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 미래 인재의 조건으로 창의력, 문제해결력, 협업능력, 자기주도성 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더해 지속가능발전은 전세계 국가의 과업이 되고 있다. 즉 기술과 가치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인류의 지속가능성이 담겨 있다. 이를 담기 위해 초중등 교육계에서는 창업교육이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더에듀>는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서 창업교육을 통해 미래 인재를 기르고 있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창업이라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의대 진학에 몰두하는 대한민국의 왜곡된 진로교육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
“우리 제품을 살 고객은 누구일까?”
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 낯선 질문이 던져지자, 아이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나 이내 손을 든 한 학생이 말했다.
“건망증이 심한 친구요! 저희가 이름표 다는 것을 자꾸 까먹거든요.”
그 말에 교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물었다.
“그 친구는 어떤 성격일까? 언제, 왜 그걸 사고 싶을까?”
이날 수업의 주제는 ‘페르소나 만들기’였다.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전, ‘누가 내 고객인가’를 탐색하는 단계이다. 숫자나 나이 대신, 상상 속의 한 사람을 구체적으로 그려내는 작업. 초등학생들에게는 낯설지만, 생각보다 흥미로운 과정이었다.
아이들의 상상 속 ‘가상의 고객’이 태어나다
교사는 칠판에 이렇게 적었다.
“이름, 나이, 좋아하는 것, 불편한 점, 자주 가는 곳, 관심사.”
학생들은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상품을 떠올리며 빈칸을 채워 넣었다. 한 팀은 ‘급식판 정리 도우미 로봇’을 기획하며 이런 페르소나를 만들었다.
“11세 김깔끔. 밥 먹을 때 음식을 흘려 책상이 지저분해져. 청소는 귀찮지만, 깨끗한 책상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단순히 제품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구체화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의 생각이 점점 깊어졌다.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라’...직접 인터뷰로 확장된 수업
페르소나를 완성한 뒤, 팀원 중 한사람이 페르소나가 되어 같은 팀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페르소나에게 “급식 잔반을 처리할 때 어떤 점이 제일 불편해?”라고 물었고, 그에 대해 공감질문으로 질문을 이어가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예상치 못한 답변에 놀라며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정리할 때 제일 불편한 건 친구들끼리 부딪히는 문제래요!”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단순한 ‘인터뷰’ 이상의 것을 배웠다.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교사는 말했다.
“창업은 멋진 아이디어를 내는 것보다, 누군가의 불편함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일이에요. 페르소나는 그 출발점이죠.”
아이디어의 방향이 달라지다
인터뷰 결과를 정리하며 아이들의 아이디어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급식 정리 도우미 로봇’은 ‘잔반 처리 질서 도우미’로 수정됐다. 한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처음엔 우리가 좋아하는 걸 만들었는데, 인터뷰하고 나니까 진짜 필요한 게 뭔지 알겠어요.”
이 짧은 말 속에는 창업교육의 핵심이 담겨 있었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 그 자체가 창업의 시작이자 핵심이라는 점이다.
페르소나 수업이 가르쳐준 ‘공감의 힘’
아이들에게 페르소나 수업은 단순히 창업을 위한 단계가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상상하는 연습이었다. 나는 수업을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했다.
“페르소나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예요. 고객의 하루를 상상해보면, 우리가 만든 아이디어가 정말 도움이 될지 보이죠.”
학생들도 이 과정을 통해 ‘공감’이라는 단어를 체험했다. 한 학생은 활동 후 소감에에 이렇게 적었다.
“내가 만든 제품을 다른 사람이 쓰는 걸 상상하니까 더 잘 만들고 싶어요.”
창업교육의 새 방향, ‘사람 중심의 아이디어’
최근 전국의 초등학교와 지자체에서는 ‘어린이 창업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경험에서 벗어나, 문제 해결 중심의 사고와 공감 능력을 기르는 교육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페르소나 수업’이 있다.
학생들이 만든 작은 가상의 인물들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그 안에는 ‘누군가의 불편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 ‘세상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고 싶은 상상력’이 담겨 있다.
창업의 첫걸음, 사람을 이해하는 일
하루가 끝난 교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페르소나 게시판을 정리하며 서로의 캐릭터를 자랑했다.
이들의 작은 상상은 언젠가 진짜 제품으로, 혹은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로 성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바로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마음, ‘페르소나 수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