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교사와 미래교육] ⑥차선영 사서교사, 정보·영어·국어·미술·과학·도덕 그리고 사서교사의 AI·미디어 리터러시 융합 수업

  • 등록 2025.07.26 11:28:43
  • 댓글 2
크게보기

더에듀 | 사서교사는 문해력, 정보활용, 미디어리터러시 등 미래교육의 핵심을 담당하며 학생들의 경험과 지평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에듀>는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들의 학습과 경험을 돕고 있는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알아보기 위해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과 기획연재 ‘사서교사와 미래교육’을 마련했다. 교수 설계 전문가로서의 사서교사 위상을 알림으로써 배치 확대 필요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미래 역량을 기르는 융합 수업의 필요성과 사서교사의 역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은 더 이상 단순한 지식 습득에 머무르지 않는다. 정보 활용 능력, 비판적 사고, 협업 능력, 창의적 문제 해결 등 복합적인 핵심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효과적으로 길러내기 위해 다양한 교육이 시도되고 있다.

 

그중 융합 수업은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해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융합 수업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교과서 밖의 검증된 정보를 선별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때 사서교사는 학교 도서관의 풍부한 정보 자원과 전문적인 정보 탐색 능력을 바탕으로 융합 수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학교 도서관의 공간과 예산은 교사들이 자유롭게 협의하고 수업과 연계된 전시나 프로젝트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진다.

 

이러한 교육적 배경에서 사서교사가 중심이 되어 운영된 두 가지 융합 수업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2023년과 2025년 충청남도 단위 학교 사업 선택제 ‘교육과정 연계 융합 독서 프로그램’ 사업을 기반으로 수업을 운영했다.

 


인공지능을 주제로 실시한 융합 수업 - ‘인공지능은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생성형 AI ‘챗GPT’가 큰 화제가 되었던 2023년, 정보, 영어, 국어 그리고 사서교사가 협력해 인공지능 융합 수업을 8차시 동안 운영했다.

 

이 수업은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직접 체험하고 기술의 발전 속도를 체감하도록 설계했다. 또한 인공지능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며 주체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고민해 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정보 시간에는 챗GPT의 원리와 사용법을 익히고, 챗GPT와 바드를 비교하며 생성형 AI의 특성에 관해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어 시간에는 챗GPT와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영어 인터뷰를 진행하고 구글 독스를 통해 온라인 기반 협업 활동을 경험했다.

 

사서교사와 국어교사의 협력 수업 시간에 학생들은 김영하 작가의 ‘작별 인사’를 읽으며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

 

이어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을 읽고 KWL 학습지를 활용해 ‘이미 알고 있는 것 – 궁금한 것 – 새롭게 알게 된 것’을 정리하면서 탐구의 방향을 스스로 설정해 나갔다.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에서는 챗GPT와의 실제 인터뷰 사례를 분석해 AI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익혔고, 이는 영어 수업과 연계되어 실제 챗GPT와 영어 인터뷰를 수행하는 활동으로 확장되었다.

 

또한, 챗GPT가 직접 집필한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을 함께 읽고, AI가 만든 창작물을 분석하면서 인간의 시선이 개입되어야 하는 이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토의했다.

 

수업 이후에는 사서교사가 중심이 되어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개최했다. 전시에는 인공지능 관련 도서 소개뿐만 아니라, 미드저니·달리·투닝AI 등을 활용해 제작된 다양한 생성형 AI 창작물들이 함께 전시됐다.

 

 

특히 인간이 그린 그림과 AI가 생성한 그림을 나란히 전시하고 학생들이 스티커로 투표하는 코너는 큰 관심을 끌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창작 능력을 직접 체험하고, 인공지능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를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융합 수업에서 사서교사는 독서 전문가로서 학생들이 다양한 책에서 정보를 탐색하고 전략적으로 독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도서에 기반한 정보와 내용을 정리하여 교과 교사들의 교수·학습 자료 제작을 도왔다. 더불어 도서관의 자원과 예산을 활용해 수업 이후 전시회라는 후속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도록 연계했다.


디지털 미디어를 주제로 실시한 융합 수업 - ‘미디어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미디어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미술, 과학, 국어, 도덕 교사와 사서교사가 협력하여 6차시 융합 수업 ‘미디어 속으로: 알고 보면 달라진다’를 진행했다.

 

이 수업은 유튜브, 숏폼 콘텐츠, SNS에 익숙한 중학생들이 미디어의 작동 원리와 그로 인한 심리적·신체적·언어적 영향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건강한 디지털 시민으로서의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2차시는 ‘왜 우리는 미디어를 소비할까?’라는 질문으로 출발하였다.

