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김연재 수습기자 | 류수노 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이 올 6월 진행될 서울교육감 선거에 도전한다.
9급 공무원 출신인 그는 한국방송통신대 학부생 최초 방송대 총장을 역임했다. 류 전 총장은 “개인의 배경이나 운이 아니라, 출발선이 달라도 노력과 성취로 올라설 수 있었던 공정한 교육 시스템, 즉 ‘기회의 사다리’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만들고 싶은 서울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우선은 ‘교육과 정치의 분리’가 보인다. 진보교육감이 재임하며 교육을 이념 경쟁과 정치 실험의 장으로 만들었다는 인식이다. 대신 학생의 학습권과 성장, 교사의 교육 전문성의 최우선 존중을 역설했다.
‘공정한 기회 제공’과 ‘학부모의 선택권 회복’도 강조했다. 공정 기회 제공을 위해 ‘교육화폐’를 제시, 유아부터 성인까지 전 생애 학습을 공공이 책임지는 체계를 구상했다. 학부모 선택권 회복으로는 일반고 교육 경쟁력과 공공 진로·진학 상담 체계 강화로 사교육 의존도를 낮춰야 함을 역설했다.
<더에듀>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서울 시민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고자 류 전 총장이 생각하는 서울교육의 의미와 방향, 현 서울교육의 문제점 및 개선안을 살펴 봤다. 동시에 현안이 되고 있는 고교학점제, 교권침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교원의 정치기본권 등의 견해를 들었다.
아래는 류수노 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과의 일문일답.
▲ 어떤 삶을 살아 왔나.
교육자이자 과학자로서 오직 한 길을 걸어왔다. 정치권력에 줄을 서거나 특정 세력에 기대지 않고, 교육과 연구라는 길 하나로 9급 공무원에서 출발해 국립대 교수 그리고 국립대 총장에 이르렀다.
출발선이 달라도 노력과 성취로 올라설 수 있었던 공정한 교육 시스템, 즉 대한민국 교육이 지켜온 ‘기회의 사다리’ 덕분입니다. 검정고시를 통해 다시 공부할 기회를 얻었고, 공정한 평가와 교육·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교육자의 길을 이어올 수 있었다.
특히, 정부 지원으로 일본과 미국 대학에서 유학했던 경험은 제 학문의 지평을 넓혀 준 소중한 기회였다. 타국의 교육 제도와 연구 환경을 직접 체험하며, 교육과 연구가 국가 책임 아래 어떻게 연결되고 확장되는지를 몸으로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외 교육·연구 경험은 교육 현장과 행정, 정책을 바라보는 시야를 한층 넓혀 주었고, 총장직에 이르는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지금은 인공지능 시대, AI 대전환의 시대이다. 지식 전달 중심의 교육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평생교육 대학의 총장으로서 청소년으로부터 성인까지 전 생애 학습을 설계하고 운영해 본 경험이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교육 체계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검정고시로 대학 총장까지...기회의 사다리가 있었다
서울교육, 정책과 이념 대신 학습·성장·회복이 우선돼야
▲ 서울교육, 어떻게 진단하나.
지금 서울교육은 정책은 많지만, 방향을 잃은 상태라고 본다. 학생은 배움의 의미를 잃고, 학부모는 불안 속에서 사교육에 의존하며, 교사는 잦은 정책 변화와 이념 논쟁 속에서 소진되고 있다. 교육이 미래를 준비하는 대신 정치와 실험의 대상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서울은 대한민국 교육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교육을 다시 민생과 미래의 문제로 되돌리고, 말이 아니라 제도와 실행을 통해 서울교육을 안정시키고자 한다.
서울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의 본질이 흐려졌다는 점이다. 학습, 성장, 회복이라는 핵심 가치가 아닌 정책 구호와 이념이 앞서 왔다. 이제는 정책의 개수가 아니라 정책의 방향을 바로 세워야 한다.
서울교육의 목표를 기초학력 보장, 정서·관계 회복, 미래 역량과 진로 설계라는 세 가지 축으로 분명히 하겠다.
▲ 보수 후보로 분류된다. 같은 진영 후보들과 비교해 자신의 강점은.
기회의 불공정을 직접 경험해 온 교육자라는 점이 강점이다. 검정고시를 통해 재출발했고, 학교 밖의 현실을 몸으로 겪었다.
동시에 국립대 총장으로서 수월성 교육과 평생교육을 모두 책임진 경험이 있다. 이를 통해 학교 안과 밖, 우수 학생과 어려움에 처한 학생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확장된 시야를 얻었다.
▲ 반면, 자신의 약점은. 그 이유와 개선 방안은.
초·중·고보다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에 오래 종사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고등교육 현장에서 오히려 초·중등교육의 중요성을 더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대학 교육의 수월성도, 평생학습의 성과도 결국 초·중등교육 단계의 기초학력과 정서적 안정 위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초·중등교육을 입시의 전 단계가 아닌, 그 자체로 완결된 교육으로 재설계하겠다.
▲ 후보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
단일화는 선거 기술이 아니라, 서울교육에 대한 책임의 문제이다. 그동안 원칙 없는 단일화가 반복되며 시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단일화의 기준은 사람이 아니라 비전과 공정한 검증, 그리고 시민이 납득할 정당성이 되어야 한다. 이 원칙이 지켜진다면 단일화 논의에 적극 참여해 시민들의 올바른 선택에 기여하겠다.
