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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학창시절을 돌아보자. 교실은 늘 새로운 구성원으로 채워졌고, 그곳에서 다양한 역사가 만들어져 왔으며, 어른이 된 오늘도 그 시간을 그리워한다. 한 가지 색이 아닌 셀 수 없는 무수한 빛깔로 가득 찬 곳에서 수없이 많은 꿈을 꿀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더에듀>는 ‘꿈몽글 교사들’과 함께 교실에 펼쳐진 다양한 색을 찾아가는 여정 ‘오늘의 교실’을 시작한다. 교실은 그때도, 지금도, 내일도 살아있다는 것만 기억하자. |

‘관계’에서 교실은 구축됩니다. 성공하는 교실과 수업은 탄탄한 관계에서 나옵니다. 이는 ‘교육’이 강제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님을 설명합니다. 관계는 강제될 수 없는, 자발적인 것입니다.
다음은 ‘오늘의 교실’의 모습을 관찰한 기준의 메모를 일부 발췌한 내용입니다.
◆ 교사 A. 20대 여.
1교시: 국어 수업(주제: 상대를 배려하며 조언하기) - “오늘은 무엇을 공부하면 좋을까요?” → 아이들이 학습 과제를 스스로 명명하도록 유도 - ‘함께 생각하기’(상대의 생각에 내 생각을 더해 공동의 결론을 만드는 대화) - 핵심 활동: 대화 상황별 말하기 전략 정리 → 모둠별 역할 대화 실습(조언·피드백의 언어) - 수업 특징: 교과 내용이 개념에서 멈추지 않고 확장되는 구조
교실 문화 - 인사 규칙으로 “사랑합니다”를 사용(공동체 단위의 정서 조율 장치) - 쉬는 시간에도 학생 간 상호작용이 활발하되, 놀림·비하가 아니라 관계의 확장이 이루어지는 수단 - 교사는 급식 줄의 끝을 지키고, 알림장 검사 등 일상 루틴을 통해 학급 전체의 안정성 확보
수업 후 인터뷰에서 드러난 현실 - 학부모 상담이 ‘학생 지도’에서 벗어나 교사의 사적 영역을 침범하는 사례 경험 - 개인 연락처 비공개 흐름은 ‘회피’가 아니라 교사의 안전과 경계 설정이라는 맥락 - 또래 집단의 부정적 문화가 반을 장악할 때, 담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함 - 수업 준비는 종종 퇴근 후 집으로 이월(수업 준비를 제도적으로 보장하지 않는 구조)
◆ 오늘의 교실 스냅샷_작성 이기준. |
“사랑합니다”는 단순한 문구가 아니라 ‘교실 운영 기술’이었다.
이 교실의 시작은 인사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예절 교육이 아니라, 하루의 관계를 정립하는 장치입니다. 아이들은 “사랑합니다”를 외치며 서로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인식합니다. 이 작용이 누적되면, 교실은 ‘개인들의 집합’이 아니라 한 덩어리의 집단이 됩니다.
이러한 장치는 사실 A 교사의 교실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국가나 기관장의 선택으로 더 큰 단위에서 비슷한 유형의 인사 구호가 강요되기도 합니다. 단순히 허상의 구호로만 떠도는 것은 학생들의 진정한 변화를 불러일으키지 않음을 우리는 쉽게 경험하곤 합니다.
그럼에도 A 교사의 교실에선 그 문구가 겉치레가 아닌 진정한 교실 운영 기술의 하나로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교사들의 교실이 그렇듯이요.
이것은 교실이라는 공간이 가진 특수성입니다. 교사의 지휘하에 학생들은 비자발적인 활동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 담겨있는 가치를 수용하고 또 확장할 수 있습니다.
비고츠키의 이론은 삶과 괴리된 이론이 아니라 ‘교실의 작동 방식’이었다.
교사 A는 말했습니다.
“배움은 관계 속에서 일어난다.”
비고츠키의 관점에서 배움은 개인 내부에서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언어, 상호작용, 공동 활동, 즉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일어납니다.
오늘의 국어 수업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수업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관계의 기술 속에서 꽃을 틔웁니다. 교사 A는 그 기술을 교과서 문장으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모둠 안에서 실제로 말해 보게 했고, 그 과정에서 교실은 하나의 실험실이 되었습니다.
