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린의 THE교육] 10년대생이 온다-우리는 어떤 사회를 원하는가

  • 등록 2026.04.14 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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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임홍택 작가의 저서 ‘90년생이 온다’가 한때 이슈였던 적이 있었다. 94년생인 나는 굳이 그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얼마나 90년대 애들이 별나면 이해라도 해보고자 저런 책이 나올까’ 하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말하면, 나 역시 선배들에게 그다지 편안한 후배는 아니었던 것 같다. 1년차 때 선배들이 주말 워크숍 일정을 잡는데,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가야 해서’ 워크숍 못 간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신규 교사였으니 말이다.

 

제사가 있다거나 그냥 개인적으로 중요한 일이 있다고 적당히 둘러댔어도 좋았을 텐데, 희한하게도 나는 굳이 거짓말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먼저였던 것 같다(물론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베개를 치긴 한다).

 

‘방탄소년단 콘서트 앞에서 두 번째 줄에 당첨됐으면 당연히 가야지’라고 웃어 넘겨 주었던 선배들은 지금도 존경한다.

 

누군가는 주말 워크숍을 잡는 자체가 시대에 뒤처졌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선배들 역시 나를 적잖이 참아준 부분도 많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낯선 것은 어렵다. 그랬던 나 역시 학교 현장에서 10년대생들을 만나며, ‘내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에 하루하루 고민하며 ‘라떼는 말이야’를 이해하고 있으니 말이다.

 

라떼는, 우리 교실에 특수학급 학생이 있으면 ‘당연히’ 무언가를 양보하는 문화가 있었다. 물론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 당시의 담임교사들은 모범생을 짝꿍으로 배치하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챙기는 역할을 부여하는 전략을 많이 썼다.

 

수업시간에 떠들거나 친구를 때려도 유독 크게 혼나지 않는 친구가 있었고, 동급생들은 그 친구가 받는 유무형의 특혜에 뒤에서 싫은 소리를 할지언정 굳이 혹은 감히 공식적인 이의제기를 하진 못했다. 물론 그 역시 문제는 있었다.

 

애가 애를 돌보는 꼴이니 크고 작은 갈등과 스트레스가 있었다. 오히려 학교가 사회적 약자를 시혜적인 관점에서 동정하도록 주입하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교육계의 고민도 컸다.

 

지금은 어떠한가. 내가 만나는 10년생들의 장점은 편견이 없고 공정하다. 거꾸로 말하면, 특수교육대상 학생이라 할지라도 나에게 뭔가 피해를 끼치거나 거슬리면 정말 최선을 다해 싸운다. 라떼였으면 ‘걔랑 싸워 이겨서 뭐할래’라는 말이 같은 반 친구 사이에서 나올법한 상황에서도 그렇다.

 

‘00를 배려해 주어라’라고 요구하려면, 그 이전에 ‘00는 우리랑 조금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납득되어야 하는데, ‘00가 조금 도움이 필요한 건 알겠지만 어쨌든 평등한 같은 반 급우’라는 생각이 우선인 것이다.

 

장점은, 배려를 받아야 할 학생들이 시혜의 대상에 머물기보다 독립적으로 무언가를 해내야만 하는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단점은, 이제는 나조차도 헷갈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진보계가 꾸준히 요구해 왔던 것처럼 사회적 약자는 당연히 국가가 책임지고 돌보는 것이 맞다. 속도는 느리고 답답할지언정 세상은 어떻게든 그 방향으로 가고는 있다.

 

그러면 일반 시민은 약자에 대한 돌봄을 점점, 궁극적으로는 일절 분담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그런 세상이 정의로운 세상인가.

 

우리는 어떤 사회를 원하는가. 그에 따른 사회 공동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우리는 이것을 고민하고 있는가. 고민이 깊어지는 하루하루이다.

 

장세린 전북 김제 금구초 교사/ 전 교사노동조합연맹 사무총장 te@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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