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지성배 기자·김연재 수습기자 | 교사들은 진단 기준 미부합으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정서·행동 ‘사각지대 위기학생’ 발생의 근본 원인으로 ‘부모의 비협조’를 선택했다. 또 교사 권한·자원 부족과 객관적 진단 자료 부재도 이유로 꼽았다.
특히 학교급별로 사각지대 위기학생 발생 원인과 유형이 다른 만큼 급별로 다층적인 지원과 협력체계의 구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서울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은 지난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위한 협력적 지원 방안 연구’(연구책임자 김유리)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연구는 ‘사각지대 위기학생’을 위한 공교육 기반 지원의 지속 가능한 지원체계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사각지대 위기학생’은 기존 제도 범주에 포함되지 않거나, 필요로 하는 지원이 지연·누락·단절된 상태에 처한 학생군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구체적으로 ▲내면의 어려움을 표현하지 못하는 학생 ▲진단 기준 미충족으로 공식 지원이 지연되는 학생 ▲보호자 비협조로 개입이 중단되는 학생으로 규정했다.
연구는 문헌분석과 심층면담 및 설문조사로 진행됐다. 심층면담은 서울 소재 초등학교 교사 2명, 교육지원청 장학과 1명, 외부 전문가 2명 등 총 5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설문에는 서울교총청 소속 공립 초등교사 2485명이 참여했다.
한 학급당 1~2명은 사각지대...학교급 높아질수록 많아
설문 결과, 교사들이 인식하는 학교 내 정서·행동 사각지대 위기학생 비율은 ‘1~5%’ 수준이 가장 많았다(39.0%). 대체로 한 학급에 1~2명 정도의 학생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교사들은 체감하고 있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교(42.2%)가 가장 높고, 중학교(40.4%), 초등학교(35.0%)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위기학생이 드러나지 않거나 지원 체계에 포착되지 못한 비율이 증가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비교적 교사의 관찰과 개입이 용이하기 때문”이라며 “중·고등학교로 갈수록 학생 수, 교사당 담당 규모, 학교 문화 등으로 정서·행동 위기학생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남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가장 큰 원인 “보호자 비협조”
교사들은 사각지대 위기학생 발생 원인으로는 보호자의 비협조(78.6%)를 가장 높게 봤으며 다음으로 진단 지연(38.3%)이 꼽혔다.
보호자의 비협조를 학교급별로 살피면 초등학교 90.8%, 중학교 77.7%, 고등학교 63.9%로 나왔으며, 진단지연은 초등학교 44.1%, 중학교 34.1%, 고등학교 36.1%로 집계됐다.
3순위는 초증학교와 중학교에서 인력·예산(각 30.3%, 34.0%)을 꼽았으며, 고등학교에서는 정보공유 한계(35.7%)가 선정됐다.
사각지대에 놓이는 학생 유형으로도 교사들은 ‘보호자의 동의나 협조 부족으로 지원이 늦어지는 학생(77.5%)’을 꼽았다.
이는 조기 개입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초중고 각각 88.6%, 74.7%, 61.3%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초등학교는 보호자 요인이, 중학교는 행동 문제와 정서 문제 복합, 고등학교는 복합적 정서·심리 문제의 장기화가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였다”며 “초등학교에서는 보호자 협력의 강화가, 중학교에서는 조기개입의 체계화가, 고등학교에서는 심층적이고 통합적인 지원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관 연계, 어려워요”
학교가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발견해도 교내 정보 단절과 교육지원청·지자체·지역 전문기관 연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면담에서는 ‘일부 담당자에게만 국한되거나 교사 간 공유가 원활하지 않아 위험 요인을 가진 학생이 적시에 지원 체계와 연결되지 못한 것과 학부모의 돌봄 의지가 부족할 경우 제도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 구체적 사례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대책으로 올 3월부터 시행될 학생맞춤통합지원체계(학맞통)의 정착 필요성을 제기했다.
학맞통은 학생의 학습 참여를 어렵게 하는 기초학력 미달, 경제적·심리적·정서적 어려움, 학교폭력, 경계선 지능, 아동학대 등 다양한 문제를 지자체 등 학교 외부 기관과 연계해 해소하는 시스템이다.
연구진은 “교사 개인의 노력만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다층적인 지원과 협력 체계의 중요성이 드러났다”며 “학맞통이 공교육의 표준 구조로 정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는 ‘관계’, 중학교는 ‘자기조절’, 고등학교는 ‘진로 연계’
연구진은 위기학생 대응체계는 모든 학교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본 구조라면서도 실제 실행 방식은 학생의 발달 특성과 학교 환경에 따라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초등학교는 ‘관계 중심 조기개입 체계’ 강화, 중학교는 ‘자기조절 기반 중간위기 집중지원 체계 확립’, 고등학교는 ‘진로 연계 회복 지원 및 복귀 경로 설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우선 초등의 경우 사회정서학습을 정교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속에 자연스레 녹이는 방식, 담임을 활용한 정기 점검 및 선별 체계 확립, 담임-상담-보건이 즉시 대응하는 ‘초등형 즉각 지원 체계’ 그리고 부모 연계 예방 교육 강화를 제안했다.
중학교는 행동중재·자기조절 중심 프로그램의 중학생 전용 모듈 표준화, 담임-전문상담-생활교육 간 갈등·관계 회복 중심 협력체계 강화, 외부기관 연계 정례 사례관리 체계 우선 적용을 촉구했다.
고등학교는 학생의 위기 특성과 회복 수주에 따른 복귀 경로 다양화, 학교 밖 학습과 경험의 학업 연속성 제도화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구진은 “제도가 형식에 머무르지 않고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며 “법과 제도 간의 기준을 정비하고, 학교 안 통합지원팀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