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의 THE교육] 부모의 정서적 방치와 공허감의 치유

  • 등록 2025.04.09 13: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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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정서적 방치란, 부모나 보호자가 자녀의 감정을 인식하고 적절히 반응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종종 신체적 폭력이나 심리적 학대처럼 드러나지 않아 그 심각성이 간과되기 쉽다. 그러나 정서적 방치로 인해 자녀는 자존감과 사회적 능력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감정적으로 소외된 상태에서 성장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정서적 방치에 대한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정서적 방치와 애착 이론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의 약 25%가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가 부족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정서적 방치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2020년)

 

또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최근 몇 년 간 아동학대 사건에서 아동학대의 40% 이상이 정서적 학대였고, 이는 신체적 학대보다 높은 수치이다.(2020년)

 

여기에 반하는 애착 이론은 존 보울비(J. Bowlby)와 메리 에인스워스(M. Ainsworth)에 의해 발전된 이론으로, 어린이가 부모와 형성하는 정서적 유대가 그들의 전반적인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어린 시절의 애착은 아동이 세상을 어떻게 보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지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가족 중심의 사회였으나, 현대화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 간의 정서적 유대가 약화하고 있다. 특히 맞벌이 가구의 증가와 개인주의적 가치관의 확산은 부모가 자녀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

 

한국심리학회는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가 약한 아동일수록 사회적, 정서적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다”고 경고했다. 또한, 정서적 방치가 지속할 경우 아이는 성인이 되어도 자아 존중감이 낮고, 대인 관계에서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정서적 방치가 가져오는 문제는 단지 개인적인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는 이러한 문제들이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정신 건강 문제가 커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의하면, 정서적 방치를 경험한 청소년들이 우울증, 불안 장애 등 정신적 문제를 겪는 비율이 다른 그룹보다 높았으며, 이는 전체 청소년의 30%를 넘는 수치였다.(2024)


정서적 방치의 치유


정서적 방치를 치유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애착 회복’이다. 부모가 자녀와의 정서적 유대를 회복하고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가 자신의 감정적 반응을 자녀의 요구에 맞추어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정서적 응답성을 기반으로 한다.

 

다니엘 스턴(D. Stern)은 "어린이는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반응할 때 안정감을 느낀다”며, 정서적 유대가 아동의 발달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설명했다. 또한, 심리 치료와 애착 중심의 치료법은 정서적 방치로 인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심리학자 존슨의 정서중심 치료는 애착을 강화하고, 특히 개인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 치료법은 정서적 방치를 경험한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적 결핍을 이해하고, 건강한 관계를 재구축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부모와 자녀 간 정서적 유대 회복 지원 나서야


정서적 방치와 그로 인한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부모와 자녀 간의 정서적 유대 회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 현장에서의 감정적 지원 강화, 부모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정서적 유대를 촉진하는 정책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지역교육청과 학교에서 실시하는 가족사랑 프로그램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

 

애착 이론을 바탕으로 한 치유가 이뤄질 때,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의 정신 건강과 안정성 또한 증진될 것이다. ‘가정은 국가의 심장이다’라는 프랑스 속담이 말해 주듯, 정서적 방치의 문제는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김영배=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현장에서 활동 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게 더 가치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으로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

김영배 성결대 교수/ 교육학 박사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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