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오승걸 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임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영어 시험이 불수능이 되면서 수험생의 성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성적을 제대로 평가 못 한 이유가 무엇일까. 변별력을 갖추지 못하고, 수험생 모두에게 낮은 점수를 안긴 이유가 무엇일까.
진짜 문제는 수능은 변별력을 갖게 출제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해마다 수능 시즌이 되면 올해는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이 난다. 크고 작은 사고가 매년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불수능이고 물수능이고 그것대로 문제이다. 귀신이 출제하지 않는 한 그치지 않을 문제이다.
올해의 영어 문제는 미국의 고3학년 수준이라고 한다. 대학생들이 거의 영어 벙어리에 가까운 나라에서 원어민 수준의 출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이없는 일이다. 수학 출제 수준도 고등수학 수준이다. 국어 또한 마찬가지이다. 모두 정상을 벗어난 행태이다.
결국 책임을 교육과정평가원장의 사임으로 귀결됐다. 11대 원장 중 8명이 중도사임했다. 더 이상 이런 불행을 막아야 하는 게 아닌가. 막지 못하면 앞으로도 그 자리는 바늘방석일 게 틀림없다. 고급 인력을 그렇게 폐기 처분해도 될까.
수능 자체의 문제점을 바로 보아야 한다. 아이들은 초중등교육 12년을 받고 사회에 나온다. 학생들의 성적과 생활과 인격은 학교생활부에 거의 모두 기록되어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한 것 아닌가. 굳이 더 필요한 게 있다면 인터뷰로 보완하면 된다.
대학과 대학교육 이수 희망자를 직접 만나게 하자. 왜, 무엇 때문에 국가가 나서 시험을 보게하고 아이들에게 별도의 성적을 쥐어 주는가.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갈 수 없나.
이제는 미국이 멀지 않게 느껴지는 시대이다. 미국에선 아이들이 대학가는 데 국가가 나서지 않는다. 왜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할까. 세계 무대에서 뛰는 우리 아이들에게 미국 방식을 적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세계시민으로서 그들과 경쟁하게 해야 한다. 별도의 시험은 폭력일 뿐이다.
초중등교육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길은 수능이나 학력고사와 같은 시험을 없애는 것이다. 초중등교육을 고등교육과 독립시켜야 한다. 우리 아이들을 살리는 길이고, 교육과정평가원장같은 고급 인력을 살리는 길이다.
입시를 없애자. 우리교육을 살리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