결국 이 교실의 공동체는 그 구성원이 ‘착해서’라든지, 그런 우연성이나 개개인의 특성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이 학습으로 설계되도록 의도한 교사의 전략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즉 삶과 괴리된 이론이 아니라 정말로 학생들이 경험하는 교실의 작동 방식으로서 이론을 활용한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교사들에게 강요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교사와 학생들의 자발성 속에서 가능합니다.
제도와 강요 없이도, 교사들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다.
우리는 종종 교실 공동체를 ‘정책의 결과’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법과 제도가 바뀌어야 공동체가 생긴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교실은 그 반대였습니다. 교사들은 제도나 강요가 없어도, 매일의 수업과 언어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협동하고 마음을 나누는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허상의 구호가 아니라, 교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실존적인 결과였습니다.
교실 벽에는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붙어 있었고, 그 그림은 하나의 데이터처럼 말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우리 선생님은 마법사예요.”
이건 ‘이벤트’의 산물이 아닙니다. 관계가 올바르게 구축되고, 또 그 속에서 관계의 작용이 올바로 발현되는 교실에서만 나올 수 있는 소중한 열매입니다.
학부모 상담은 ‘소통’이 아니라 ‘경계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저는 무심코 말했습니다. 이렇게나 성격 좋고 밝은 교사라면 학부모와 충돌이 없겠다고.
교사 A는 즉시 선을 그었습니다. ‘그런 사건’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고.
그녀가 들려준 사례는 단순한 고충 토로가 아니었습니다. 교사가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는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연락처 공개 문제는 ‘불친절’이 아닌, 교사의 안전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교실 공동체가 아무리 따뜻하다고 포장되어도, 교사의 삶이 무너진다면 그 공동체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또래 집단의 폭력성은 담임교사의 노력 부족으로 생각되어서는 안 된다.
교사 A가 가장 힘들었던 해는 고학년에서 또래 집단이 부정적 문화를 형성했을 때였습니다.
무리를 지어 ‘무시하기’, ‘비교하기’, ‘돌려가며 왕따 시키기’가 일상이 되면, 담임은 거의 매일 전투를 치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것입니다. 그녀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도 모든 아이에게 ‘통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교실의 문제를 언제까지 교사 개인의 역량으로만 설명할 것인가. 학생을 둘러싼 문제가 정말로 교사의 탓인가. 학교의 잘못인가. 그리고 그 책임을 지금의 정도로 잔혹하게 물을 수 있는가.
좋은 수업을 요구하면서, 좋은 수업을 준비할 시간을 보장하지 않는다
촬영이 끝나고도 교사 A는 교과서와 지도서를 챙겼습니다.
“집에서 수업 준비해야죠.”
좋은 수업을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수업 준비는 제도적으로 ‘노동’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수업을 요구하면서, 준비할 여건을 만들지 않는 구조. 이 모순은 너무 오래 방치되었습니다.
결론: 교실은 법으로만 바뀌지 않는다.
오늘의 교실 3화가 들려준 핵심은 단순합니다.
오늘의 교사는 법적 제도나 강요 없이도, 아이들이 스스로 협동하고 마음을 나누는 교실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교실은 단순히 피상적인 수준에서 ‘분위기 좋은 교실’ 정도로 평가받는 정도에서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비고츠키가 말한 것처럼 관계 속에서 배움이 발생하도록 설계된 교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교실은 외부인에 의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조금 더 세심하게 교실을 바라봐야 합니다. 당신은 교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요. 당신은 교실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이 교실의 결론은 결국 ‘눈맞춤’이었으니까요. 당신의 눈높이에 따라 그 정도의 수준에서 오늘의 교실의 가치가 느껴질 겁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담은 A 선생님 교실의 자세한 상황은 다음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ggummongle/151
글: 이준기 / 교실과 학교 밖 공간을 잇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합니다.
- 그림책 『내 마음 네 마음』, 『민정이의 등굣길』 글 담당
- 장편소설 『학폭교사 위광조』 공저자
- 꿈몽글 팀 글작가
그림: 이예솔 / 따뜻한 시선으로 마음에 닿는 그림을 그리고자 합니다.
- 꿈몽글 팀 그림작가

꿈몽글 = 글과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교사와 전문 작가들이 힘을 합쳐 학교와 교실 속의 따뜻한 이야기를 기억으로 엮어내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학폭교사 위광조’, ‘내 마음 네 마음’, ‘민정이의 등굣길’ 등이 있다. <더에듀> 연재 ‘오늘의 교실’에는 14인의 교사들이 함께 한다. 교실에서 교육을 실천한 앤솔로지 프로젝트에 참여한 교사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