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더하기-홍제남] 교육감후보 경선 "기존 문법을 깨야 적임자 후보를 선출할 수 있다"

  • 등록 2026.02.02 19: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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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계의 시선이 다시금 서울교육감 선거 경선과정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설계할 교육 수장을 뽑는 선거인만큼, 그 과정 또한 가장 교육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될 때마다 들려오는 ‘선거인단 모집’과 ‘경선 비용 부담’의 잡음은 교육자로서 참으로 뼈아픈 대목입니다.

 

본인은 지난 2024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후보로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경선과정의 문제점을 직접 경험하며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제는 그동안의 관행에서 벗어나 교육적이고 합리적이고 정의롭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교육감 선거는 미래세대인 유초중등 교육을 총괄하는 수장을 뽑는 선거이니만큼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선거인단 모집 방식’의 굴레를 벗지 못하는 경선의 한계


지난 보궐선거 당시 논란이 되었던 ‘1만 원 참가비’는 시민참여단 시민 참여의 문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후보 캠프 간의 세 대결을 부추기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추진위 측은 경선 비용 마련을 위한 고육지책이라 말하지만, 시민의 지갑을 빌려 경선을 치르는 방식은 민주주의의 본질과 거리가 멀 뿐 아니라 비교육적입니다.

 

더 큰 문제는 설령 참가비가 없어진다 해도, 현재와 같은 ‘선거인단 모집 방식’이 계속된다면 결국 누가 더 많은 인원을 동원하느냐는 조직 싸움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교육 정책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보다 전화번호 리스트 확보와 ‘조직 동원’이 우선시되는 경선은 우리 교육의 미래를 맡길 적임자를 가려내기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기탁금 기반 숙의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제안하며


저는 무너진 교육적 정의를 바로 세우고, 동원 선거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공정 경선 시스템’을 제안합니다.

 

첫째, ‘모집형 투표단’이 아닌 ‘무작위 추출 시민 배심원단’을 구성해야 합니다.

 

조직 동원의 폐단을 원천 차단하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 방법인 무작위 표본 추출 방식을 도입해야 합니다. 인구 통계학적으로 공정하게 추출된 ‘시민 배심원단’을 구성하고, 이들이 후보들의 정책 토론을 심층적으로 지켜본 뒤 가장 적임자에게 투표하면 됩니다. 이렇게 해야만 조직 동원력이 아닌 ‘정책과 비전’이 승리하는 숙의 민주주의가 교육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스스로 ‘유초중등교육을 잘 모른다’라고 여러 차례 밝히던, 평생을 대학에서 근무한 후보가 아닌 교육현장에서 헌신하며 실천해온 ‘현장전문가’가 교육감 최종 후보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둘째, 장기적으로 예비후보 기탁금을 경선 관리의 공적 재원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현재 후보들이 예비후보 등록 시 납부하는 1000만 원의 기탁금을 단순히 행정 기탁에 머물게 하지 말고, 이를 공정한 경선 관리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민들에게 비용을 전가하지 않으면서도, 후보들이 낸 기탁금을 바탕으로 투명하고 전문적인 경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경선 공영제’입니다. 단기적으로 경선 비용은 단체나 개인의 기부금을 조성하여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교육 전문성 검증 기준’의 제도화가 시급합니다.

 

일반 정당의 시스템 공천에서도 경력 검증은 매우 엄격합니다. 하물며 유초중등 교육 자치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서 현장 전문성이 도외시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육감 후보 역시 교육 현장에서 변화를 만들어온 ‘유·초·중등 교육 관련 전문 경력’을 필수 자격 요건으로 두거나, 최소한 단일후보 경선과정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유초중등 교육 행정가로서의 실무적 역량을 담보해야 합니다.


시스템 공천으로 교육의 가치를 되찾는 경선이 되어야


진보 진영이 지향해 온 공정의 가치는 투명한 규칙을 통해 사천(私薦)을 막고 시스템에 의한 선택을 받는 데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정의로운 규칙, 현장 전문가가 정당하게 평가받는 구조가 마련되어야만 교육이 정치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교육이 정치적 중립지대라는 이유만으로 정당공천과정에 비해 아무런 합리적 룰이 없는 경선과정은 혁신되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정치적 중립임에도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것이 아닌가 추정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객관적인 후보경선과정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최근 민주진보교육감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에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아 공개질의서를 보냈습니다.1) 그러나 아직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선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는 특정 개인의 승패를 넘어 교육감 선거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절실한 목소리입니다. 교육감 선거가 단지 특정 인사의 정치적 무대가 아닌,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전문가들의 진정한 비전 경쟁장이 되도록 시민 여러분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1)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에 대한 공개 질의서 https://www.edupress.kr/news/articleView.html?idxno=21709

홍제남 2026 서울 교육감선거 출마 예정자/ 전 서울남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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