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전국 초중고 교원의 80%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DT)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위는 교육자료가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부정 인식 이유로는 현장 준비와 지원 부족을 꼽았으며, 교원 연수 역시 유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현장 교원들이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현장 필요와 전문성에 기반한 교육전략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AIDT 학교현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는 전국 초중고 교원 3485명이 참여했다.
우선 설문 참여 교원의 80.4%는 AIDT를 부정적(매우 부정 46.7%, 부정 33.7%)으로 인식했다. 그 이유로는 87.4%가 AIDT 도입을 위한 학교 현장의 준비와 지원 부족(매우 부족 49.4%, 대체로 부족 38.0%)을 꼽았다.

특히 AIDT를 사용한 교원 중 32.6%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이들 중 74.8%도 현장 준비와 지원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또 교원의 78.9%는 AIDT가 교육자료로 규정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교과용 도서(교과서)는 8.9%에 불과했다. AIDT의 교육자료로 지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내달 4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이 같은 응답은 힘이 될 전망이다.

교원 역량 강화 연수의 실효성 역시 부정적인 답변이 앞섰다.
설문 참여 교원 중 연수 참여 교원은 75.7%였으나, 이중 61.0%는 연수가 유용하지 않다(매우 유용하지 않음 18.5%, 대체로 유용하지 않음 42.5%)고 응답했다.
AIDT는 현장에서 교원들의 업무도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AIDT 활용 교사의 79.7%가 업무가 증가(매우 증가 37.7%, 조금 증가 42.0%)했다고 답변했으며, AIDT에 만족을 선택한 교사들의 65.9%도 업무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한편, 중학교 교원 중 AIDT를 사용한 교원의 경우 긍정 응답 비율이 55%를 기록했다. 효과에 대해서도 (중복 답변) ‘맞춤형 학습’에 효과적(62.6%), ‘수업 흥미 유발’에 도움(68.8%), ‘교사의 수업 준비와 평가’에 도움(62.5%)이 된다고 했다.
교총은 “교원들은 AI 활용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충분히 검증되거나 활용 연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교과서라는 지위를 부여해 일괄 도입하는 방식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인프라 구축과 안정적인 시스템 마련, 현장 적합성 검토가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
이어 “실효성 있는 연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교원들의 참여 동기가 저하해 정책 동력을 얻기 어렵다”며 “획일적 도입을 강제하기보다 교육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수업 준비와 업무 경감에 효과적이라는 정부의 설명과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며 “향후 AI 활용 교육시스템 도입 시 반드시 선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 우려와 함께 기대를 동시에 보여줬다”며 “교원들이 정책 설계 과정에 참여하는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해 현장의 필요와 전문성에 기반한 국가 디지털 교육 전략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