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의 책] 무기력 교사의 탄생 - 진짜 교사가 사라지고 괴물 학부모가 출몰한다

  • 등록 2025.05.12 10:04:28
  • 댓글 0
크게보기

곽노근, 권이근 두 교사가 1년 간 주고받은 편지로 학교 현장 실제 모습 담아 내

 

더에듀 지성배 기자 | 한 교원단체에 접수 및 처리된 교권 침해 사안에서 학생들에게 폭행 당한 교사들이 1년 새 2배 늘었으며, 학부모에 의한 피해는 40%가 넘었다.

 

현장체험학습을 떠났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학생으로 인해 담당 교사는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 받았다. 졸지에 전과자 신세가 되었다.

 

특수교육현장에서는 학부모가 아이들의 가방에 몰래 넣은 녹음기로 인해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수업과 생활지도에 나서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은 결국 젊은 초등 교사들의 60%가 이직을 원한다는 설문 결과를 만들어냈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침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높아졌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하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이다.

 

신간 ‘무기력 교사의 탄생’은 직업인과 선생님 사이에서 가르치고 있는 곽노근, 권이근 두 교사가 1년 동안 주고받은 편지를 모았다. 교육할 수 없는 학교에서 우울하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 두 교사가 서이초 사건 뒤 더 무기력해진 시간을 담은 기록이다.

 

두 교사는 학생을 지도하다 아동학대로 신고 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 또 부당한 간섭과 지나친 업무에 하루하루 지쳐 가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상황이 ‘대한민국 평범한 교사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은 허허벌판에 선 허수아비와 같은 존재가 됐다.

 

‘무기력 교사의 탄생’은 진짜 선생은 사라지고 괴물 학부모가 출몰하는 학교에서 일하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들은 신규 때부터 가르치는 일 빼고도 130개나 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끊임없이 평가 받아야 하며 홀로 민원에 시달려야 하는 현실에 낙담한다. 또 행정 업무 지원과 격에 맞는 의전을 누리는 데 그치는 관리자, 수업 방해 학생 분리 지도와 학부모 민원 대응 체계 개편 문제를 방치하는 당국에 쓴웃음을 짓는다.

 

또 학교 현장의 현실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교대의 교육 시스템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결국 이들은 현재 교실을 무기력, 무질서, 무법이 팽배한 ‘3無 교실’이라고 지칭하며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고 사명감으로 똘똘 뭉치 교사라 해도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편지를 주고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두 교사는 “교사는 오늘도 겨울을 이긴 봄꽃처럼 찬란하게 피어날 아이들을 위해 가르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학교를 지키려는 마음으로 쓴 편지를 띄운다”고 밝힌다.

 

‘무기력 교사의 탄생’이라는 책 제목은 결국, 더는 무기력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절규가 아닐까. ‘교육을 할 수 없는 교사는 무기력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사의 언어로 교사들에게 닥친 위기를 반영하는 ‘무기력 교사의 탄생’을 보며 ‘아이들이 성장하도록 도울 수 있는 때만 온전한 존재로 살아가는 운명’으로 표현된 곽노근·권이근 교사의 편지에 답신을 준비해 보자. ‘가르치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 ‘봄 흙’의 가치를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목차

 

여는 편지

저는 무기력 교사입니다

 

- 대한민국 학교는 죽었습니다

- 제가 조금 더 힘을 내겠습니다

- 교대에서는 학교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 이런 연수를 교대에서 배웠더라면

- 슈퍼맨과 공공의 적 사이, 우리 교사 맞지요?

-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입니다

- 학교에서 수통 바꾸기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 무기력 교사가 탄생하고 있습니다

- “네, 그냥 안 하기로 했어요”

- ‘우리들의 학교’에서 교사도 학생도 상처받습니다

- 당신은 태양인가요, 아니면 바람인가요?

- 그 아이는 도대체 왜 그렇게 됐을까요?

-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법을 아시나요?

- 어떤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으세요?

- 교사들은 모두 예술가잖아요

- 학부모님, 아이에게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먼저 주세요

- 오늘 당장 미래를 살래요

- 가르친다는 건 ( ) 것

 

닫는 편지

미지의 그대에게


◆ 저자 소개

 

곽노근 =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한다. 교사가 엄청 하고 싶어 교대를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저 나쁘지 않은 직업 같았고, 그런대로 의미도 있다 생각해 큰 고민 없이 교사가 됐다. 그런데 하다 보니 고민 없이 대충 할 일은 아니라 생각해 어느 순간 각성했고, 열심히 공부하면서 배웠다. 물론 그래도 자주 아이들 앞에서 부끄러웠다. 그러다 이오덕 선생님을 만났고, 그 삶과 사상을 좇아 보려 애쓰는 둘레 사람들을 만났다. 애쓰는 사람들 앞에서 또 자주 부끄러웠다. 부끄러움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 돌아보기는 나를 성장하게 한다. 부끄러워하며 성장하기를 멈추지 않으면 좋겠다. 초등토론교육연구회,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실천교육교사모임에서 활동하고 있고, 《거침없이 교육》을 썼다.

 

권이근 = 20살, 남들이 좋다고 하는 대학을 갈 수도 있었지만 굳이 원하는 전공을 찾아 안성으로 내려갔다. 30살, 잘 다니던 신문사를 그만두고 바보 소리를 들으며 수능을 공부해 다시 교대에 들어갔다. 36살, 남들은 모두 수도권으로 입성하려고 난리굿을 칠 때 시골 작은 학교를 찾아 충남으로 내려갔다. 이제 50살이 넘어 삶을 되돌아보니 그동안 참 많은 냉소를 받으며 살았다. 그런데 어찌하랴, 나는 여기에서도 멈추지 못하겠다. 마지막으로 내가 깃들 그 땅에 진실하게 다가가는 삶을 조금씩 준비하리라. 전국교사연극모임과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회원이다. 교육 실천 사례집 《교육농》(공저)과 동시집 《오줌왕의 탄생》을 비롯해 그림책 여러 권을 냈다.

지성배 기자 te@te.co.kr
Copyright Ⓒ 2024 더에듀미디어(The Edu Media). All rights reserved.

좋아요 싫어요
좋아요
0명
0%
싫어요
0명
0%

총 0명 참여









대표전화 : 02-850-3300 | 팩스 : 0504-360-3000 | 이메일 : te@te.co.kr CopyrightⒸ 2024 (주)더에듀미디어(The Edu Medi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