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수능 부정행위 적발 교사 협박 학부모, 결국 사과..."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 등록 2025.03.22 12:56:16
  • 댓글 0
크게보기

법원 징역 6개월 실형 선고

본인 운영 인터넷 카페에 사과문 6개월 게시 예정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자녀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부정행위를 적발한 교사를 협박하고, 소속 학교를 찾아가 시위 등의 행위로 실형을 선고 받은 학부모가 결국 사과했다. 사건 발생 1년 4개월 만으로 법정 선고 2개월 만이다.

 

학부모 A씨는 지난 2023년 수능에서 자신의 자녀 수능 고사실 감독관 B교사가 부정행위를 잘못 적발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학생은 시험 종료 종이 울린 후에도 OMR 카드에 마킹을 하다 적발됐으며, A씨는 수능 다음 날부터 B교사의 소속교 교무실 난입, 폭언, 피켓 시위 등을 진행했다.

 

결국 B교사는 교육당국에 의해 고발조치됐으며, 전국 1262명의 교사들은 엄벌 촉구 탄원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지난 1월 “죄질이 불량하며 사회적 해악이 크다”며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할 기회를 주겠다”며 법정 구속을 유예했다.

 

이에 A씨는 변호인을 통해 사과 의사를 전달했으나, B교사는 진정한 사과의 조건으로 A씨가 운영하는 카페에 사과문 게재를 요구, 지난 21일 게재됐다.

 

사과문에서 A씨는 ▲전화 협박 ▲학교 무단 침입 ▲실명을 적시한 피켓 시위로 인한 명예 훼손 ▲허위 사실 유포 ▲교육청 제출용 허위 진술 수집 등 교사의 직업적 명예와 안전을 훼손한 행위 7가지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다.

 

또 B씨의 가족과 교육공동체에도 사과했다. 이번 사과문은 6개월간 게시될 예정이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은 “사법적 정의에 이어, 공개 사과를 통해 피해 교사의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되는 계기가 되었다”면서도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 더 이상 어떤 교사도 이 같은 피해를 겪지 않도록, 교육부와 교육청은 수능 감독관 보호 대책과 개인정보 보호, 위협 대응 매뉴얼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아래는 학부모 A씨의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2023.11.16. 자녀의 수능시험장에서 시험감독관이셨던 선생님께, 자녀의 앞날을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한 나머지 큰 잘못을 하였습니다.

 

피해 선생님께서 아직까지 교직복귀를 못하시고 계신다고 하여 참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고,

선생님의 마음치유와 복직을 위해 여러분들께 저의 잘못을 고하고자 합니다.

 

1. 전화로 '인생의 끝을 보여주겠다'며 폭언과 협박을 한 것

 

2. 주위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무단으로 학교 교무실 앞까지 들어와 교사가 위협을 느끼게 했던 것

 

3. 교사의 이전 근무 학교와 현재 근무 학교의 실명을 적은 피켓을 들고 교사의 현 근무 학교에 찾아가 교사의 실명을 쓴 피켓 시위로 교사가 마치 학생의 인권을 유린 한 것 마냥 전 교직원과 전교생, 인근 주민들 앞에서 교사의 명예를 훼손한 것

 

4. 교육청 앞에서 '상습 지각, 상습 불법주정차를 하는 교사 OOO를 파면하라'라고 하는 실명을 담은 허위 사실로 명예를 훼손하는 피켓 시위를 한 것

 

5. 이후 본인 인터넷 카페에 말이 안 되는 변명과 핑계뿐인 글을 사과문이라고 올리고 본인이 피해자인 것처럼 글을 써서 성실히 감독 업무를 수행한 교사를 모함한 것

 

6. 교육청에 수능 감독 관련 이의를 제기했을 때 감독 교사가 학생의 손을 쳤다는 등의 허위 목격담을 수집하여 제출한 것

 

7. 해당 사건으로 성실히 수능 업무에 임하는 전국 교사들과 교육공무원에게 충격을 주고 그들의 사기를 떨어뜨린 점

 

피해 교사는 물론이고 교사의 힘들어함을 보고 피눈물을 흘렸을 교사의 부모님과 가족분들께도 정말 죄송합니다.

 

미래의 경찰을 꿈꾸는 여러분들의 학습 강사로서 부끄러운 생각이 들지만, 이와 같은 사죄로 피해 선생님의 치유를 돕고, 저도 새롭게 한발 나아가고자 용기를 내어 이 게시글을 6개월간 공고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서 함께 선생님의 치유를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성배 기자 te@te.co.kr
Copyright Ⓒ 2024 더에듀미디어(The Edu Media). All rights reserved.

좋아요 싫어요
좋아요
0명
0%
싫어요
0명
0%

총 0명 참여









대표전화 : 02-850-3300 | 팩스 : 0504-360-3000 | 이메일 : te@te.co.kr CopyrightⒸ 2024 (주)더에듀미디어(The Edu Medi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