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더하기-조백송] 교권침해, 학생부 기록으로 못 막는다

  • 등록 2026.01.10 14: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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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최근 교권 침해 문제 해결 방안으로 학생의 교권침해 행위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교사의 권위를 세우고 학생의 책임을 강화하는 강력한 대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방식은 교권을 회복하기는커녕, 오히려 학부모와의 갈등만 증폭시키고 학교 현장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기록하는 교육적 문서로, 과거에는 학생부 기재 내용에 교과성적과 행동발달상황이 주로 기재되었지만, 현재는 학생의 진로와 진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학생성장과 발달상황이 종합적으로 기재된다. 따라서 그 내용 하나하나가 매우 민감하다.

 

이러한 기록 수단을 ‘징벌 도구’로 사용하는 순간, 교사는 교육자에서 처벌자로 인식되기 쉽다. 학생의 잘못을 지도하는 과정이 곧바로 학생부 기재로 연결된다면, 학부모는 이를 ‘교육’이 아니라 ‘불이익’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학생부 기록이 예고되는 순간, 교권 침해 사안은 교육적 해결의 영역을 벗어나 법률·민원·분쟁의 영역으로 이동한다.

 

학부모는 기록을 막기 위해 학교에 항의하고 공격적 태도를 보이게 된다. 반면에 교사는 모든 지도를 증거로 남기기 위해 방어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 결국 교사와 학부모는 학생을 중심에 둔 협력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공격하는 대립 관계로 전락한다.

 

더 큰 문제는 실효성이다. 학생부 기록이 과연 교권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교권 침해의 상당수는 충동적 행동, 정서적 문제, 가정환경, 또래문화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문제를 기록 한 줄로 통제할 수 있다는 발상은 교사의 교육과정을 도외시한 매우 큰 잘못이다. 처벌 중심의 접근은 학생의 반발심을 키우고, 교사에 대한 적대감을 고착화할 위험이 크다.

 

교권은 처벌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과거의 사회적 인식과 예우를 부활할 수도 없다. 핵심은 교사가 교육활동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와 사회적 인식이 뒷받침되는 데 있다. 즉, 사후 기록이 아니라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수업 방해나 폭언·폭행 발생 시 교사를 즉시 분리·보호하고, 학교 차원의 명확한 대응 처리방침과 외부 전문 인력이 개입하는 구조가 우선되어야 한다.

 

학부모와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록이 아니라 소통과 책임 분담의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교권 침해 사안에 대해 학교, 학부모,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회복적 생활지도와 중재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효과적이다. 잘못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묻되, 그 과정은 교육적이어야 한다.

 

학생부 기록은 교권 회복의 만능 열쇠가 아니다. 오히려 현장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불쏘시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교권을 지키는 길은 기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처벌이 아니라, 존중과 책임이 작동하는 학교 문화이다.

조백송 전 강원도교원단체총연합회장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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