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장관, 왜 성공하기 어렵나...‘대외 리더십으로 본 교육부 장관’

  • 등록 2026.03.09 15: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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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기, 임수진 '교육부장관의 대외 리더십 사례 연구' 내놔

 

더에듀 지성배 기자 | ‘독이 든 성배’ 교육부 장관은 왜 단명할까.

 

교육부 장관의 대외 리더십을 기반으로 어려움을 설명한 논문이 나왔다.

 

박남기, 임수진(광주교대)은 지난 2월, 교육문제 연구 제39권 제1호에 ‘교육부 장관의 대외 리더십 사례 연구’를 게재했다. 논문은 5명의 전직 교육부 장관과 전직 교육부 공무원 4명을 대상으로 면담한 내용이 담겼다.

 

대한민국에서 교육부 장관은 흔히 ‘독이 든 성배’에 비유되곤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 개혁의 기치 아래 화려하게 등장하지만, 교육 정책의 일관성 부재를 질타받는 단골 주범이 되기 일쑤다.

 

실제로 역대 교육부 장관의 평균 임기는 1년 3개월여에 불과해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기조차 쉽지 않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열악한 환경에 맞서 장관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발휘하는 ‘정치적 리더십’의 실상을 전직 장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조명했다.

 

그러면서 교육부 장관의 성공 여부는 교육적 전문성보다 오히려 타 부처, 국회, 언론 등 외부 행위자들과의 관계 설정 능력에 달려 있는 것으로 봤다.

 

특히 예산과 정원 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같은 강력한 경제 부처를 상대해야 하는 장관은 ‘을’의 위치에서 끊임없는 설득과 협상에 내몰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장관은 “교수 출신이라 예산은 잘 모르니 원칙에 따라 도와달라”는 식의 이른바 ‘모름의 리더십’을 전략적으로 활용, 파격적인 예산 증액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는 교육의 논리가 경제의 효율 논리에 밀리는 현실을 돌파하기 위한 고육책인 셈이다.

 

직선제로 선출돼 4년 임기가 보장된 교육감과 비교할 때 장관의 위치는 더욱 대조적이다. 교육감은 관내 교육 행정에서 ‘제왕적 대통령’에 비유될 만큼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지만, 장관은 인사와 예산의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으면서도 청와대와 대통령의 눈치를 봐야 하는 ‘아바타’ 신세를 면치 못할 때가 많다.

 

실제로 거시적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는 주로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주도하며, 장관은 그 결정을 프로그램화하고 집행하는 부차적인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빈번하다.

 

국회와 언론 역시 장관의 리더십을 제약하는 높은 벽이다. 장관들에게 국회는 입법과 예산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지만 가장 꺼려지는 장소로 꼽힌다. 심지어 정기국회 직전 임명된 장관은 국정감사와 예산 심의라는 파고를 넘는 데 급급해 정책 철학을 펼칠 여유조차 갖지 못한다.

 

언론 또한 교육 문제를 장기적 비전이 아닌 사건·사고나 입시 중심의 단기적 흥미 위주로 다루는 경향이 있어,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장관의 설득 노력을 종종 무력화한다. 특히 기자들은 개인적 학부모 입장에서 정책을 비판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정권과 언론의 대립이 심화하는 시기에는 장관 개인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정책 홍보 자체가 차단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다.

 

연구진은 교육부 장관은 ‘자율적 정책 리더’이기보다 ‘제약된 정치행위자’로 기능한다고 결론지었다. 또 교육정책 추진 과정에서는 정치와 이념의 과잉 개입으로 인한 진영 논리가 어려움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장관의 리더십 연속성과 정책 일관성의 부재 역시 구조적 문제로 꼽았다.

 

이들은 “교육부 장관이 단순한 행정가에 머물지 않고 정치와 행정을 매개하는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법적·행정적 면책을 넘어 정치적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유관 부처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협의와 소통 중심의 민주적 정치리더십’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성배 기자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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