정근식 교육감 '혁신교육'에서 분명한 한계 보여...진짜 혁신 필요
이념 경쟁과 정치 실험의 장에서 탈피...정권이나 진영 철학 실험하는 곳 아냐
▲ 정근식 교육감의 서울교육, 긍정적인 점과 부정적인 점은.
학생 참여와 민주주의를 강조한 문제의식 자체는 유의미하나, ‘혁신교육’은 성과와 책임 측면에서 분명한 한계를 보였다.
학업 성취와 기초학력, 교권과 학습권의 균형을 놓친 채 이념이 앞선 정책은 교실의 혼란과 격차를 키웠습니다. 이제는 가짜 혁신이 아니라 진짜 혁신이 필요합니다.
▲ 당선 시 우선 추진 정책으로 ‘교육과 정치의 분리’를 이야기했다. 어떤 의미인가.
교육을 사회적 논의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이 아닌, 교육을 이념 경쟁과 정치 실험의 장에서 사람 중심의 영역으로 되돌리겠다는 의미이다.
교육은 정권이나 진영의 철학을 실험하는 공간이 아닌, 학생의 학습권과 성장, 교사의 교육 전문성이 최우선으로 존중되는 공간이어야 한다. 정치는 교육을 존중하고, 교육은 정치로부터 학생을 지킬 필요가 있다.
▲ 이와 관련,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 논의가 활발하다. 어떤 입장인가.
교원도 시민으로서 정치적 기본권은 확대하되, 교실의 정치화는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재직 중 정치 활동은 엄격히 제한하되, 휴직 후 공직 출마는 허용하는 방향으로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 모든 판단의 기준은 학생의 학습권과 학교의 신뢰가 되어야 한다.
공정한 기회 제공과 학부모 선택권 회복, 공공이 책임져야
서울교육의 방향, '동행 교육'으로 바로세우겠다
▲ 공약으로 내건 ‘교육화폐’는 무엇인가.
교육화폐는 단순 ‘지원금’이 아니라 ‘교육 패러다임 전환’이다. 싱가포르의 ‘스킬스퓨처’처럼, 유아부터 성인까지 전 생애 학습을 연결하는 학습 계좌가 필요하다. 마음 치유와 개인 성장, 성인 재교육까지 공공이 책임져야 한다.
새로운 재정을 무작정 투입하는 방식이 아닌, 기존의 교육복지·평생교육·직업훈련 예산을 통합·재구조화해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성과가 입증된 영역부터 확대해 운영하겠다.
▲ ‘공정한 기회 제공’을 이야기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통해 구현할 방침인가.
공정성은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기회 접근의 공정성을 뜻한다. 출발선이 다른 아이들에게 필요한 조건을 공공이 책임져야 한다. 기초학력과 학습 회복의 1차적인 책임을 교육청에게 돌리고, 교육화폐와 공공 학습 기회를 통해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이 격차를 보완하는 구조를 만들겠다.
▲ ‘학부모의 선택권 회복’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통해 구현할 방침인가.
학부모 선택권은 공공이 책임져야 한다. 학교 정보를 서열이 아닌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공개하고, 일반고의 교육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높이겠다. 공공 진로·진학 상담 체계를 강화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겠다.
첫째, 학교 유형 자체의 선택지를 공교육 안에서 넓히겠다. 그 핵심이 바로 초중고 단계별 기숙형 수월학교 시범운영이다.
둘째, 장애 학생을 위한 기숙형 특수학교, 통합형 기숙학교 시범운영도 적극 검토하겠다.
셋째, 일반 학교의 질적 격차를 줄이는 선택권 회복도 병행하겠다.
▲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고교학점제 과목 이수 조건으로 공통과목은 ‘출석률+학업성취율’ 반영, 선택과목은 ‘출석률’만 반영으로 의결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선택과목을 출석만으로 이수하게 하는 방식은 학습 책임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 선택과목이 성실히 배우지 않아도 되는 과목으로 인식될 수 있다. 공통과목과의 과목 간 위계 인식이나 수업의 질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점수 경쟁이 아닌 최소 성취 기준, 과정 중심 평가, Pass/Fail 방식 등으로 보완이 필요하다.
▲ 교권침해 학생 기록,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에 대한 의견은.
교권 침해는 분명히 기록돼야 한다. 책임 없는 교육은 교사를 보호하지 못하고 다른 학생의 학습권도 침해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록의 목적은 처벌이 아닌 책임과 회복이다. 중대성·반복성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상담·치유·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병행하겠다.
▲ 마지막으로, 서울 유권자에게 한 말씀 남긴다면.
서울교육의 방향을 ‘동행 교육’으로 분명히 세우고자 한다.
학교 구성원들의 사회적 갈등을 교육적으로 지원 및 해소하고, 필요하다면 법률적 지원도 함께 제공하겠다.
사회적 약자와 함께 가는 교육, 한 번 실패했더라도 다시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 교육을 서울교육의 핵심으로 삼겠다.
서울교육을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대립이 아니라 동행으로 바꾸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