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린의 THE교육] 국교위 문해력 특위 신설, 교육개혁 키가 될 '3대 소망'을 전하며

  • 등록 2026.03.31 10: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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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지난 66차 회의에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문해력 특별위원회(문해력 특위)’ 신설을 의결했다. 교육지원청 기초학력 파견교사 2년, 노조 전임휴직 1년, 도합 3년 만에 학교로 돌아온 나에게는 제법 반가운 결정이다. 불과 3년 만에 학교현장에서 목격되는 문해력 문제의 양상이 제법 달라져 하루하루 놀라고 있기 때문이다.

 

입직 초기였던 2020년만 해도 학생들의 국어 실력에 관한 나의 고민은 받아쓰기와 어휘력이었다.

 

초등 고학년쯤 되면, 받아쓰기가 당연히 되는 것을 전제로 작문이나 맞춤법을 연습하는 수준이어야 원활한 수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내가 맡았던 6학년 아이들은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받침이 있는 글자 받아쓰기부터 헷갈리는 상황이었다. 또한 어휘력 부족으로 인해 ‘(길이를) 재다’, ‘더불어’와 같은 단어의 뜻을 정확히 모르거나 활용이 어려웠고, 이는 자연스럽게 ‘읽고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국어뿐만 아니라 수학, 사회, 과학 등 타 교과 학습에도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경험들은 자연스레 나를 기초학력 파견교사의 길로 이끌었다.

 

그리고 2026년, 3년 만에 현장 교사로 복귀한 나는 더 심각해진 문해력 저하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게 느끼는 것은, 이제 아이들이 어디를 읽는지도 바로 찾지 못하는 수준이 되었다는 것이다.

 

2020년대 초반만 해도 선생님이 교과서 본문을 읽기 시작하면 학생들은 눈으로 따라오다가, 읽기를 멈춘 지점부터 바로 이어 읽는 활동이 원활했다. 그러나 요즘은 쪽수나 줄 수, 첫 어절을 계속 불러줘도 찾지 못해 이어읽기 지연이 잦다. 이를 단순히 집중력 혹은 딴짓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문해력 문제에 가깝다.

 

문해력이 괜찮고 집중력은 부족한 학생의 경우, 읽어야 할 문장의 초반 몇 어절을 불러주면 읽을 지점을 찾아내는 것은 대체로 오래 걸리지 않는다. 문해력 저하 수준이 ‘이해’ 문제를 넘어 단순 ‘찾기’까지 내려온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의 나는 그저 내가 과민한 것이기를, 특수 사례가 우연히 자주 관찰된 것에 불과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교위 문해력 특위 신설은 너무나도 다행스러운 일이며, 단순 논의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현장 실태 연구로 이어져 실증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대안 제시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단, 문해력 특위의 논의가 ‘한자교육’ 혹은 ‘한자 병기 여부’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한자교육을 받은 세대가 그렇지 않은 세대보다 문해력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연구 결과는 본 적이 없다. 또한 위에서 제시했듯 학교현장에서 문해력 저하가 문제인 학생들은 한자 어휘만 모르는 게 아니다. ‘(길이를) 재다’, ‘더불어 (살다)’가 한자어는 아니지 않은가.

 

문해력 특위의 대안이 ‘교육과정 이수를 위한 필수 개념어 00선’을 선보이는 것으로 정리되는 것 또한 원하지 않는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어휘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단어 뜻풀이 한 줄에서 모르는 단어가 두세 개씩 나오기 때문에, 사전적 의미를 알려주는 것도 큰 효과가 없다. 단어장을 주고 단어의 뜻을 외우게 하거나, 사전을 찾아보고 단어장을 만들게 하는 활동만으로는 개선이 어렵다.

 

아주 개인적인 마지막 바람으로는, ‘문해(文解)’의 뜻 자체가 ‘글을 읽고 이해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문해력 특위의 논의 영역이 ‘읽기’로만 제한되지 않았으면 한다.

 

교육현장에서 읽기와 관련한 문제도 심각하지만 쓰기에 관한 문제는 더욱 처참하다. 문제풀이식 교육과 평가를 줄이기 위해서는 학생의 쓰기 능력이 반드시 담보되어야 할 텐데, 이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학습자의 쓰기 능력이 전제되지 않는 서·논술형 평가는 백지 답안과 학력 격차만을 늘릴 뿐이다.

 

국교위 문해력특위가 교육개혁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유의미한 논의가 실현되기를 기원해 본다.

장세린 전북 김제 금구초 교사/ 전 교사노동조합연맹 사무총장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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