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의 THE교육] 마그누스 효과처럼..."너도 더 멀리 날 수 있어"

  • 등록 2025.05.28 13:55:16
  • 댓글 0
크게보기

 

더에듀 | 최근 손흥민 선수가 코너킥을 그대로 골로 넣는 장면이 큰 화제가 됐다. 공이 마치 마법처럼 휘어져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바로 ‘마그누스 효과’라는 물리 현상 덕분이다.

 

마그누스 효과는 회전하는 물체가 공기 속을 움직일 때,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휘어지는 현상이다. 축구공을 예로 들면, 공의 한쪽을 차면 회전이 생기고, 이 회전에 따라 공기 흐름이 바뀌면서 공이 곡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야구나 탁구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은 이 원리를 잘 이용해 공을 원하는 방향으로 꺾고 상대를 속일 수 있다.

 

그런데 이 마그누스 효과는 스포츠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사실 우리 인생도 이와 비슷하다.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다


학생이라면 누구나 좋은 성적, 좋은 학교, 좋은 직업이라는 ‘직선의 길’을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시험은 생각보다 어렵고, 실수도 하고, 내 꿈이 뭔지 모를 때도 있다.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수없이 휘어지는 곡선에 가깝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회전’이다. 이 회전은 태도와 마음가짐을 뜻한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학생은 좌절하고, 또 어떤 학생은 거기서 배우고 다시 일어선다.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의 회전을 걸고, 실패 속에서도 성장의 회전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회전이 삶의 방향을 바꿔준다.

 

몇 년 전 만났던 한 학생이 생각난다. 중학교 때까지 공부를 잘했던 이 아이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성적이 급격히 떨어졌다. 처음엔 좌절했지만, 곧 자신만의 ‘회전’을 찾았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느낀 것이다. 남들이 문제집을 풀 때 이 학생은 코딩을 배웠다. 대학 입시에서는 특별전형으로 컴퓨터공학과에 합격했고, 지금은 유명 IT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각자의 회전 방식이 있다


학생마다 회전의 방식도 다르다. 어떤 아이는 책으로, 어떤 아이는 그림이나 운동, 음악이나 봉사활동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공부 하나로만 판단해서는 진짜 실력을 볼 수 없다. 오히려 다양한 회전을 인정할 때, 각자의 궤적이 보이고 진짜 실력이 자란다.

 

예전에 상담했던 한 고등학생은 수학을 포기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학생은 요리에 남다른 재능이 있었다. 레시피를 개발하고 맛의 조합을 찾는 일에 수학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 학생의 눈빛이 달라졌다. 수학이 단순한 공식 암기가 아니라 창작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실패는 새로운 궤적의 시작이다


마그누스 효과처럼, 인생도 직선으로만 가지 않는다. 때론 돌아가고, 휘어지고, 예상 못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그게 실패는 아니다. 자신만의 회전이 만들어 낸, 유일한 궤적일 뿐이다.

 

손흥민의 골도 마찬가지다. 그 공이 직선으로 날아갔다면 골키퍼가 쉽게 막았을 것이다. 하지만 예상을 벗어난 곡선 때문에 골이 됐다. 우리 인생의 ‘곡선’도 그런 의미가 있다. 남들과 다른 길이지만, 바로 그 다름 때문에 더 특별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당신만의 마그누스 효과를 믿어라


우리 청소년들이 남들과 똑같은 길만 좇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회전을 걸며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방향이 다르다고 틀린 게 아니다. 그건 바로, 당신만의 ‘마그누스 효과’가 시작된 것이다.

 

축구공도 회전이 있어야 멀리 날아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회전을 만들어 가는 청소년들이 결국 가장 멀리, 가장 아름답게 날아갈 것이다.

 

지금 당장 성적이 안 나와도, 진로가 확실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고 계속 회전하는 것이다. 그 회전이 언젠가 당신을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줄 테니까.

 

김영배 성결대 교수 te@te.co.kr
Copyright Ⓒ 2024 더에듀미디어(The Edu Media). All rights reserved.

좋아요 싫어요
좋아요
2명
100%
싫어요
0명
0%

총 2명 참여




1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대표전화 : 02-850-3300 | 팩스 : 0504-360-3000 | 이메일 : te@te.co.kr CopyrightⒸ 2024 (주)더에듀미디어(The Edu Medi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