히 그는 과거 교육청 요직에 있을 당시, 수시 전형 전략을 마련하지 않았다. 결국 강원 학생들은 지역 대학에 수시 1차 합격하고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대거 탈락해 왔다. 많은 학부모는 몇천 명의 아이들이 잃었던 기회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교사의 전문성 강화나 수업·평가 혁신, 실효성 있는 학습 전략 수립 같은 과제에 적극 나서지 않았던 게 강 씨이다.
진정으로 학생들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과거 정책에 대한 성찰이 먼저 있어야 한다. 그 반성 없이 이루어지는 비판은 학부모들에게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합리적일 것이다.
수능을 포함한 학력 수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의 누적된 학습 결과이다. 지금 아이들의 실력을 최근 몇 년의 결과로만 해석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왜곡이다.
그래서 현재의 교육정책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우리는 기다려야 한다. 교육은 이념이나 진영에 따라 달라질 수 없다. 오로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진정을 담은 교육이 이뤄지기를 학부모들은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