 

1차시에는 사서교사가 사회적 비교 이론, 강화 이론 등 심리학 개념을 읽기 자료를 통해 학습하고 새로 얻게 된 심리학 지식을 SNS 중독, 숏폼 중독 등의 사례 분석에 활용했다.

 

학생들은 사례 분석 후 ‘처방전’까지 작성하면서 잘못된 미디어 소비 습관에 대처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자신의 소비 습관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2차시에서는 미술 교사가 미디어 속 디자인 요소가 사람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유튜브 썸네일 등의 사례를 통해 가르쳤다.

 

학생들은 광고 포스터를 직접 제작해 보며, 미디어에는 클릭이나 구매를 유도하는 제작자의 의도가 숨어있음을 체득했다.

 

3~4차시는 ‘미디어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3차시 과학 수업에서는 전두엽과 편도체 등 뇌의 구조를 이해하고, 미디어가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을 통해 체험해 보았다. 내용은 같지만, 한쪽에는 퀴즈가, 다른 한쪽에는 광고가 삽입된 영상을 시청하게 한 뒤 영상의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는지 서로 비교했다. 이를 통해 미디어가 반드시 해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영향도 줄 수 있음을 배웠다.

 

4차시 국어 수업에서는 유행어, 줄임말, 외래어, 혐오 표현 등 미디어 언어의 특징을 분석하고, 그것이 청소년의 말과 글에 끼친 영향을 성찰했다. 이어 줄임말 금지, 다양한 형용사 사용 등의 조건이 부여된 감성 편지 쓰기 활동을 통해 바람직한 언어 사용 태도를 함양했다.

 

5~6차시는 ‘미디어를 올바르게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다루며 미디어 윤리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루어졌다.

 

5차시 도덕 수업에서는 딥페이크, 저작권 침해 등 미디어 범죄 사례를 바탕으로 미디어 윤리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사례를 보고 벌금을 예측하는 활동을 통해 문제 상황별 심각성과 대응 방안을 토의했다. 또한 게임 중독 사례를 중심으로 관련 법률 만들어보기 활동도 진행되었다.

 

6차시에서는 사서교사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며 융합 수업을 마무리했다.

 

학생들은 정보 편향의 위험성에 대해 학습한 뒤 좋은 콘텐츠의 기준을 배우고 유튜브 콘텐츠를 별점으로 평가했다.

 

노션에서 ‘중학생을 위한 유튜브 채널 추천’ 페이지를 만들고 유익한 콘텐츠를 선별하여 정리함으로써 실제 삶과 연결된 미디어 활용 역량을 길렀다. 또한 수업 말미에 ‘유튜브 리터러시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자신의 성장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융합 수업에서 사서교사는 각 교과의 내용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핵심 정보를 수집하고 교수·학습자료 개발을 지원하는 수업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번 수업은 향후 9월 독서의 달 행사와 연계될 예정이다. ‘디지털 디톡스 북피크닉’은 점심시간과 방과후에 학생과 교사가 함께 책바구니를 들고 원하는 장소에서 책을 읽는 행사로 디지털 미디어 소비에서 잠시 벗어나 전통적 미디어인 책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독서의 즐거움을 회복하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배움이 확장되는 도서관, 미래 교육의 플랫폼으로


이처럼 융합 수업을 통해 미래 역량을 기르는 과정에서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사서교사의 전문적인 안내를 받으며, 융합적인 사고력을 키우고 주체적인 학습 경험을 쌓는다. 학교도서관은 모든 배움이 확장되는 공간이자,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교육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차선영= ‘인공지능은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미디어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처럼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탐구 질문을 기반으로 꾸준히 협력 수업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노션으로 인터랙티브 북 만들기'와 같이 에듀테크를 수업에 적용하고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길러주는 미디어 전문가로서의 사서교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에서 만난 책과 정보가 학생들의 삶에 밑거름이 되어 평생학습자이자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선영 충남 서천중 사서교사 te@te.co.kr
Copyright Ⓒ 2024 더에듀미디어(The Edu Media). All rights reserved.

좋아요 싫어요
좋아요
12명
100%
싫어요
0명
0%

총 12명 참여









대표전화 : 02-850-3300 | 팩스 : 0504-360-3000 | 이메일 : te@te.co.kr CopyrightⒸ 2024 (주)더에듀미디어(The Edu Medi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